갤럭시S7 방수는 되지만, 침수는 고객 과실?

갤럭시S7이 방수 기능을 다시금 전면에 내세우면서 스마트폰에서의 방수 기능에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액티브’ 모델을 통해서 방수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기는 했지만 메인급 제품에서 방수 기능을 탑재한 것은 갤럭시S5에 이어서 두 번째에 그치기 때문.

사실, 방수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는 제품은 지금까지 다소 두껍고 투박하다는 인식이 많았으며, 방수에 특화된 제품으로서 기능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방수를 일상으로 가져다 놓았고 소니를 비롯해 많은 업체들이 방수폰을 내놓았었다.

   

하지만 이번 갤럭시S7의 방수가 독특한 이유는 단연 ‘캡리스’ 디자인을 구현했기 때문. 다양한 상황에서 방수를 완전히 지원하면서도 여전히 이어폰 단자나 충전 단자가 그대로 외부에 노출된 디자인을 유지하며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그래서 갤럭시S7은 단순히 방수가 된다는 것을 떠나서, 일상생활 속에서도 물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혹시나 물에 빠지더라도 캡이 닫혀 있는지, 혹시나 열리지는 않았는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나 침수가 되었을 경우다. 제조상의 결함이나 혹은 사용 중에 느슨해진 틈 사이로 물이 들어갈 수도 있는데 과연 어디까지를 사용자의 과실로 봐야 하며 어디까지를 제조사의 책임으로 봐야 하냐는 것이다.

갤럭시S5의 A/S 기준은?
갤럭시S7 이전에 방수를 지원했던 갤럭시S5는 기존의 방수 제품들과 동일하게 캡을 닫아야만 방수가 가능한 제품이었다. 그래서 물속에서 실수로 캡이 열리거나 제대로 닫히지 않은 경우에는 물이 스며들 가능성이 많았다.

또한 캡을 열고 닫아야만 이어폰이나 충전 잭을 사용할 수 있어서 실제 사용 시에 불편한 점이 많기도 했다. 아무튼, 갤럭시S5의 A/S 기준은 소비자 과실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에서는 갤럭시S5가 방수가 지원되는 방수폰이기는 하지만 침수로 인한 고장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고객 과실’로 분류가 되기 때문에 서비스 기준에 따라서 유상 수리가 된다는 점을 알려왔다.

즉, 갤럭시S5의 경우는 캡이 존재하는 제품이며, 캡이 열렸는지의 여부는 서비스센터에서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자신들은 철저한 검수로 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소비자 과실을 제외하고는 침수가 될 일이 없다고 단정을 지은 것이다.

이를테면, 1m 정도에서 30분 이상 물에 담가뒀거나 캡을 제대로 닫지 않았거나 캡이 물속에서 열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물이 스며들지 않으니 소비자 과실로 처리를 한다는 것.

갤럭시S7의 A/S 기준은?
갤럭시S7의 경우 출시가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본격적으로 침수가 많이 되는 여름이 오지 않아서 침수 사례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알려진 소식에 의하면 갤럭시S7은 갤럭시S5보다는 조금 더 관대하지만 여전히 소비자 과실로 무게가 기울어지고 있다고 한다.

갤럭시S7은 캡리스 형태로서 소비자 과실이 될 부분이 적기는 하지만, 서비스센터 직원이 점검을 통해서 제품 자체의 결함인지 아니면 사용상의 소비자 과실인지에 따라서 서로 다른 판단을 한다는 것.

   

이를테면, 떨어뜨려서 금이 가 있거나 화면이 깨져 있거나, 연결 부위가 손상되었거나 하는 경우라면 소비자 과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문제는, 명확히 알려주고 있지 않은 ‘외관 손상이 아닌 침수’의 경우에 대해서는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과거에 삼성전자가 내놓았던 입장을 보자면, 다른 방수폰 제조사들의 경우도 무상교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소비자가 권고한 기준을 벗어나서 사용한 것에 대해서 무상 서비스를 실시하지 않는 것은 업계 공통사항이라는 것이다.

결국, 갤럭시S7 역시 침수가 되었을 경우에는 소비자 부담이 상당히 증가할 수 있는 부분인데, 갤럭시S7 역시 전자기기라는 점을 감안하자면 아주 조금이라도 불량이 발생할 수 있고, 그러한 제품은 물에 넣어본 경우에만, 그리고 한참이나 사용한 경우에만 문제가 드러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스마트폰 방수의 원리는?
그렇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스마트폰이 방수가 되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삼성이 이번에 내놓은 캡리스 디자인은 물에 부식되지 않는 니켈이나 백금과 같은 소재를 통해서 다양한 환경, 즉 순수한 물이나 음료, 바닷물에서도 부식이 되지 않도록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부식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리고 갤럭시S7이 적용한 방수는 실링 처리를 통해서 내부로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만든 방수를 뜻한다. 즉, 어떤 식으로든 내부로 물이 들어올 경우에는 침수가 되어서 고장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침수를 예방하기 위한 기술로는 내부로 물이 들어올 경우에도 기판이 손상되거나 침수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코팅을 하는 방법이 있다. 내부 기판 전체를 코팅해서 물이 스며들지 않게 만드는 것.

쉽게 말해서 후라이팬에 물을 부으면 퍼지지 않고 방울방울이 되어서 뭉치는 것과 같다.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코팅을 했기 때문인데, 차세대 방수폰에는 외부 실링 방수에 더해서 내부 코팅까지 2단계 방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갤럭시S7을 비롯한 현재 거의 모든 방수 기기는 외부 실링을 통해서 내부로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에,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든 물이 들어온다면 고장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실제 스마트폰 고장의 40% 정도는 침수 사고가 차지하고 있고, 이 비율은 특히나 여름철에 더욱 크게 늘어난다. 그런 점에서 방수 기능은 폰을 좀 더 안전하고 오래 사용하는 편리함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술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기술이기도 하다.

소비자 과실은?
갤럭시S7 침수 관련 정책에 앞서서 소비자 과실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갤럭시S7은 명백히 방수폰일 뿐 충격에 강한 폰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용 중에 떨어뜨리거나 찍힘이 있거나 다양한 환경 속에서 손상될 경우 방수 성능에 구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즉, 소비자가 판단을 하더라도 외부 충격이 강하게 발생하고, 또한 외관 손상이 심해서 내부로 물이 들어갈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다면 침수가 되더라도 소비자 과실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외부 손상이 없을 경우에는 당연히 제조사의 책임이 의심되는 것도 당연하다.

제조사가 말하는 1.5m 이내에서 30분 방수라는 것은, 30분까지는 방수가 가능한데 31분부터는 침수가 되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역시 기억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물속 방수는 흐르지 않는 물속에 얌전히 폰을 넣어 두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한 수압이나 강한 파도에서 갤럭시S7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것은 단순히 1.5m 이상 들어가지 않았으니 방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수 등급에 대한 이해
가장 오해하기 쉬운 것으로서, 방수 IP 등급 자체를 하나의 인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IP 등급은 인증이 아니다. 그저 방수 성적서와 같은 표와 같다. 또한 많은 제조사들이 주장하는 생활방수라는 표기 자체는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규격이다.

물론 IP 등급 자체의 신뢰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철저한 기준에 따라서, 그리고 기준에 맞춰서 까다롭게 검사를 진행하며 그에 따라서 성적표를 받는 것이기 때문. 하지만 이것을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를테면, 방수가 되는 시계가 많은데, 흔히 30m 방수라는 표기가 있다. 이것은 실제로 30m 깊이까지 들어간다고 해서 방수가 된다는 뜻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충분할 정도의 방수가 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다이버 시계로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ISO6425가 정한 규정에 따라서 300m 이상의 방수가 가능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300m 깊이까지 들어가기 때문이 아닌, 그만큼이나 방수 기준 대비 실질 방수 성능은 다를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샤워를 할 때 일부러 갤럭시S7을 물살을 맞게 하거나 파도가 강하게 치는 바닷가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다가 침수가 된 갤럭시S7을 무작정 제조사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것도 올바른 판단은 아닐 것이다.

방수가 가능한 스마트워치의 경우도 강한 물살은 피해야 한다 ▼

갤럭시S7 방수는 믿을 수 있나?
이번에 삼성이 내놓은 갤럭시S7에서 가장 큰 특징 2가지는 단연 카메라 성능과 방수 성능이다. 앞서 카메라 성능은 왜곡 문제를 비롯해 많은 이슈가 있지만 삼성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방수 역시 성능만 강조할 뿐 침수가 될 경우에 대해서는 큰 입장 발표가 없다.

사실, 단일 모델을 수천만 대나 판매하는 제조사로서 쉽게 침수 규정을 언급하기란 불편한 것도 사실일 것이다. 말 한마디에 엄청난 비용을 물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 그러나 그런 이유로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면 더욱 명확한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

생활 흠집을 제외한 외부 손상이 없을 경우 제조사의 기준에 따라서 기기적 결함인지 소비자의 과실인지를 따져서 침수에 대한 보증을 제공한다는 식의 보다 뚜렷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갤럭시S5와 같이 침수는 무작정 소비자 과실이라는 식으로 주장하기 힘든 갤럭시S7에 대해서 삼성은 과연 신뢰를 주는 선택을 하게 될지, 아니면 또다시 무작정 소비자 탓이라는 주장을 하게 될지 지켜봐야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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