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음질. 노이즈캔슬링. 착용감 삼박자를 다 갖춘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

 
지난 며칠간 내 수면 부족의 원인은 이 친구 때문이다. 이 친구는 30분만 게임을 하기 위해 컴퓨터를 켰다가 3시간 넘게 게임에 빠져들곤 했던 학창시절이 떠오르게 만들기도 했다.

이 친구와 10분만 시간을 보내야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만나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그 다짐을 한 때로부터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이 친구는 헤드셋이다.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라는 이름을 가진.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는 흔히 말하는 노이즈 캔슬링이 가능한 블루투스 헤드폰인데,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임에도 자체 사운드가 매우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모델이다.

우선 아래의 인포그래픽에 있는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의 자기소개를 본 후 젠하이저 모멘텀 블루투스 헤드폰의 실사용 리뷰를 알아보도록 하자.

노이즈 캔슬링에 특화되어 있는 헤드폰을 원한다면,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삼대장이라 할 수 있는 보스 QC35와 소니 MDR-1000X, 젠하이저 PXC550가 더 적합할지 모른다.

최근에 직접 사용해본 젠하이저 PXC550은 노이즈 캔슬링의 강도를 조절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는데, 그에 반해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는 전원을 켠 상태에서는 노이즈 캔슬링을 끌 수도 없다.

그럼에도 모멘텀의 노이즈 캔슬링 기술 자체는 훌륭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특히 아웃도어에서 음악을 감상할 때 더할 나위 없는 만족도를 느끼게 해줬다.

마치 동영상을 제작할 때 불필요하게 녹음된 소음의 음량은 줄이고 배경음악의 소리는 두드러지게 하며 영상과 음악에 빠져들게 만들듯이, 젠하이저의 노이즈 가드는 눈에 들어오는 풍경과 귓속에 울리는 음악에 집중하게 만들어줬다.



사실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의 하이브리드 노이즈 캔슬링은 외부 마이크가 고주파 대역을, 내부 마이크가 저주파 대역을 커버하기 때문에 넓은 범위의 주파수 대역에서 소음 감쇠가 일어난다. 스펙상으로 마이크로폰 주파수 응답 대역은 최대 100-8,000Hz라고 한다.

더구나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의 노이즈 캔슬링은 일부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과 다르게, 갇혀있는 듯한 답답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합격점을 주고 싶었다.

물론 음악을 재생하지 않는 경우에는 화이트 노이즈가 느껴진다. 그래서 음악 감상 없이 단지 주변 소음을 막기 위해서만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사용할 때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음악을 틀었다.

노파심에 하는 말이지만, 모멘텀으로 음악을 듣다가 정말 1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누군가가 옆에서 나타나서 화들짝하는 일이 많을 수 있으니 미리 알아두자.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의 사운드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해주고 싶었는데, 그전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모멘텀 2.0 Wireless 블루투스 헤드폰은 유선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는데, 당연하겠지만 유선으로 이용하면 전원을 켜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까, 전원을 켤 수도 있고, 켜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전원을 켜지 않으면, 흔히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라 부르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작동할 수 없다. 더 큰 차이점으로, 내장 DSP가 소리를 보정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전원을 켜고 무선으로 이용할 때와 전원을 끄고 유선으로 사용할 때는 같은 헤드폰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에 매력을 느낀 이유라면, 내장 DSP가 제 기능을 하지 않을 때도 ‘틀린’ 소리가 아니라 ‘다른’ 소리를 들려준다는 점이었다. 즉 헤드폰 자체 사운드의 기본기가 탄탄한 것.

사실 일반적인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들은 전원을 끄면 틀린 소리를 내서, 전원을 끄고 사용할 생각조차 안 하게 되지만,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는 달랐다.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는 소리를 먹을 때가 아니라 소리를 내뱉을 때 진가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젠하이저 PXC 550에서 느꼈던 미세한 아쉬움까지 모멘텀은 제대로 채워주었다.

우선 전원을 끈 상태에서는 상대적으로 플랫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초저음역대부터 고음역대까지 준수한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특히 중저음과 고음부가 탄탄하게 느껴졌다. 과하지 않고 딱 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다만 중역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전원을 켜면, 즉 DSP가 제 할 일을 하기 시작하면, 중저음의 퍼포먼스가 두각을 드러내며, 대신 초저역대의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게 된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중저음이 강한 사운드를 더 선호하지 않을까 싶다.



apt-x 코덱 덕분인지, 헤드폰 자체 성능 덕분인지 전원을 켠 유선과 무선의 사운드는 대중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음원을 기준으로 거의 동일했다.

복면가왕 음악대장의 노래를 들을 때는 보컬의 고음 혹은 저음 사운드와 배경음악의 울림, 전체적인 공간감까지 모두 흠잡을 데 없이 만족스러웠고, 로꼬의 ‘시차’를 들을 때는 보컬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긴 하지만, 보컬 보다 반주가 조금 더 앞에 나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심지어 유튜브로 라이브 음악 영상을 보다가 중간중간에 나오는 광고의 배경음악들에서 엄청난 공간감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는데, 음악을 들을 때 보다 영화 예고편을 볼 때 귀가 더 즐거운 것 같기도 했다.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은 마치 자신의 가격을 디자인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아날로그적인 감성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달하는데, 주황색 스티치가 눈에 띄는 가죽 마감과 스테인리스 스틸로 된 이어밴드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다만 착용 디자인은 무엇의 문제인지는 몰라도(알 것도 같지만) 생각과 다른 것 같다. 두상에 따라 착용했을 때 헤드폰의 모양이 상이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대신 착용감은 호불호가 갈릴 수 없을 것 같았는데, 귀가 이어 쿠션을 벗어날 정도로 크지 않는 이상, 누구나 이상적인 착용감을 즐길 수 있을 듯하다. 귀 주위에도 압력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이어헤드의 가동 범위도 충분했다.

스펙에 22시간 사용 가능한 배터리뿐 아니라 10시간 착용 가능한 이어쿠션 착용감도 넣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무선 헤드폰이다보니,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다 보니 야외에서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 보온 효과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여름엔 꺼려질 듯하다.

그리고 밴드 길이를 조절할 때 감도가 너무 부드러워서 모자 달린 두꺼운 옷을 입고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양쪽의 대칭이 어긋나 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또 압력이 약하다 보니 혹시 귀에 꽉 밀착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직접 착용해본 후 구입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취향저격이었던 아날로그 감성 디자인

✎ 그래서 그런지 디지털적인 자체 부가 기능이 적었다.

✎ 소리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는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

✎ 전원을 off 했을 때의 사운드도 훌륭했던 젠하이저 모멘텀

✎ 케이블을 연결하려면 옆으로 살짝 돌려주면서 넣어야 한다.

✎ 휴대성도 나쁘지 않았는데, 겨울에는 착용하고 휴대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오른쪽에 볼륨 및 전원 버튼이 있다.

✎ 뒷부분의 쿠션이 더 두툼하다.

✎ 여러모로 값을 제대로 하는 젠하이저 모멘텀 블루투스 헤드폰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은 VoiceMax 마이크가 사용되었는데, 이 빔포밍 배열의 듀얼 전방향성 마이크로폰은 주변 소음을 필터링해서 하나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증폭시키고 하나는 주변 소음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블루투스 헤드폰 치고 준수한 성능의 핸즈프리 통화를 즐길 수 있다. 다만 직접 통화를 해보니 특정 대역에서는 소리가 먹히는 현상이 있는 듯했다.



그리고 모멘텀 블루투스 헤드셋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사용할 때도 22시간 사용 가능한 배터리를 품고 있어서 배터리 걱정을 할 일어 거의 없었다. 지구 반대편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더라도 괜찮을 정도니까.

그렇지만 가격대가 현재도 40만원 후반대로 상당히 높고, 그런데도 젠하이저 PXC550처럼 노이즈 캔슬링의 강도를 조절하거나, fx 기능으로 음색을 전혀 다르게 튜닝하는 기능이 배제되어 있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뜬금없을 수 있지만, 방수도 안된다.



대신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는 사운드 하나로 모든 게 용서되는 모델이기도 하다. 음질에 대해 전혀 몰랐다 하던 지인도 이 헤드폰 덕분에 귀가 열리는 경험을 했으니 말이다.

오래도록 만족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고음질 블루투스 헤드폰을 구입하기 원한다면 젠하이저 MOMENTUM 2.0 Wireless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MACGUY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