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쓰지도 못할 LTE 서비스, 통신사의 이상한 ‘세계 최초’ 고집

SK의 3밴드 LTE-A 서비스를 놓고 통신사들이 벌이는 전쟁을 보자면 할 말이 없습니다. 물론 세계 최초도 좋고, 선도 기술도 좋습니다. 그러나 소수의 몇몇 사람들만을 위한 그러한 서비스라면 필요치 않습니다.

필요한 기술을 만들어야지, 기술 과시용으로서 만드는 기술은 아무런 도움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4G를 넘어서서 5G로 향하고는 있다지만 서비스는 3G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 이것이 2015년의 대한민국 통신 서비스의 현주소입니다.

  기술 선도는 중요하다.

   

IT 시장에서 기술 선도는 특히 중요합니다. 1년의 차이가 시장을 이끌어가느냐 아니면 이끌려 가느냐를 판가름할 정도인데요.

실제로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표준 기술로 채택될때면 모든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자신들이 현재 개발한 기술이 상용 기술로서, 표준 기술로서 채택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술 선도는 매우 중요한 문제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선도는 분명 '모두의 유익'을 향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일부 소수의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라면 이러한 기술은 있으나 마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지금 통신업계가 그러합니다. 있으나 마나한 서비스를 내놓고는 '세계 최초'만을 고집하는 것이죠.

주파수를 엮어서 4배의 속도를 낸다고 주장하는 3밴드 LTE-A 기술 ▼

사진 인용 : 플리커 <Bytemarks>

  IT 강국 코리아, 그러나...

한국은 어디서나 인터넷이 잘 터집니다. 어디서나 LTE를 사용할 수도 있고, 다른 나라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의 빠른 속도와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예를 들어서 최고급 호텔이 한국에 1,000개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최고급 호텔이 한국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전체의 1%도 되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여전히 보통 수준의 호텔이나 모텔만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너무 비싸서 그런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대단한 호텔들이 즐비한다고 해서 호텔에 있어서 좋은 나라라고 볼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IT 강국 코리아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일부 소수에게만 서비스가 향하고 있으며, 절대 다수의 소비자들은 그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어쩔 수 없이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거의 사용하지 못하는 편을 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술은 언제라도 소비자를 향해야 할 것입니다 ▼

사진 인용 : 플리커 <LG전자>

  4배 더 빠른 3밴드 서비스? 정말?

   

3밴드 LTE-A 서비스는 3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어서 이전보다도 더욱 쾌적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의 LTE-A 서비스를 3개의 주파수로 묶어서 서비스를 하니 교통 체증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국 조삼모사일 뿐입니다.

통신사들은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서 1기가짜리 영화 한편을 불과 몇 초에서 몇십초만에 다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실제로 적용해볼까요? 결국 이러한 더 빨라진 기술은 소비자가 가진 1기가라는 데이터를 얼마나 더 빨리 소모할 수 있느냐 하는 것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제공되는 데이터의 절대 '양'은 동일하지만 결국 '속도'만 빨라진 것입니다. 더 빨리 소모하게 만들 뿐인 것입니다.

올바른 기술이란 속도가 아닌 방향이기 때문이죠 ▼

사진 인용 : 플리커 <John Karakatsanis>

  다 쓰지도 못할 LTE 서비스

현재 내놓은 통신사들의 무제한 요금제 역시 그러합니다. 10기가에서 많으면 20기가의 기본 용량을 주고는 그것을 초과할 경우 3Mbps의 속도 제한을 걸어두었습니다. 이것은 3G 속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조차 무려 10만원이라는 요금을 받아먹고 있습니다. 정말 한국이 IT 강국이 맞기는 한가요? 방통위는 이것이 올바른 요금제라고 생각하는가요? 물론 통신사 역시 기업이고, 기업의 최대 목표는 이윤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기술 선도는 망을 더욱 늘리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과부하를 줄여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인터넷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요?

언제까지 이렇게 속도 경쟁만 할지는 몰라도, 10만원에 가까운 요금을 내면서도 3G 속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서비스를 누리고 있는 소비자로서는 그저 남의 이야기일 뿐인 것 같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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