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 해킹사고에 대법원 '책임 없다' 판결, 이게 최선입니까?

옥션이 해킹당한지도 벌써 7년이나 지났습니다. 지난 2008년 2월, 중국의 해커에 의해서 유출된 개인정보는 무려 1,000만건이 넘어섰습니다. 이에 대해서 무려 2만명 이상의 이용자들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처구니 없게도 대법원은 '책임 없다'는 판결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옥션의 해킹 사고는 단순한 사고이며, 예방 조치를 했다고 하더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대법원 판결의 이유였는데요. 정보통신서비스가 점차적으로 개방성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고에 모두 대비할 수는 없다는 것이 그 이유라니 황당하기만 했습니다.

  '개방성'을 위해 '보안성'을 포기한 대법원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두건도 아닌, 수백만건이 넘는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다가 통째로 털려버린 것입니다.

이러한 개인정보는 얼마든지 다른 사이트나 개인의 정보를 이용한 불법적인 곳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개인정보들이 유출된 1,000만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모두 개인정보를 바꾸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옥션과 같은 기업은 개인의 정보를 상대로 '장사'를 해왔습니다. 정보제공을 빌미로 막대한 수익을 올려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이용자들은 애초에 서비스에 가입도 할 수 없게 만들어 두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국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수익을 위해서 개개인들의 개인정보를 마음껏 이용하고는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 것입니다.

'공지' 하나면 모든 책임이 면책되는 것일까요? ▼

  외국에서는 4조원 배상, 국내에서는 '무죄'

   

실제로 해외에서도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있어 왔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배상금은 무려 4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에 이르렀고, 구글의 경우는 심지어 개인정보 유출이 아닌 정보보호에 소홀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벌금을 물어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에서만큼은 대법원의 판결은 대기업들의 편이었습니다. 향후 이러한 대법원의 판결이 얼마나 큰 문제를 야기시킬지는 뻔해 보입니다. 옥션의 정보유출은 불가항력적이라는 듯한 이유를 대면서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려버렸기 때문입니다.

판결이 내려지기까지도 무려 7년이 넘게 걸렸는데, 그 결과라는 것이 고작 '책임 없음'이라는 점에서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더구나 이러한 문제가 불거진 원인이 제대로 된 정책의 부재라는 점을 볼 때, 정부도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 결코 자유롭지는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애초에 막았어야 했고, 해외에서처럼 간단히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만들 수 있도록 했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문제를 수수방관하고 키운 곳에서 스스로의 잘못을 덮어 가리기 위해서 이러한 판결을 내리게 유도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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