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더이상 최신 스마트폰이나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열광하는 일이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굳이 최신 사양의, 최고 스펙이 아니더라도 충분할 만큼의 성능이 보장되는 폰들이 많기 때문이죠.
또한 매년 쏟아져 나오는 스마트폰을 교체하고 또 계속해서 사용하면서 실제로 얻은 교훈이라면 새로운 폰이 늘 새로움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새로움이 있기는 하지만 거기서 끝이었습니다.
결국은 스마트폰 본연의 기능인 전화하고, 문자/카톡하고, 게임하고, 동영상을 보는 등의 기본적인 작업을 하게 되고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제조사들이 아무리 혁신적, 새로움이라고 강조를 하더라도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죠.
무언가를 새로 구입하면 가장 설레이는 시간이 도착하기 전까지라고 하듯, 사실상 받아보면 우리가 알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는 순간 흥미는 떨어지고 또다시 새로움을 찾아 나설지 모릅니다.
하지만 몇몇 제품은 조금 달랐습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라도 구매하려는 것들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것이 비록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른 것들과 비슷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더라도 우선은 그것에 열광하는 것이죠.
스마트폰으로서는 아이폰이 그러할 것입니다. 매년 한 차례 등장하는 새로운 아이폰을 위한 줄은 끝없이 길고, 이제는 매장 앞이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줄을 서고 있습니다. 130만원이 넘어가더라도 2초만에 완판되는 일들은 분명 아이폰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을 알게 해줬습니다.
스마트폰으로서는 아이폰이 그러할 것입니다. 매년 한 차례 등장하는 새로운 아이폰을 위한 줄은 끝없이 길고, 이제는 매장 앞이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줄을 서고 있습니다. 130만원이 넘어가더라도 2초만에 완판되는 일들은 분명 아이폰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을 알게 해줬습니다.
새로울 것이 별로 없어 보이는 신제품에도 사람들은 의미를 부여하며 그것을 구입하기 위해서 열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지금에 와서 명품 취급을 받는 폰은 사실상 아이폰이 유일무이한 상황입니다.
중국에서는 루이비통이나 샤넬을 넘어서서 중국인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제품이 아이폰이고, 1년치 연봉보다 비싼 아이폰을 사기 위해 빚을 내는 사람들까지 존재합니다. 스마트폰이 무엇이라고 그렇게까지 하나 싶지만 현실이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물건에 자신의 이미지를 투영합니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고급차를 타고 비싼 레스토랑에 가고 해외 여행을 즐기면 자신이 그정도의 수준에 오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하지만 절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쉽게 바꾸지도, 해외 여행을 쉽게 선택하지도 못합니다. 대신 스마트폰에 자신의 이미지를 투영하고 있습니다. 이전에야 희소성이 있는 카메라나 게임기, 고가의 MP3가 그 자리를 차지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닌 것이죠.
그래서 고가의 스마트폰을 찾는 사람들 가운데는 그러한 비싼 스마트폰으로 자신을 표현하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고가 스마트폰의 광고를 보자면 단순히 전화기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판매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남들 앞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거나, 그것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모습, 프리미엄을 강조하며 전화기로서가 아니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대상으로서 제품을 드러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점에서 애플은 아이폰을 훌륭하게 마케팅했고 이미지를 각인시켰습니다. 또한 삼성전자 역시 치열한 안드로이드폰 시장 속에서 차별화를 해내며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정상급으로 올려놓았습니다.
엘지전자 또한 G 시리즈를 통해서 그러한 차별화를 이어가려 했지만 현재는 V 시리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V10을 가지고 다니거나 드러내는 사람들, 구입하기 위해서 줄을 서는 사람들은 많이 없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앞서 언급되었던 ‘이미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서만 ‘괜찮은 폰’으로 남아 있을 뿐 절대다수의 소비자는 알지도, V10이 그렇게 좋은 폰인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이유는 단연 마케팅의 부족일 것입니다.
새로운 가방을 샀는데 사람들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드러내지 않아도 새로운 가방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습니다. 새로운 옷을 하나 샀는데 모두가 관심을 가집니다. 내가 산 새 옷에는 관심도 없는데 말이죠.
당연히 사람들은 관심을 받고 싶어하고 주목을 받고 싶어 합니다. 절대다수는 그저 새로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일지라도 말입니다. 그런점에서 엘지전자는 V10에 대한 이미지 메이킹을 더욱 철저히 해야 했습니다.
오직 엘지전자의 최대 관심사가 V10인것처럼, 그래서 실제로 V10을 최고의 폰으로 만들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인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그것을 모두가 알게 해야 합니다. 기존과 다르다는 것과 V10이 보여줄 새로움을 어필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V10이 무엇인지, 왜 좋은지, 그게 프리미엄 폰이기는 한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V10을 사람들이 갖고 싶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는 것이죠. 어차피 스마트폰의 기능이 같은 상황에서는 이미지를 팔아야 하는데 그 점에서 성공하지 못한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왜 3~40만원대 스마트폰이 아니라 7~80만원대 V10을 구입해야 하는지를, 10만원 차이 나는 갤럭시노트5 대신 왜 V10을 구입해야 하는지를 설득해야 하는데 그 점에서 엘지전자는 상당히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V10을 가지고 나가면 이게 무슨 폰인지를 아는 사람도, 크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폰이나 갤럭시는 사람들이 돌아보게 만듭니다. 새로운 색상이라거나 새로운 기능들을 다른 사람들이 먼저 알고는 물어보는 것이죠.
하지만 V10은 내가 설명해야 합니다. 이 폰은 세컨드 디스플레이라는게 있는데.. 듀얼 셀카로 광각이야.. 라면서 직접 설명해야 하는 것이죠. 진짜 프리미엄 폰이라면, 사람들이 먼저 알아보게 만드는 것이 기업이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요?
V10은 분명 잘 만들어진 폰입니다. 하지만 실제 금으로 도금되었다는 사실도, V10에 각종 신기능이 도입되었다는 사실도 V10을 구입한 사람만이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V10이 성공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단 한 가지 일은, 알리는 것입니다.
V10이 엘지전자의 최대 야심작이며 V10만이 가진 차별점을, 왜 더 비싼 스마트폰보다 좋은지를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알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가격으로 경쟁을 하려면 확실히 가격을 무기로 삼고, 프리미엄으로 밀고 나아가려면 그에 맞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합니다.
애매하게 ‘좋은데...’라는 말은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시장의 흐름은 50만원 전후의 중저가폰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엘지전자가 구글과 내놓은 넥서스5X와 V10은 스냅드래곤 808로 프로세서가 동일합니다.
그렇다면 왜 같은 프로세서임에도 V10이 더 좋은지를 먼저 알릴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해외에서는 V10을 구입한 사용자에게 100달러 상당의 현금을 돌려주고, 300달러 상당의 사은품을 증정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V10을 판매할 생각이 없다면 그렇게 해도 될 것입니다. 하지만 자꾸만 이러한 국내 소비자 역차별 문제는 결국 인터넷을 타고 모두가 알게 될 뿐입니다. 최소한 국내 소비자들이 차별받지 않는 마케팅으로 국내 시장을 먼저 잡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이 먼저 알아보는 V10이 되도록, V10을 엘지전자의 최대 관심사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도록 만들어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저가폰이라면 그저 가성비만 좋으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V10이 진정한 프리미엄 폰이라면 진짜 가치를 보여주기 바랍니다. 이상, 맥가이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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