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이벤트에서 무언가 빠졌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다면 단연 아이패드 에어3의 부재일 것입니다. 매년 한 차례씩 선보이던 9.7인치 아이패드 시리즈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기 때문입니다. 대신 아이패드 프로가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아이패드 에어 시리즈는 기존의 아이패드에서 가벼움과 성능을 더하며 ‘에어’라는 이름으로 아이패드의 수장 역할을 해왔었습니다. 언제나 아이패드 미니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성능을 품은 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오기도 했던 에어 시리즈.
그러나 아이패드 에어2도 나날이 추락하는 아이패드의 판매량을 지켜주지는 못 했습니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한 분기에 2,000만대 이상 판매되던 아이패드는 어느새 1,000만대로 쪼그라들었고 하향세는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를 출시했음에도 지키지 못 했던 아이패드의 하락세는 지난 10월부터 12월 사이에만 지난해 대비 25%나 줄어든 판매량으로 아이패드의 위기설을 더욱 부채질했습니다. 그런데, 돌연 아이패드 에어3의 등장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것도 3월에 말이죠.
#1. 철 지난 아이패드 에어3의 귀환, 왜?
우선 아이패드 에어3가 왜 지난 가을에 출시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있습니다. 사실, 아이패드 에어3는 아이패드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제품이었기 때문입니다.
나날이 추락하는 아이패드의 점유율을 그나마 지켜줄 수 있는 방법이 새로운 아이패드였는데, 애플은 아이러니하게도 아이패드 에어2와 같은 성능을 가진 아이패드 미니4와, 12.9인치로 더욱 커진 아이패드 프로만 선보였을 뿐 아이패드 에어3의 소식은 들려주지 않았습니다.
우선 아이패드 에어3가 왜 지난 가을에 출시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있습니다. 사실, 아이패드 에어3는 아이패드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제품이었기 때문입니다.
나날이 추락하는 아이패드의 점유율을 그나마 지켜줄 수 있는 방법이 새로운 아이패드였는데, 애플은 아이러니하게도 아이패드 에어2와 같은 성능을 가진 아이패드 미니4와, 12.9인치로 더욱 커진 아이패드 프로만 선보였을 뿐 아이패드 에어3의 소식은 들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돌연 아이패드 에어3가 이번 3월 이벤트를 통해서 찾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입니다. 그것도 아이패드 프로와 비슷한 4개의 스피커와 애플 펜슬까지 지원하는 제품으로 말이죠. 즉, 아이패드 프로와 비슷한 아이패드 에어의 등장인 셈입니다.
이유는 당연하겠지만 아이패드 프로를 밀어주기 위한 전략도 숨어 있을 것입니다. 아이패드 프로가 기존의 아이패드와 차별화가 되어야 하는데, 아이패드 에어와 비슷한 사용성을 가지게 된다면 프로에 대한 관심이 나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4개의 스피커를 비롯, 아이패드 프로 전용 키보드와 애플 펜슬은 아이패드 가운데서도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를 특별한 위치에 올려놓게 만들었습니다. 생산성 = 프로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입니다.
그런데 만일 아이패드 프로와 거의 비슷한 제원을 가진 아이패드 에어3가 등장한다면 그것은 그것만으로도 아이패드 프로가 ‘프로’답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게 만들지 모릅니다. 새로운 제품의 출시와는 어울리지 않는 환경이 되는 것이죠.
결국 애플은 지난 가을 이벤트는 아이패드 프로를 위해서 에어를 쉬어 가도록 했고, 그 사이 아이패드 프로를 독특한 제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아이패드 프로는 아이패드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2. 가을 이벤트의 과도한 무게감 때문
또한 가을 이벤트에서 발표되는 제품군이 상당히 많다는 점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 번에 하나의 제품에만 집중하는 이전의 애플과 달리, 애플이 소개하고 소비자들의 마음에 이르게 해야 하는 제품이 지나치게 많아진 것입니다.
당장 메인이라고 볼 수 있는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를 비롯해서,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프로에 이르는 제품들을 소개해야 하고, 동시에 새로운 운영체제 역시 함께 발표하고 배포해야 합니다.
올해에는 애플 워치까지도 가을 이벤트로 이동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만큼, 향후 이러한 변화가 지속될 경우 아이패드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애플은 각 제품별 발표 이벤트를 분산시킬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봄 이벤트와 가을 이벤트로 아이패드 제품군을 나눠서 발표하고, 여름에 새로운 운영체제를 발표하며, 가을에 메인이라 볼 수 있는 아이폰과 애플 워치, 아이패드 시리즈를 발표하는 것이죠.
또한 올봄에는 새로운 맥북이 소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뉴 맥북의 등장으로 ‘에어’라는 명성에 금이 간 맥북 에어의 새로운 제품과 함께 다른 맥에서의 변화도 상당히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가을 이벤트의 무게감을 낮추고 1년 내내 애플의 제품에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어쩌면 2017년부터는 매년 봄 이벤트에서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 시리즈 및 새로운 맥북을 소개하고, 가을 이벤트를 통해서 아이폰과 애플 워치, 아이패드 프로를 선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각각의 제품을 가장 눈에 띄도록 만드는 전략인 것입니다.
#3. 기술적인 한계로 인한 발표 지연
또한 기술적인 한계 역시 아이패드 에어3의 발표를 지연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이패드 에어는 언제나 아이폰보다도 한 단계 더 발전된 칩셋을 사용했습니다. 아이폰이 A8 칩셋을 사용하면 아이패드 에어 시리즈는 A8X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주인공이 아이패드 프로가 되었습니다. 아이패드 프로가 A9X 칩셋과 4기가 램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자 아이패드 에어3에 어떠한 칩셋을 사용할지에 대한 의문이 남았을 것입니다.
물론 아이패드 프로보다 한 단계 낮은 칩셋을 사용하면 해결된다고 생각될지 몰라도, 그렇게 될 경우 소비자들은 크게 스펙 차이가 나지 않는 아이패드 에어3 대신 가격이 내려간 아이패드 에어2로 눈을 돌리게 될지 모릅니다.
애플로서는 신제품보다도 구형 제품에 인기를 실어주는 선택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고, 결국 아이패드 프로에 올인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차선책으로 3월 이벤트에서 새로운 아이패드 에어3를 선보이기로 한 것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아이패드 에어3의 정확한 스펙이나 디자인 변화는 알 수가 없지만, 알려진 소식에 의하면 애플 펜슬과 4개의 서라운드 스피커를 지원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해 보입니다.
아이패드 프로만이 가지고 있었던 생산성이라는 무기를 아이패드 에어와 나눠 가지면서 아이패드에 생산성이라는 무기를 더욱 나눠 가질 가능성이 큽니다. 화면 크기 차이에서 오는 큰 변화로 인해서 아이패드 프로와 에어는 서로 다른 시장을 갖게 되는 것이죠.
사진 인용 : 폰아레나
#4. 프로와 에어와 싸움, 카니발라이제이션?
그럼에도 프로와 에어의 시장 잠식 역시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아이패드 에어3는 당연하겠지만 아이패드 에어2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높은 휴대성과 성능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4개의 스피커와 애플 펜슬까지 더할 경우 사실상 생산성으로는 프로와 같아지게 됩니다.
동일한 운영체제와 동일한 사용 환경이 구축되는 것입니다. 물론 여전히 구체적인 제원을 알 수 없는 만큼 스펙에서의 차이는 있을 수도 있지만 같은 운영체제에서 구동기 때문에, 화면의 크기를 제외하자면 두 기기는 사실상 같은 제품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아이패드 에어3와 아이패드 프로로 나뉘게 될 텐데, 애플이 어떠한 방식으로 프로 나름대로의 시장과 에어의 시장을 나누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의 가격적인 차이나 제품의 특징으로 인해서 에어와 확연히 다른 시장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진 인용 : 폰아레나
어쩌면 더 많은 선택권을 통해서 소비자들이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하든 결국 애플의 제품을 선택하게 만드는 전략을 아이패드에서도 선보인 것일지도 모릅니다. 자꾸만 서피스 시리즈에 빼앗기는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서 말이죠.어쨌든, 돌연 봄에 다시 등장하는 아이패드 에어3가 과연 갖고 싶은 제품이 될지, 디자인적인 변화와 전혀 다른 혁신을 선보이게 될지 기대와 우려를 가지고 기다려봐야겠습니다. 더 이상 애플의 신제품에서 혁신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만큼 이제는 다시금 혁신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상, 맥가이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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