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판매되는 거의 모든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스마트 기기들의 이어폰은 3.5mm 규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고정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으로서, 그동안 숱한 충전 단자의 변경 속에서도 꿋꿋이 제 자리를 지키던 녀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불어오는 스마트폰의 두께 경쟁으로 인해서 이제는 3.5mm 이어폰 잭도 안전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물론, 여전히 6~7mm에 이르는 스마트기기가 3.5mm까지 줄어들 가능성은 낮지만 말이죠.
그럼에도 계속해서 루머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디오 단자를 줄여서 그 공간을 다른 부품을 위해서 사용하고, 제품의 두께를 더욱 얇게 만들며 단자를 통합해서 여러가지 이점을 얻으려는 것 때문입니다.
과연 맞는 이야기일까요? 일견 맞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애플이 내놓은 뉴 맥북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노트북으로서 기본이 ‘확장성’이라면, 맥북은 과감히 확장성을 포기한 채 단 하나의 포트만을 남겨뒀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전히 3.5mm 이어폰 잭이 반대편에 존재하기는 하지만, 도저히 노트북에서는 보기 드문 정도의 충격적인 단 하나의 포트를 장착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충전 중에는 다른 기능을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당연하겠지만 확장성은 별도의 젠더를 활용해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젠더라는 것을 별도로 사용한다는 것이 또한 당연히도 불편함을 초래한다는 사실입니다.
당연하겠지만 확장성은 별도의 젠더를 활용해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젠더라는 것을 별도로 사용한다는 것이 또한 당연히도 불편함을 초래한다는 사실입니다.
필자 역시 뉴 맥북을 사용하면서 여러 젠더들을 구매해야만 했고, 애플의 다른 기기와 연결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젠더는 필수품이었습니다. 당장 아이폰을 맥북에 연결하기 위해서도 USB-C를 일반 USB로 변경하는 젠더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이폰에서 단자를 통합하는 것은 맥북에서 단자를 통합한 것과는 또 다를 것입니다. 맥북은 다른 선택권이 있는 제품이지만, 만일 차세대 아이폰에서 단자를 통합한다는 것은, 사실상 3.5mm 이어폰 잭의 사망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전세계에서 매년 수억대의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아이폰이 단자를 통합하며 3.5mm 이어폰 잭을 제거해버릴 경우 연쇄적으로 다른 기업들까지도 이어폰 잭을 제거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또한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도 시장의 변화는 불가피합니다. 새로운 아이폰을 사용하려면 결국 3.5mm 이어폰 잭이 없는 아이폰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데, 이러한 상황의 변화는 많은 불편함을 불러올 수 있는 것입니다.
#1. 오디오 시장의 급변화
가장 큰 변화라면 3.5mm 오디오 잭을 기본으로 한 오디오 시장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입니다. 기존의 단자를 대체하고 애플의 인증을 받아야 하는 라이트닝 단자에 맞춰서 제품을 출시해야 하는 것이죠.
더구나 라이트닝 단자는 애플에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오디오 시장에서는 애플 전용 제품과 다른 호환 제품을 별도로 출시하거나 별도로 젠더를 제공해야 할지 모릅니다.
여러 기기를 오가면서 자유롭게 음악을 감상하던 방식에서, 이제는 충전 단자와도 같이 오직 아이폰에서만 가능한 것과 안드로이드폰에서만 가능한 것 등으로 나뉠 가능성도 큽니다.
#2. 젠더의 활성화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결국 젠더의 활성화를 불러올 것입니다. 여전히 유선 오디오와 이어폰, 헤드셋은 많은 판매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젠더를 통해서 기존의 이어폰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아이폰 사용자가 이어폰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별도의 젠더가 있어야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통일된 규격의 이어폰이 아니기 때문에 불편함이 초래되는 것입니다.
젠더의 활성화는 시장의 변화를 불러온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일지 몰라도 추가 지출과 불편함을 뜻하기 때문에 분명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껄끄럽고 꺼려지는 일들일지 모릅니다.
#3. 라이트닝 혹은 USB-C
이러한 단자 통합은 자연스럽게 미래 통합 규격으로 불리는 USB-C로 통합하게 될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라이트닝으로 독자적인 규격을 유지할 것인지에 따라서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애플도 이미 뉴 맥북을 통해서 USB-C 단자를 도입한 만큼,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도 USB-C를 채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일 USB-C로 통합하게 된다면 물론 소비자들로서는 통합된 규격으로 인해서 어느정도의 편리함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구글이 넥서스 시리즈를 통해서 USB-C를 선보인 만큼, 향후 스마트기기의 충전과 이어폰 단자가 모두 USB-C로 통합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과연 애플이 문을 열어줄지가 궁금한 대목입니다.
#4. 액세서리 시장의 대혼란
이제 규격이 통합되게 되고, 3.5mm 이어폰 잭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경우 액세서리 시장은 완전한 혼란의 시기가 도래할지 모릅니다. 앞서 언급되었듯 애플이 먼저 도입할 경우 시장 선도 업체를 따라가기는 해야 하지만 기존의 시장도 지켜야 하는 것이죠.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통합된 규격에 맞춰서 액세서리를 구매해야 할지 아니면 보다 더 시장이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를 잘 판단해야 하는 것입니다.
당장 USB-C를 적용한 넥서스 시리즈만 보더라도 독자적인 규격으로 인해서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외부에서 충전을 위해서는 별도로 USB-C 잭과 함께 어댑터까지도 휴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변화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너무 앞서 나가다보면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결국 새로운 규격과 시장의 변화는 액세서리 시장에서의 대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입니다.
#5. 비싸지는 시장 가격
단자가 통합될 경우 디자인적으로는 깔끔해지고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측면에서는 이점이 있겠지만 분명 가격이 높아지는 점 역시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애플은 액세서리 가격이 정말 높게 책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거기다 애플 전용 라이트닝 젠더 규격으로 제품을 내놓기 위해서는 별도의 인증 절차까지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이어폰만 있으면 되었는데 이제는 별도의 젠더와 전용 제품까지 필요해서 가격이 상승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오디오 제품들과도 규격이 맞지 않아서 불편함이 초래되는 만큼, 기존 제품들을 새로운 규격에 맞춰서 모두 젠더를 구비하는 것 또한 만만찮은 비용이 들어갈지도 모릅니다.
애플이 그렇게 해줄리는 없겠지만, 만일 3.5mm 이어폰 잭을 없애고 통합형 단일 단자를 선보일 예정이라면, 라이트닝이 아닌 USB-C로 통합되는 것이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좋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또한 별도의 젠더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젠더 액세서리 가격 역시 낮추게 된다면 소비자들의 불만이나 저항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합니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기존의 제품이 분명 더욱 편리하고 신경도 쓰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흐름이 마이크로 USB에서 USB-C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애플과 다른 제품들간의 간극은 커 보이기만 합니다. 이런 가운데 과연 애플이 독자적인 라이트닝 단자로의 이어폰 잭 통합을 선보이게 될지 우려스러운 가운데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 맥가이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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