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폰이라면 다 좋은 것일까요? SK텔레콤이 고객들을 위한다며 내놓은 새로운 스마트폰은 다름 아닌 5년 동안 창고에서 썩고 있던 아이폰4였습니다. 그것도 36,000원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에 무료로 제공되는 조건으로 말이죠.
아이폰4에 대해서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있을지는 몰라도 이 제품이 5년이나 되었다는 사실만 말해주더라도 구매를 꺼려할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SK는 상식 밖의 ‘이상한’ 아니, ‘괴상한’ 홍보를 하는 것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단통법으로 인해서 보조금 상한선이 생겼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절약하면서 최대한의 이익을 내기 위함입니다. 단통법 때문에 최신 스마트폰에는 30만 원이 넘는 보조금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예전 폰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죠.
그러나 예전 폰의 경우에도 보조금 지원을 제한적으로 하려다 보니 이러한 기형적인 마케팅이 등장한 것입니다. 단통법에 의하면 15개월이 넘는 스마트폰에는 무제한급의 보조금을 지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통신사에서는 15개월이 지난 스마트폰에 보조금을 과도하게 지급하는 대신, 물량을 제한하면서 최신 스마트폰이나,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직무유기인 셈입니다.
아이폰4의 출고 가격이 20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SK는 이러한 오래된 스마트폰에 최대한의 보조금이라면서 지원을 하더라도 결국 20만 원 밖에 안되는 보조금만으로 소비자들을 2년간 묶어둘 수 있다는 ‘꼼수’를 생각해낸 것입니다.
아이폰4의 출고 가격이 20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SK는 이러한 오래된 스마트폰에 최대한의 보조금이라면서 지원을 하더라도 결국 20만 원 밖에 안되는 보조금만으로 소비자들을 2년간 묶어둘 수 있다는 ‘꼼수’를 생각해낸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이폰4를 지금 구입하는 것은 괜찮은 선택일까요? 먼저, 아이폰4 자체에 대해서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아이폰4는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이라는 마케팅 문구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지난 2010년 6월 8일에 발표되었기 때문에 2016년 현재로 보자면 5년 하고도 6개월이나 지난 폰입니다. 한국에서는 2010년 9월 10일, KT를 통해서 첫 출시가 되었으며 2011년 3월 16일부터 SK 텔레콤에서 출시되었습니다.
스펙으로 보자면 애플 A4 칩셋과, 512메가 램, 8 / 16 / 32기가 메모리, 3.5인치 960 X 640 해상도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으며 전면 30만 화소, 후면 500만 화소 카메라를 지원합니다.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가 있으며, 최신 운영체제인 iOS9이 아이폰4s까지만 지원하기 때문에 최신 운영체제를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램도 부족하고 화면은 더욱 작으며 첫 번째 레티나 모델이기 때문에 색감이나 ‘화면의 디테일’ 자체는 뛰어나지 않습니다.
사진 인용 : Flickr / bilderheld
또한 전면 30만 화소 카메라는 최근의 추세와는 달리 셀카를 찍기에도 부족하며 후면 500만 화소 역시 지금으로 보자면 숫자만 500만일뿐 실질적인 화질은 좋지 못 합니다. 두께 또한 9.3mm에 달해서 케이스를 씌울 경우 상당히 두꺼워집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다름 아닌 최신 운영체제가 지원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아이폰4s의 경우 ‘속도’를 중심으로 성능이 개선되어서 iOS9까지 지원이 가능하지만, 아이폰4는 ‘레티나’라는 디스플레이에 집중한 제품이기 때문에 성능에서는 아쉬움을 보입니다.
그래서 지원되지 않는 최신 운영체제는 결국 다양한 최신 앱들의 사용이 불가능해진다는 것과, 향후 2년간 사용하는 사이에 등장할 새로운 운영체제 및 더욱 많아지는 최신 지원 앱들을 전혀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또한 화면의 비율 역시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비율이기 때문에 앱을 설치하더라도 최신 아이폰과 같은 비율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양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으로 보자면 과거의 표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죠.
직접 가입해본 ‘우체국 알뜰폰’ 공짜라는데, 주의할 점은?
펼쳐보기 ⇲
사진 인용 : Flickr / mkuma443
SK텔레콤에서는 처음으로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해 보고 싶다는 사용자들을 위해서 부담 없이 사용하도록 아이폰4를 내놓았다고 하지만, 지금에 와서 사용하는 아이폰4라면 오히려 아이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심어줄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처음으로 디자인이 변경된 아이폰4는 안테나 게이트의 중심에 서 있던 모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애플에서는 결국 뒤늦게 이러한 문제를 인정하고는 아이폰4 구매자들을 위해서 무상으로 케이스, 범퍼를 제공하기도 했었습니다.
결국, 안테나 게이트 문제가 있었던 제품이면서도, 스펙이 지금으로 보자면 한참이나 함량 미달인, 애플의 최대 장점이라 볼 수 있는 최신 운영체제도 지원하지 않으며 셀카를 찍기에도 부족하고, 두께가 두꺼우며 최신 앱을 사용하는데 제약도 많은 폰을 ‘공짜폰’이라며 구입하라는 상황인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주의해야 할 것은 ‘통신사 약정 가입은 호갱이 되는 지름길’이라는 것입니다. 이전 포스트에서 ‘통신사가 절대 말하지 못하는 2016년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 3가지’ (펼쳐보기 ⇲)에서 언급했듯, 지금 약정 가입을 하는 고객들은 통신사의 마지막 호갱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진 인용 : Flickr / mkuma443
이미 우체국 알뜰폰과 같이 기본료 0원에 50분 무료통화를 비롯해 합리적인 요금제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SK가 내세우는 36,000원 요금제는 제공되는 혜택이 매우 작습니다.하지만 우체국 알뜰폰 가운데 39,900원에 음성 / 문자 / 데이터 모두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도 있습니다. 결국 중고 아이폰 + 우체국 알뜰폰을 선택하면 비용도 줄이고, 약정 가입도 필요 없고, 위약금도 없으며, 더 좋은 아이폰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아이폰4를 지금 구입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은 알고 구입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아이폰4가 언제 나왔으며 어떠한 폰인지, 지금 사용하기에 문제는 없는지 알아봐야 하는 것이죠.
지금에 와서 3G 속도의 아이폰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라이트닝 케이블이 아닌 30핀으로 매우 큰 충전 잭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무려 5년도 더 지난 폰을 메인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 큰 도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5년도 더 지난 아이폰4를 ‘새 것’으로 소장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제외하자면 결코 장점을 찾아보기 힘든 SK의 ‘이상한’ 행보, 루나폰 광고 끝에서 보여준 ‘이상한 것은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 이것일 줄은 몰랐습니다. 이상, 맥가이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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