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시장 이동 이후, 통신사들은 메말라 있던 ‘무제한’ 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소비자들을 현혹하기 위한 갖은 수단을 고안해냈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은 LTE 무제한, 그것도 음성과 문자를 기본으로 한 실질적인 ‘스마트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체감 혜택은 전혀 달랐다. 전혀 무제한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 실질적인 혜택은 정해진 용량을 넘어서면 속도 제한이나 매일 정해진 데이터만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을 뿐이었다.
이러한 제한은 음성과 문자에도 이어졌다. 통신사에서는 스팸을 막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실 트래픽을 제한하고 추가 수익을 얻기 위함이었다. 매월 통신사가 정한 기준을 넘어서는 통화나 문자를 사용할 경우에는 제재를 한 것이다.
사실, 처음부터 이러한 사실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만 이러한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된 것 같다. 대한민국에 사는 누구라도 다 아는 그 사실을 공정위에서만 몇 년이나 지나서야 인식한 것이다.
무제한 요금제의 역사
그렇다면 무제한 요금제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해외의 경우는 논외로 하고, 국내로만 시선을 돌릴 경우 지난 1998년 신세기통신에서 내놓은 최대 4대의 휴대폰에서 가능한 무제한 통화가 그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지정된 4대의 기기에서는 무제한 통화가 가능했는데, 당시로서는 엄청난 반응을 얻었으며 요금도 17,000원으로 다른 요금제와 비슷해서 신규 가입자의 30%는 이 요금제를 선택할 정도였다. 하지만 과도한 트래픽을 견디지 못하고 이내 사라졌다는 후문.
이후 커플 요금제가 등장하며 2~300분 무료통화에 심야 완전 무료 혜택을 주기도 했고, 3G 무제한 요금제가 등장하며 5만원대로 데이터 무제한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역시나 일정 사용량을 넘어서면 속도 제한에 걸리게 되었다.
그렇다면 무제한 요금제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해외의 경우는 논외로 하고, 국내로만 시선을 돌릴 경우 지난 1998년 신세기통신에서 내놓은 최대 4대의 휴대폰에서 가능한 무제한 통화가 그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지정된 4대의 기기에서는 무제한 통화가 가능했는데, 당시로서는 엄청난 반응을 얻었으며 요금도 17,000원으로 다른 요금제와 비슷해서 신규 가입자의 30%는 이 요금제를 선택할 정도였다. 하지만 과도한 트래픽을 견디지 못하고 이내 사라졌다는 후문.
이후 커플 요금제가 등장하며 2~300분 무료통화에 심야 완전 무료 혜택을 주기도 했고, 3G 무제한 요금제가 등장하며 5만원대로 데이터 무제한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역시나 일정 사용량을 넘어서면 속도 제한에 걸리게 되었다.
LTE로 넘어오면서 통신사들은 ‘무제한은 없다’며 완고한 입장을 취했지만 이내 시장은 움직였고 결국 LG를 시작으로 10만원대에서 8만원대 정도로 낮춰진 LTE 무제한 요금제가 등장했다. 물론 당시에도 정해진 용량을 넘어서면 속도 제한이 걸리기는 했다.
현재의 음성, 문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탄생했고, 통신사들은 음성 무제한을 크게 내걸면서 사실상 음성 통화를 통한 수익을 포기하며 데이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이 데이터로 완전히 이동한 것이다.
데이터 무제한의 꼼수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처음부터 ‘무제한’이 아니었다. 즉, 요금제별로 정해진 데이터를 소진하고 나면 매일 일정한 데이터를 사용하거나, 속도가 제한된 데이터를 사용해야만 하는 것이다.
심지어 제한된 속도는 3G 서비스보다도 한참 부족한 400kbps에서 3mbps 정도에 그치는 상황이라 3G의 7.2mbps보다도 못한 속도로 LTE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아이러니가 있었다. 하지만 방통위나 통신사, 공정위 어느 곳에서도 이것을 문제 삼지 않았다.
진짜 문제는 이러한 ‘제한’ 요금제를 ‘무제한’ 요금제로 홍보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무제한 뷔페를 갔는데, 처음 2~3접시는 음식을 마음껏 담게 하더니 그다음부터는 작은 종이컵을 주면서 거기에 음식을 담아 먹으라고 하는 식이라고 볼 수 있다.
무제한이 진짜 무제한이 아닌, 다양한 꼼수로 포장된 무제한이 되면서 소비자들은 마음껏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하면서도 자신들이 사용하는 요금제가 무제한이라고 말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데이터 로밍 무제한의 경우는 이번 공정위 조사에서도 제외되었지만, 이 역시 논란이 많다. 통신사들은 데이터 로밍도 무제한으로 즐기라고 말하면서 실상은 하루 제공량을 100MB로 제한하고 기본량 소진 이후에는 200kbps의 충격적인 속도로 인터넷을 하라고 이야기한다.
이것 또한 요금제 홍보에서는 쉽게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맨 아래쪽에 유의사항으로 별도 고지를 하고 있다. 깨알같은 글씨로 이러한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무제한'의 사전적 의미와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다.
보상 방법의 문제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문제를 몇 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문제를 삼았다는 것이고, 그 보상 방법 자체도 소비자들을 위한 것이 아닌, 통신사를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우선은 현금 보상이 아닌 데이터 쿠폰 제공이며, 이 또한 유효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하다.
이에 더해 기존의 서비스를 해지한 고객들은 직접 발품을 팔아서 자신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했음을 입증해야 하고 그 이후에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무튼, 보상의 요지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데이터 1기가~2기가 쿠폰을 제공한다는 것.
통신사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보상 규모라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미 과장/허위 광고로 잘못된 서비스를 이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보상이 매우 미미하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된 뷔페를 다시 예로 들자면, 이전에 종이컵을 줘서 미안하니, 이번에 메인 접시보다 훨씬 작은 접시를 하나 줄 테니 직접 찾아와서 딱 한 번만 음식을 떠먹으라고 쿠폰을 주는 것과 같다. 이것이 어떻게 보상이고 혜택이라 할 수 있을까?
정상적인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은 혜택이 아닌 꼼수에 불과하며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몇 년이나 지난 이후에,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자신들이 편한 방법으로 보상을 하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영업을 하겠다는 것.
통신사가 얻는 반사이익
그렇다면 이렇게 데이터 쿠폰을 제공하면서 통신사가 얻는 반사이익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추가 보상을 지불할 가능성이 높은 집단 소송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공정위의 방침에 따라 동의의결을 통해 보상을 지급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
여기서 말하는 ‘동의의결’이란 불공정 기업에 대한 공정위 조사 도중, 해당 기업이 소비자 피해를 구제할 방안을 직접 마련하고 문제를 해결할 경우 위법성을 따지지도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를 말한다.
한 마디로, 이처럼 말도 안 되는 구제 방안을 내놓아도 문제가 없다고 판결하는 것이며, 사건 자체를 문제의 위법성을 논하지도 않고 종결하는 것으로서 문제의 심각성과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안이 나오기 힘든 제도라 볼 수 있다.
이로 인해서 소비자들은 다시금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할 기회마저 빼앗기고 있다. 해외의 경우를 보자면, 미국에서는 국내에서와 같이 데이터 무제한이라고 홍보를 했다가 그것이 가짜라는 것이 드러나자 징벌적 보상에 더해서 갖은 소송으로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을 보상해야만 했다.
하지만 국내 통신사들은 그저 말도 안 되는 데이터 쿠폰을 보상이라며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더욱 큰 문제는 현재 서비스 중인 요금제 역시 변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즉, 기존과 같이 판매하는 대신 보다 정확히 정보를 제공하는 꼼수를 택한 것.
실질적인 제한 요금제를 여전히 무제한 요금제라고 거짓 홍보를 하면서도 그에 따른 혜택은 모두 누리고, 자신들의 부담은 줄이려는 이러한 행위를 언제까지 눈 감고 봐줘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스마트폰을 스마트폰답게 쓰지 못하게 막는 통신사의 꼼수에 당하고 마는 소비자 ▼
무제한이 아닌, 실질 적인 혜택만을 강조한 올바른 이름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통신사와 소비자의 동상이몽
이제, 4G를 넘어선 5G의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통신사들은 다시금 어떻게 하면 최대한의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만 관심이 가득하다. 또다시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종량제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요금 인상 또한 당연히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바라는 것은 최소한 4G로서의 빠른 속도를 제공하며 요금제를 현실화하자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음성이나 문자 무제한을 바라는 것이 아닌, 진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만 선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도대체 왜 통신사는 온 국민이 통화를 무제한으로 해야 하며 카톡과 라인에 대체된 문자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보내기를 바란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소비자가 바라는 것은 그저 적절한 제공량의 음성, 문자 혜택과 많은 데이터 제공량일지 모른다.
사용자에 따라서 사용 패턴이 다르며, 그에 따라서 최적화된 요금제를 선택할 권리를 주는 것이 올바른 통신 시장의 발전 방향일 것이다. ‘5G를 향하여’라는 거창한 문구 대신, ‘소비자를 향하여’라는 보다 인간적인 마인드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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