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에어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를 생각해보자.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당시에는 이런 노트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요즘에는 그램을 비롯해 초경량 노트북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이정도로 가벼우면서 완성도 있는 모델은 맥북 에어 말고는 흔치 않았다.
그렇게 가벼우면서도 상당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당시만 하더라도 메인 노트북으로 활용했었다. 물론, 가격도 메인 노트북 수준이라 어쩔 수 없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스마트폰에 비해 발전이 더뎌보이는 노트북이라 할지라도 돌이켜보면 그 시대에 흐름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노트북들은 점점 더 가벼워지고 빨라졌으며, 맥북과 견줄 만한 대중적인 노트북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맥북 내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다양하던 단자 구멍들은 어느새 USB-C 단자 하나로 통합되어 버렸고, 프로급 맥북이 맥북 에어보다도 가벼워졌으며 이젠 터치바까지 생겼다.
그렇다면 뉴 맥북 프로에 익숙해진 지금 이 시점에서 만져보는 과거의 맥북 에어는 어땠을까?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는지 그 점들을 ‘간단간단’하게 살펴보자.
시간이 지나도 여전한, 맥북 에어의 매력
‘여전하다’는 말은 ‘그대로’, 혹은 ‘똑같다’라는 말과는 비슷하면서도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보면 맥북 에어의 디자인은 ‘여전’했다. 즉, 여전히 아름다웠다.
겉모습은 그대로이면서도 여전한 매력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디자인에 대한 우리의 눈이 더 높아졌음에도, 맥북 에어는 아직까지 옛스러운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니, 오히려 맥북 프로에서는 사라진 반짝반짝 빛나는 라이트 로고가 더 탐스럽기만 하다.
‘여전하다’는 말은 ‘그대로’, 혹은 ‘똑같다’라는 말과는 비슷하면서도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보면 맥북 에어의 디자인은 ‘여전’했다. 즉, 여전히 아름다웠다.
겉모습은 그대로이면서도 여전한 매력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디자인에 대한 우리의 눈이 더 높아졌음에도, 맥북 에어는 아직까지 옛스러운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니, 오히려 맥북 프로에서는 사라진 반짝반짝 빛나는 라이트 로고가 더 탐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맥북 에어의 내부 UI 역시 여전했는데, 사실 겉모습과는 달리 내부 UI는 아무리 디자인 기업인 애플이 만들었다해도 시간이 지나니 옛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맥북 에어 역시 ‘맥OS 시에라’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여전히 심플한 내부 디자인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처럼 시간이 지나도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디자인적 요소들이, 비록 맥북을 쓰레기라 칭하는 사람들도 앞에 ‘예쁜’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예쁜 쓰레기라 부르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다음으로, 퍼포먼스 역시 여전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물론 요즘 제품들과 견주기에는 부족함이 있지만, 포스팅을 하는 등 기본적인 작업을 하는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나도 성능이 크게 느려지지는 않았다는 점이 놀라웠는데, 이때에야 말로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드웨어를 직접 디자인하고 거기에 소프트웨어까지 디자인을 하며 매년 새로운 운영체제로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다 보니, 옛 것이지만 새 것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윈도우 만큼의 자유도는 없지만 정해진 테두리 내에서는 오히려 더욱 자유롭고 편했던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단자들, 특히나 맥세이프는 오히려 반갑게 느껴지기도 했다.
게다가 맥북 에어의 키감은 맥북 프로의 키감보다 뛰어나다. 맥북 에어는 맥북 프로가 얇은 나비식 매커니즘을 적용하면서 희생한 맥북만의 고유한 키감을 다시 떠올려 주기도 했고, 또한 트랙패드의 감도 역시 요즘 출시되는 최상위 모델들에 밀리지 않는 면모를 보여주었다.
트랙패드와 키보드가 노트북의 생산성에서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생산성 역시 여전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 달라진 맥북에어의 아쉬움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높아진 기준을 과거의 제품인 맥북에어가 모두 충족시켜주진 못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부면은 바로 디스플레이였는데, 레티나를 탑재하지 않은 맥북 에어의 화면은 퍼포먼스는 충분하더라도 사진 편집 작업을 시도해보고 싶지도 않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말았다. 즉, 있는 그대로의 컬러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평소에 작업을 할 때는 블루라이트를 줄여서 맥북을 사용하곤 했는데, 맥북 에어에서 블루라이트를 줄이니 화면 색감이 정말 가관이었다. 다른 동시대 제품과 비교하자면 더 나을지는 몰라도, 맥북이라는 타이틀을 두고 생각하기에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맥북 프로의 키보드에 익숙해져 있는 내 눈은 맥북 에어의 키보드를 꼴뚜기처럼 보이게 만들고 말았는데, 맥북 에어 덕에 ‘맥북 프로의 키보드가 아주 예쁘구나’하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맥북 에어만 놓고 보자면 나쁜 디자인은 아니다. 키감도 더 우수했기 때문.
단지 디자인적으로 맥북 프로의 키보드와 비교하자면 아쉽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한 손으로 화면이 안정적으로 열리지 않는다는 점도 다소 아쉬웠다. 훨씬 더 가벼운 엘지 그램에서도 가능한 일인데 말이다. 물론, 그 시대의 대다수 노트북들이 그랬으니 맥북 에어라고 다를 이유가 없기는 했다.
그럼에도, 짧은 배터리 타임은 휴대용 노트북인 맥북 에어를 휴대하기 부담스럽게 만들었는데, 오랜 사용 기간을 거치면서 충전기가 없으면 2시간도 채 버티지 못하는, 그리고 배터리가 일정하게 줄어들지 않아 예측할 수도 없는 사용시간은 세월을 이기지 못한 맥북 에어의 아쉬움을 절실히 보여주었다.
5년 지난 맥북 에어, 지금 구매해도 괜찮을까?
노트북은 교체주기가 짧지 않다. 스마트폰이 특별한 경우이지, TV나 컴퓨터는 10년 가까이 혹은 그 이상 사용하는 사람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따라서 몇 년이 지난 노트북을 구매하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닐지 모른다.
지금 맥북 에어를 구입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맥북 에어는 빛나는 라이트 로고와 디자인 덕분에, 고사양 작업이 필요하지 않으면서 윈도우 노트북이 아니라 맥북을 사용하고 싶어하는 소비자층들이 많이 찾는 모델인데, 맥북 에어를 다시 꺼내보게 된 계기도 지인이 맥북 에어 구입을 고려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든 제품이 그러하듯 구입에 대한 이유를 생각해봐야한다. 단순히 예쁜 노트북 구입 목적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꼭 맥북 에어를 갖고 싶다면 차라리 중고를 알아보는 편이 더 괜찮을 것 같다.
새 제품을 구입한다면 맥북 에어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문제점인 배터리 문제로 인한 불편함을 겪지 않을 테니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도 있지만, 목적 자체가 간단한 작업에 그친다면 비슷한 가격대에 더 나은 성능을 가진 윈도우 노트북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으니 권하고 싶지는 않다.
또한 5년 동안 사용해온 맥북 에어도 동영상 편집을 제외하자면 현역으로 사용하기에도 나쁘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과, 배터리 역시 충전기를 휴대하거나 배터리 교체를 한다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불편함이라는 것도 중고 제품을 추천하는 이유다.
이처럼 5년이 지났음에도 감히 추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만들어준 맥북 에어는, 세월을 이기지 못한 아쉬움 역시 분명 있으면서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노익장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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