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운영체제의 변화는 주로 눈에 띄는 변화들이 많았다. 불가능한 것이 가능해지는 시절이었고, 가능한 것들도 새롭게 다듬어지면서 새로움과 자유도가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의 일상은 익숙해졌고 이미 컴퓨터 자체도 새로울 것이 없는 시대가 되었다.
결과 운영체제의 변화도 더 이상 눈에 띄는 새로움이나 변화보다는 내부적인 변화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나날이 늘어만 가는 해킹이나 랜섬웨어, 멀웨어로부터 컴퓨터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을 향상하거나 속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접근성을 높여서 체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쉽게 표현하자면, 과거에는 사진 한 장을 옮기는데 몇 초가 소요되었다면, 이제는 4K 동영상 하나를 옮기는데 몇 초면 충분하다. 그만큼 시간을 벌 수 있게 된 것이고 그 시간 동안 다른 생산적인 작업이 가능해지게 된다.
표면적으로 보자면 단순히 더 빨라졌다는 것이 새로움의 끝이라고 보여지겠지만, 보다 깊이 들어가 보자면 더욱 빠르면서 안정적이고 거기다 편해지기까지 한 새로움의 끝을 다시 찍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사파리. 더욱 지능적으로
새로워진 Mac OS 하이 시에라에서의 사파리는 여전히 가장 많이 활용되는 앱으로서 배터리 사용시간 절감 및 빠른 웹서핑에 집중한 변화를 선보였다. 이를테면, 2시간 더 오래 웹서핑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또한 2시간 더 오래 동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동시에 배터리 사용 시간도 길어졌는데, 이러한 변화는 다른 데스크톱 브라우저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의 변화이면서 배터리 소모량의 절감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가는 부분이었다. 즉, 운영체제 차원에서의 최적화된 자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더욱 지능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애플은 실험을 위해서 13인치 맥북을 기준으로, 맥에서 사용이 가능한 거의 모든 브라우저의 최신 버전을 기준으로 실험을 했고, 윈도우10을 설치한 이후에도 비교한 결과 사파리가 가장 빨랐으며 배터리 성능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음이 드러났다.
이외에 눈에 띄는 변화라면 자동으로 재생되는 영상을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만들어서 소리에 갑작스럽게 놀라는 경우도 없앴다는 것이 있는데, 이러한 변화 이외에도 원한다면 플레이 버튼을 눌러서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용자 선택권을 줬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가능했다.
그리고 팝업 광고 문제 역시 해결했는데, 이를테면 히스토리 추적을 차단해서 원치 않는 광고를 더 이상 보지 않게 도와주기도 했다. 이를테면, A라는 사이트에서 웹서핑을 하고 있는데 B라는 광고 사이트가 A 웹서핑 정보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원천 차단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A라는 사이트는 사용자의 설정과 옵션을 최대 30일까지 보관할 수 있게 했기 때문에, 사용자는 매번 사이트의 설정을 바꾸거나 로그인을 할 필요 없이 기존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메일. 학습으로 똑똑해지다.
다음으로 메일을 살펴보자. 맥북과 아이맥에서의 메일은 매우 유용하면서도 쓰임새가 많은 기능 가운데 하나였는데, 이번 Mac OS 하이 시에라에서의 메일은 학습 기능까지 더하며 더욱 똑똑해졌다.
이를테면, 탑 히트라는 기능이 있는데, 특정 키워드로 메일을 검색할 때 어떠한 메일을 최상단에 보여줄지를 지능적으로, 그리고 학습하며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아이폰’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할 경우, 아이폰이 들어간 제목이나 본문 가운데서 가장 연관성이 높고 사용자가 의도한 내용이 담긴 메일을 띄워주는 것이다.
여기에는 머신 기술이 포함되는데, 검색어의 조합이나 사용자의 환경을 고려해서 결과를 추천해주기 때문에 쓰면 쓸수록 더욱 의도한 그대로의 결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풀스크린 모드에서의 스플릿 뷰를 더욱 개선하고 다듬었는데, 맥북의 전체 화면을 200% 활용하기 위해서 화면을 반으로 나눠서 기존 메일과 회신 메일을 함께 보면서 타이핑을 하고, 드래그 앤 드롭까지 할 수 있어서 쓰임새가 더욱 많아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메일에서 사용하는 저장 공간을 최대 35%까지 줄여서 저장 공간을 최적화할 뿐 아니라, 스플릿 뷰에서는 화면 비율까지 조절이 가능해서 보다 더 쾌적하고 편리한 사용이 가능해졌다.
포토. 서드파티 앱을 품다.
이제는 포토를 살펴볼 시간이다. 포토는 사이드바를 더하면서 편의성이나 직관적인 기능들이 더해졌는데, 이를테면 사진 분류 및 추천, 태그를 활용할 수 있고, 새로운 ‘가져오기’ 메뉴를 통해서 가져온 사진들을 소스별로 나눠서 볼 수 있다는 장점까지 더하고 있다.
‘사람’ 분류 역시 개선되어서 사람들의 얼굴을 보다 빨리, 더욱 정확하게 인식할 뿐 아니라 다양한 애플 디바이스와의 교류를 통해서 더욱 지능적이 되었다. 이를테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촬영한 이미지에서의 사람 정보까지 활용해서 더욱 정밀하고 확실하게 사람을 나누어서 보여주는 것이다.
이외에도 커브스 기능으로 자연스럽고 직관적으로 색상, 명암비를 조절하거나 색상을 선택하는 툴을 개선해서 범위 내에서의 색상 조절 기능까지 더했다.
무엇보다 서드파티 앱과의 연동성을 강화해서 이제는 바로바로 서드파티 앱에서의 편집을 활용하고 원본으로 저장해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번 다른 앱으로 접속하고 파일을 꺼내고 넣고 편집한 다음 다시 불러오지 않아도 되는 편의성을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바로 사용은 가능하다고 하는 사진 인화 기능 역시 현재 6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업체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3가지 큰 변화. 맥 OS의 정점을 찍다.
드디어 본론이다. 사실, 앞서 살펴본 변화들은 눈에 띄는 것들이 많고 사용하면서 크게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다면, 이제부터 살펴볼 내용들은 맥 OS의 전체를 아우르는 큰 변화라 부를 수 있다.
이를테면, 파일 시스템이 있다. 파일 시스템은 이제 Mac OS 하이 시에라에서 64비트로. 또한 공간 절약 시스템으로 재도약을 했다. 미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인데, 이전에도 훌륭했던 보안이 더욱 철저해졌고 안정성도 높아졌다.
그 변화 가운데는 클로닝을 통해서 SSD에서의 파일 속도를 향상한 것이 있다. 이것은 실제 파일을 100% 옮기기 전에 메타 데이터만 옮겨두고 작업을 실행하기 때문에 작업 속도의 한계 자체가 달라지게 된다. 즉, 20GB의 대용량 파일을 옮길 경우 Mac OS 하이 시에라에서는 몇 초 만에 파일 이동이 끝나게 된다.
하지만 이때 옮겨지고 보여지는 파일은 ‘메타 데이터’로서 파인더에서 보여지는 경로상의 위치 변경이 먼저 이뤄지는 것이다. 그리고 뒤에서는 실제 파일 이동이 이뤄지게 되는데, 내장 SSD 스토리지에서의 파일 이동은 모두 이렇게 구현되어서 체감상 이동 속도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이를 통한 장점이라면 옮기는 시간 동안 대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있고, 체감 시간이 더욱 빨라져서 쾌적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있다.
또한 비디오에서의 변화도 눈에 띄는데, H.264 비디오 코딩이 H.265로 바뀌면서 HEVC라 불리는 기술이 적용되었다. 이제 40% 더 많은 압축 효율을 통해서 맥북의 저장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같은 용량에서 더욱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기술의 뒤에는 하드웨어 가속이 있는데, 하드웨어 가속은 맥북 및 아이맥에서의 작업 속도 자체를 높여주기 때문에 HEVC와 함께 능률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그래픽에서의 진보가 있는데, 우선 모든 Mac OS 하이 시에라 운영체제가 설치되는 맥에서의 그래픽 성능이 높아졌다. 이미 다빈치 리볼즈와 같은 프로그램에 활용되는 메탈은 메탈2를 통해서 10배나 더 뛰어난 출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같은 하드웨어에서 퍼포먼스 자체가 달라지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윈도우 서버에서도 메탈의 활용이 가능해졌고, 머신러닝과 관련된 지원도 제공하기 때문에 외부 그래픽과의 호환성도 높아졌다. 이를테면 썬더볼트3로 연결되는 AMD 라데온 RX 580을 외장 그래픽으로 연결해서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키노트에서도 소개되었던 VR 콘텐츠의 제작이나 파이널 컷 프로 X에서의 360도 비디오 지원 역시 기대가 되는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자주 사용하고 있는 파이널 컷 프로 X은 이미 메탈이 적용되어서 더욱 빠른 속도로 사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올 연말에는 메탈2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운영체제의 변화,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어떻게 보자면 눈에 띄는 변화가 아니라거나, 체감되는 변화는 크지 않다고 생각될지 모른다. 개인적으로도 그랬다. 과거의 맥 OS는 눈에 띄는 변화와 사용 방식의 변경이 더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 내실을 다시는 것과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그저 있어 보이는 것과 제대로 갖춰진 것의 차이가 큰 것과 마찬가지다.
그 점에서 보자면 Mac OS 하이 시에라는 내실을 충분히 다졌고, USB-C 단자의 통합을 넘어서서 이제는 사용자 경험과 보는 경험, 사용하는 경험,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경험 자체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화에 집중했다.
운영체제의 변화는 iOS와 맥 OS 모두에서 이뤄진 만큼, 앞으로 애플 디바이스가 그려나갈 미래는 더욱 놀라울지도 모르겠다. VR에서의 경험의 폭을 넓히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시간을 줄이는 경험은 Mac OS 하이 시에라가 그려나갈 미래의 첫 한걸음이 아닐까 싶은 이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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