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겠지만, 모든 제조사는 최신 제품이라 하더라도 모든 기능을 집약하지는 않는다. 그것이 기술적인 이유이든, 아니면 완성도의 문제이든, 혹은 전략상의 이유이든 모든 패를 내놓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애플이든 삼성이든,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제조사들은 ‘완벽’에 가까운 제품을 내놓은 것처럼 이야기를 하지만 불과 6개월에서 1년 만에 한차원 달라진 제품을 내놓으며 그들 스스로 ‘최고 제품’이라 부른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전자제품은 포장을 뜯는 순간 구형이 되고, 세상에 공개되는 순간 예전의 기술이 될 뿐이다. 제아무리 애플이나 삼성, 인텔과 같은 기술력을 내세우는 회사라 하더라도 이러한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아이폰 10주년을 기념해서 출시된 역대급 스펙이라는 아이폰X은 어떠한 부분들을 뒤로 미뤄놓았을까?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다음 세대의 아이폰을 위해서 남겨둔 스펙으로는 무엇이 있었을까?
애플은 올해 WWDC를 통해서 아이패드 프로 라인업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고, 역대급 iOS 11까지 공개하면서 iOS 11은 아이패드를 위한 운영체제처럼 보여졌다. 적어도, 그 당시로서는 그것이 최선이었다.
그와 동시에 120Hz에 이르는 프로모션(ProMotion) 기술을 더했는데, 이 재생률은 고정이 아닌 가변형이다. 즉, 동영상인지 게임인지 웹서핑인지에 따라서 다르게 작동하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화면 주사율이 한 화면 속에서도 바뀐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하나의 화면 위에 동영상을 띄우고 웹서핑을 한다면 동영상은 제작자가 의도한 느낌 그대로의 재생률로 보여지고, 게임이나 앱 전환, 웹서핑의 스크롤링 등은 잔상 없는 120Hz로 구현되어서 눈이 편안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아이폰X에서는 10주년이라는 말이 무색하도록 이러한 기능을 제외시켰다.
애플은 애플워치를 통해서 무려 1,000니트의 밝기를 가진 OLED 디스플레이를 선보였지만, 어찌된 일인지 OLED를 탑재한 수퍼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그 절반 수준에 그치는 화면 밝기만 가졌을 뿐이다.
무엇보다, 이 정도의 화면 밝기는 아이폰8 시리즈와 같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물론 화면 밝기는 양날의 검과도 같아서 당장은 장점이 되겠지만 번인에 대한 우려 및 수명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기술이 된다고 해서 무조건 지원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나 애플워치와 같은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과 비례해서 화면을 켜두는 시간이 극적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스마트폰에도 동일하게 1,000니트의 화면 밝기를 넣기는 힘들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이폰8과 동일한 밝기일 뿐 아니라 아이폰7과도 같은 밝기라는 점은 아쉬움이 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7을 공개하면서 IP67 등급의 방수를 탑재했고, 결과 ‘생활방수’라는 이름으로 혹시 발생될지 모를 사고를 예방하는 수준으로 방수가 지원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침수로 인한 고장은 보상이 되지 않는다는 문구도 빼놓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번 아이폰8과 아이폰X에서도 IP67 방수는 그대로 유지되었는데, 이 부분과 관련해서 애플워치는 이미 시리즈 2에서부터 50m 방수를 지원해서 착용한 상태로 거친 수영을 해도 문제가 없지만, 아이폰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라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즉, 애플워치 수준은 아니더라도, IP68 수준의 방수만 지원하더라도 아이폰X의 수명이 더 길어지고 다양한 거친 환경 속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었겠지만 애플은 점점 높아지는 방수 규격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태도로 접근하고 있다.
그것이 아이폰의 수명 문제인지, 아니면 방수 성능에 대한 보증이 되지 않아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애플이 선보인 애플워치에는 다소 독특한 기능이 있는데, 바로 물빠짐 기능이다.
애플워치가 물에 들어갈 경우 터치를 차단하는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데, 이 기능을 해제할 경우 매번 물빠짐을 위한 소리를 인위적으로 내도록 되어 있고, 특수한 설계를 통해서 물이 보다 쉽게 빠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아이폰7부터 아이폰8, 아이폰X까지도 이러한 기능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방수는 지원될지 몰라도 물에 넣은 이후에는 한동안 제대로 스피커 기능을 활용할 수 없어서 전화 통화상의 불편함이나 사운드 재생에서의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분명 애플이 선보이고 이미 탑재하기도 한 기술이지만 아이폰X에서도 적용하지 않으면서, 차기 모델에서 선보일 가능성이 높아진 기능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아이폰X은 분명 큰 도약을 한 것도 맞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것도 맞다. 아이패드에서 어떤 화면이든 위로 쓸어올려서 멀티태스킹을 실행하고 제어 센터를 불러오는 것처럼, 아이폰X에서도 같은 제스처로 비슷한 동작을 실행한다는 것은 미래를 위한 큰 발판이기 때문이다.
또한 OLED를 통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베젤을 거의 지워버린 것 역시 그동안 태평양 베젤로만 불리던 애플에게는 큰 변화이자 나름의 혁신일지 모른다. 결코 일반적이라고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의 디스플레이까지 도입하면서 과감한 변신과 변화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애플은 아이폰X에 모든 기술을 집약하지는 않았다. 최고 역량을 탑재한 제품이라기에는 512기가 모델의 부재, 여전한 램 용량, 번인 가능성, 긁힐 가능성이 있는 유리 재질로 아이폰X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면 내년에 출시될 아이폰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이폰8은 홈 버튼이 남겨진 마지막 아이폰의 세대로서, 그리고 동시에 아이폰X은 홈 버튼이 사라진 첫 번째 모델로서 미래를 위한 큰 그림과 비전을 보여준 것이다. 아이폰X은 애플에게, 그리고 소비자에게 그런 아이폰으로 기억될 것 같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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