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노트북은 게이밍 데스크탑에 비해 제 성능을 내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죠. 그런데 10세대 인텔 코어 i9-10980HK와 엔비디아 RTX 2080 SUPER GDDR6 8G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데스크탑에 가깝게 낼 수 있는 게이밍 노트북이 있어요.
기가바이트 브랜드의 AORUS 17X YB i9 W10P인데요.
519만원이라는 가격이 납득할만한지, 이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에 대해 빠르게 알아보겠습니다.
#. 스펙
제품명 : AORUS 17X YB i9 W10P
가격 : 5,190,000원
CPU : i9-10980HK 2.4GHz(5.3GHz)
GPU : RTX 2080 SUPER GDDR6 8G (None Max-Q)
RAM : 32GB DDR4 (최대 64GB)
저장장치 : NVMe 1TB + HDD 2TB
디스플레이 : 17.3인치 / FHD / 240Hz / IPS / 눈부심 방지 / X-RITE 팬톤 인증
오디오 : ESS Sabre Hi-Fi 오디오 DAC / Nahimic 3
포트 - 좌 : USB-A (3.1) / DP1.4 / USB-C (3.2) / USB-C (썬더볼트3) / 이어폰, 마이크 잭
포트 - 우 : USB-A (3.2) x2 / USB-C (3.2) / UHS-II SD 슬롯
포트 - 후 : RJ45 / HDMI / 전원 x2
키보드 : 옴론 기계식 스위치 / RGB 2.0 백라이트
무선 : 킬러 와이어리스 AX 1650
전원 : 94Wh / 어댑터 : 330W x2
사이즈 : 396x293x38mm / 무게 : 3.75kg
어로스 17X YB i9 W10P 노트북 이전에 어로스 17 YA i9라는 기가바이트 노트북이 있었는데요. 이번 어로스 17X YB i9는 이전 어로스 노트북에서 디자인이 약간 변경되고, CPU와 GPU가 더 강력해졌습니다.
칩셋은 현재 노트북에 들어갈 수 있는 최고 사양이라 볼 수 있죠.
팬톤은 컬러의 기준을 체계화한 기업 중 하나인데, X-Rite 인증을 받은 건 컴퓨터 작업과 같은 면에서 명확한 색정확도를 보장한다는 의미입니다. 디자이너를 위한 노트북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240Hz이면서 IPS 광시야각까지 지원하거든요.
또 마우스 스위치와 기계식 스위치로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옴론 혹은 오므론과 함께 콜라보로 이 기가바이트 노트북의 키보드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마감이야 말할 것도 없고, 키보드 수명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컨택트 포인트를 황금 도금을 사용해서 신호 전달도 효과적이고, 마모와 부식도 최소화했다고 하네요. 덕분에 1500만회의 키스트로크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합니다.
키감이나 완성도에도 특히 신경을 썼는데, 이 키보드가 스페인의 e스포츠 프로게임단에게 게이밍 노트북으로 인증받게 해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외에도 그래픽 만족도를 극대화시켜주는 레이 트레이싱 기술이나 AI를 활용해서 게이밍 퍼포먼스를 업그레이드해주는 DLSS 기술, 게임을 위한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보장해주는 킬러 네트워킹 기술도 탑재했습니다.
이 기가바이트 노트북에 집약된 기능만 보면, 500만원대 노트북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데요.
가장 신기했던 건, 칩셋의 성능을 온전히 뽑아내게 만드는 이 어로스 노트북의 메인보드 설계였습니다.
#. 파이어 스트라이크
게이밍 노트북 성능의 지표로 사용되는 3D마크 파이어스트라이크 벤치를 돌려봤는데, 최적화 문제인지 점수가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전작의 점수를 고려하자면 아마 아래의 점수가 가장 근접한 점수가 아닐까 하는데요.
파이어 스트라이크
스코어 - 22251
그래픽 - 26229
CPU - 22967
발열 - GPU 68도 전후 / CPU 80도 전후
최적화 때문인지 완전한 점수가 아님에도 비슷한 칩셋이 사용된 게이밍 데스크탑 수준의 점수로 측정되었네요.
어느정도 수준이냐면, 게이밍 데스크탑에 사용된 i9-9900K 칩셋의 CPU 점수가 23000점 정도 나와요. 거의 동일하죠.
RTX 2080이 탑재된 게이밍 데스크탑의 그래픽 점수는 보통 27000점대인데, 그래픽 점수 역시 거의 유사하네요.
파이어스트라이크 점수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10세대 칩셋을 사용한 기가바이트 어로스 17X YB와 9세대 칩셋을 사용했던 어로스 17 YA i9의 점수차가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발열 그래프에서는 꽤 차이가 있네요.
CPU 온도가 최대 96도까지 올라갔던 전작과 다르게, 이번엔 최대치도 85도 전후였어요. GPU 온도도 5도 가량 더 낮네요.
이후에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작년 어로스 17 게이밍 노트북의 발열 관리 성능이랑 전력 공급 설계는 가히 변태수준이었습니다.
성능을 데스크탑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도 RTX 2080의 온도가 70도대로 유지된다는 게 충격적이었죠. CPU 발열 관리도 마찬가지고요. 편차가 굉장히 작습니다.
그런데 이번 어로스 고사양 게이밍 노트북에서도 더 안정적인 발전이 이루어졌네요.
#. 게임 플레이
이 어로스 노트북으로 포르자4 호라이즌 초고사양 레이싱 게임을 돌려봤어요.
우선 벤치마크를 했을 땐, 평균 프레임이 147로 측정되었습니다. 240Hz 주사율 모니터가 아깝지 않은 성능이죠. 제가 사용해본 노트북 중에 가장 점수가 높았습니다.
팬소음을 조용하게 설정한 상태로 실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GPU 성능 50% 이하를 사용해서 100프레임 전후로 진행되는데요.
이 상태로 게이밍 모니터를 연결해도 당연히 기본 프레임은 쾌적하게 보장됐습니다.
그리고 빛과 관련한 그래픽을 더 사실적으로 표현해주는 레이 트레이싱이라는 기술이 생각보다 만족도가 상당하더라고요.
차에 먼지덮힌 채로 다니다가 새차하고 광택 코팅을 입힌 느낌이거든요.
또 어로스 노트북의 얇은 베젤과 IPS 광시야각 역시 마음에 들었어요. 240Hz면서 IPS에 FHD까지 지원하는 모니터는 흔치 않죠.
기가바이트 노트북의 키보드는 그냥 노트북 중에 최고입니다. 기계식이라는 점에서 점수를 먹고 들어가고, 게이머의 의도가 반영된 2.5mm 스트로크와 빠른 반응속도 역시 만족도를 높여줍니다.
500만원대 게이밍 노트북을 구입하시는 분들이라면 전용 게이밍 키보드도 가지고 계실 것 같은데요. 그정도 외장 키보드엔 못미치겠지만, 상황에 따라 외장 키보드를 대체하기엔 충분한 키보드입니다.
왜냐하면, 스페인 e스포츠 프로게임단의 게이밍 노트북으로 인증을 받은 이유 중에 이 키보드의 품질이 포함되어 있거든요.
그리고 황금 도금 스위치라 내구성이 짱짱해서 1500만회까지는 내구성이 보장된다고 해요. 광클하면서 키보드 내구성을 신경쓸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대부분 게이밍 헤드폰을 사용하시겠지만, 자체 스피커의 품질도 500만원대에 걸맞아서 쓸만했어요. 조그만한 노트북 스피커로 중저가 사운드바 정도의 만족도를 제공해주거든요.
#. 발열 관리 및 전력 공급 설계
기가바이트는 메인보드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점유율도 최상위권이죠. 그래픽카드 설계도 하는데,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안정성에서 신뢰도는 굉장히 높아요.
게이밍 노트북의 부품들과 완제품인 노트북을 함께 설계하고 제조하는 업체인만큼, 그리고 그런 회사의 최고 사양 모델인만큼, 정말 제대로 만들었어요.
우선 두툼한 5개의 히트파이프, 12개의 통풍구, 2개의 두꺼운 12V 냉각팬이 있습니다. 그에 더해 열원과 직접 접촉 면적을 넓혀주는 베이퍼 챔버 기술도 사용했습니다.
구리로 된 히트파이프는 갯수만큼이나 두께도 중요합니다. 용량이 클수록 열순환이 더 빠를테니까요. 팬도 당연히 클수록 좋아요. 부채질할 때를 떠올려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히트파이프는 CPU와 GPU와의 접촉 면적이 제한적이라 쿨링 성능을 다 활용하지 못합니다. 베이퍼챔버는 그 문제점을 개선한 대안책인데요.
뜨거운 냄비를 식힐 때 얼음 몇개를 넣는 것보다는 찬물에 담그는 게 더 효과적인 것처럼, 베이퍼챔버로 접촉 면적을 늘리고 열순환 구조를 다듬은 덕분에 GPU와 CPU의 온도가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거죠.
그리고 전력 공급에서는 ‘페이즈’라는 단위의 품질과 개수가 중요합니다.
기가바이트 어로스 노트북에는 일반적으로 i9 코어와 RTX2080을 위해 설계되는 페이즈의 개수보다 1.5-2배 정도 더 많이 페이즈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력량도 330W면 모든 부품에 충분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지만, 안정성과 내구성을 위해 전력량을 2배로 공급하는 데스크탑과 동일하게 입력값과 어댑터를 두배로 준비해뒀습니다.
참고로 어댑터를 하나 사용하든 두개 사용하든 성능과 충전 속도는 동일한데요.
제조비를 아낄 수 있는 부분에서도 최대한의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설계했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 소음 및 체감 발열
기가바이트 노트북의 듀얼 12V 냉각팬의 최대 바람세기는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몰컴은 절대 불가능하고, 짱짱한 자체 스피커의 소리마저 일부 묻혀버리는데요. 최고 성능을 뽑아낼 땐 어쩔 수 없이 헤드폰을 착용해야 합니다.
송풍구 바로 옆에서 소음 측정을 해보니까, 조용한 팬소음 모드에서는 53dB이었다가, 터보모드에서는 거의 80dB까지 올라가더라고요.
하지만 그만큼 위력도 상당한데요.
포르자 1시간 진행 + 파이어스트라이크 벤치
직후 온도 : 바디 - 최대 45도 이상 / 송풍구 - 최대 51도 이상
터보 팬 15초 : 바디 - 35도 / 송풍구 - 46도
3초만에 거의 내부 공기를 다 갈아치우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팬소음이 들리지 않는 설정에서도 포르자4 호라이즌이 쾌적하게 돌아갈 정도의 냉각 성능을 보장해주니까, 카페와 같은 곳에서도 눈치보지 않고 기본 작업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 평가
가격대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어로스 게이밍 노트북은 모든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은 절대 아닙니다. 총알이 아주아주 두둑하신 분들, 혹은 게임을 하면서 직업으로 고사양 작업을 하셔야 하는 분들을 위한 제품이죠.
데스크탑은 휴대가 불가능에 가깝지만, 이 기가바이트 노트북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자가용이 있다면요.
그리고 어댑터만 있다면 어디서든 고사양 작업을 할 수 있고, 또 팬톤 인증을 받은 색정확도 덕분에, 게이머뿐 아니라 디자이너에게도 쓸만한 노트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스펙 데스크탑급 성능을 뽑아내는 노트북
동가격 데스크탑에는 못미치는 성능
휴대 가능한 노트북 중에서 거의 가장 뛰어난 퍼포먼스
또 기가바이트의 신뢰도를 생각하자면, 제품의 내구성이나 품질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도 장점이 됩니다.
원가 절감은 생각도 안한 것 같아요. 이 기가바이트 게이밍 노트북은 바디도 알루미늄으로 만들었어요. 보통 게이밍 노트북은 고가 모델이라도 그냥 플라스틱같은 재질인데. 비싼 부품인 배터리도 94Wh나 되는 걸로 넣었습니다. 어차피 어댑터를 기본 전제로 한 게이밍 노트북에 이렇게까지 해줘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드네요.
물론 가격성능비를 고려하자면 이 노트북의 70% 가량의 성능을 뽑아낼 수 있는 중저가 어로스 게이밍 노트북이 더 적합할 겁니다.
하지만 나머지 30%를 채워야 자신이 해야 할 고사양 작업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고, 기존에 이정도 가격대의 게이밍 노트북을 고려하고 있던 분들이라면, 생각해볼만한 여지는 충분해보입니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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