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S8’은 그 자체로도 완성이자 새로운 시작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지만 스마트폰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만 보자면 당연한 변화들도 많았다. 당연히 더 빨라지고 편리해지고 능숙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다름’을 느낄 수 있을까? 삼성은 그 차이 가운데 하나로 ‘덱스’를 선보였고, 또 다른 하나로 ‘빅스비’를 선보였다.
덱스는 분명 과거에도 다른 제조사들이 시도했던 영역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어느새인가 스마트폰 스트레스 목록에서 사라진 발열이나 배터리 소모와 같은 심각한 문제들을 해소하면서, 동시에 과잉 스펙이라는 스마트폰의 넘쳐나는 스펙을 200% 활용하기 위해서 다시금 덱스가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이 내놓은 최고가 모델인 128기가, 6기가 램 탑재 갤럭시S8 플러스의 성공적인 예판에 있어서 ‘덱스’ 제공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도 삼성은 영리한 면모를 가감없이 보여줬다.
놀라운 미래를 경험하라며 16만원을 주고 구입하는 대신, 프리미엄 모델에 한해서 증정하겠다는 것이다.
결과 갤럭시S8의 예약 판매는 대박을 쳤고 사상 최대의 예판 기록을 내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빅스비는 조금 다르다.
삼성이 대대적으로 내놓기는 했지만 아직 빅스비 자체는 미완에 가깝다. 이러한 문제를 삼성도 인식한 것인지는 몰라도, 오는 5월 1일부터 빅스비의 음성 제어가 완벽한 모습으로 선보일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빅스비, 어제 찍은 사진 카톡으로 엄마한테 보내줘
아주 쉬운 명령어라고 생각될지 모른다. 빅스비는 인공지능 비서이고, 당연히 2가지 이상의 명령어를 똑똑하게 알아차리고는 바로 수행할 수 있다. 이를테면, ‘서울에서 찍은 사진 엄마에게 문자로 보내줘’라고 하면 찰떡같이 알아듣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카톡’이나 ‘라인’이 들어가게 되면 문제는 발생된다.
아주 쉬운 명령어라고 생각될지 모른다. 빅스비는 인공지능 비서이고, 당연히 2가지 이상의 명령어를 똑똑하게 알아차리고는 바로 수행할 수 있다. 이를테면, ‘서울에서 찍은 사진 엄마에게 문자로 보내줘’라고 하면 찰떡같이 알아듣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카톡’이나 ‘라인’이 들어가게 되면 문제는 발생된다.
‘빅스비, 네이버 지도에서 서울역 광장 검색해줘’라고 한다거나 ‘빅스비, 카카오톡으로 민수에게 조금 늦는다고 보내줘’라는 아주 간단한 명령어도 쉽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유는 바로 플랫폼의 ‘개방’ 여부에 있다.
빅스비는 삼성이 만든 AI 플랫폼인데, 문제는 다른 업체들도 저마다의 AI 플랫폼을 내놓았거나 곧 내놓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다른 업체에서 자사의 앱을 모두 컨트롤할 수 있다면 자사의 AI 서비스는 굳이 이용할 필요가 없게 된다. 스마트폰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보자면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 보다는 스마트폰을 만든 제조사의 인공지능 비서가 할 수 있는 일이 더욱 많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두 올해 중으로 저마다의 인공지능 비서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를 통해서 자사의 지도나 검색, 모바일 메신저와 같은 서비스를 음성만으로 사용하거나 다양하게 연계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개방성의 문제는 일부 포털 업체들만의 문제일까?
따로 또 같이, AI 플랫폼의 눈치싸움
애플이 내놓은 ‘시리’는 이미 아이폰4s 이후부터 주류 서비스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의 모든 AI 비서 서비스 가운데 가장 많은 사용 비율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시리의 검색은 모든 검색 서비스가 아닌 울프람알파 및 구글 빙을 통해 수행하며, 그마저도 쇼핑은 연계된 업체가 없는 상황이다.
애플이 시도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업체들이 협력하지 않은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리를 통해 무언가를 구매하려 하더라도 빙과 같은 검색 엔진 추천에서 멈추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시리 역시 카카오톡과의 연계는 되어 있지 않다.
구글의 경우는 조금 더 개방적이라고는 하지만 이 역시 거대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에서 나온 것이다. 자체적인 구글 검색으로 구글 어시스턴츠를 제공하며 동시에 이베이를 통해 쇼핑 서비스를 연계했기 때문이다. 즉, 이러한 AI 플랫폼의 상황을 보자면 거대 기업들간의 시너지에 집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겉으로는 소비자들의 편의라고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자면 철저하게 ‘비즈니스’적인 관계인 것이다. 결국 삼성이 개방성을 지향하며 모든 업체들과 열린 ‘AI 플랫폼’을 개발하려 하더라도 그 일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상황으로는 특정 기업을 비난하는 일도, 옹호하는 일도 섣부른 일인 셈이다. 저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내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빅스비, 시리-구글 어시스턴츠를 넘어설 수 있을까?
독자 생존을 고집했던 애플은 ‘시리’를 통해 유의미한 점유율을 가져가며 가장 많은 사용자층을 거느리고 있다. 또한 구글 어시스턴츠의 경우도 ‘안드로이드’라는 플랫폼을 무기로 전 세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것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의 빅스비는 빅데이터를 모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조건 아래 있다.
바로, 갤럭시S8 시리즈에만 한정된 기능이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이 삼성 페이를 다른 스마트폰에도 ‘삼성 페이 미니’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듯, 빅스비 역시 언젠가는 다른 삼성 스마트폰을 비롯해 다른 제조사 스마트폰에도 탑재될지 모른다. 절대적인 사용자층이 늘어나야만 완성도가 늘어나는 AI 플랫폼의 특성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빅스비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시리의 경우도 가장 많은 비율로 날씨를 확인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인터넷 검색과 이메일 및 문자 읽어주기, 알림 확인 등으로 매우 간편하거나 한정적인 기능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설문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음성비서를 사용은 해봤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매우 자주 사용하는 비율은 겨우 6%에 불과하다는 결과도 나왔다. 결국, 절대다수가 즐겨 사용하는 기능으로 자리잡지는 못한 것이다.
결국 삼성은 빅스비를 삼성만의 서비스로 내놓을 것인지, 또한 어떠한 업체들과 어떠한 방식으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무엇보다 각 국가별 수많은 사용자들의 목소리와 억양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소화해서 원하는 명령을 100% 수행할 수 있을지가 빅스비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AI 플랫폼간의 치열한 눈치 싸움 속에서 홀로 경쟁을 해야만 하는 삼성의 ‘빅스비’가 삼성에게 또 다른 효자 역할을 할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봐야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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