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이번 행사에 아이유는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보고 있자면, 소니가 새롭게 내놓은 1000X 시리즈는 그 자체로 혁신이라 부를만 했다. 비록, 아이유는 오지 않았지만.
소니는 지난 9월 20일, 새로운 헤드폰과 이어폰 시리즈를 런칭하면서 한국의 기자단들과 칼럼니스트들에게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있었던 소니의 헤드폰 발표회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스마트폰이 모든 기술을 흡수하고 병합하는 사이, 헤드폰 시장은 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을까? 이유라면, 스마트폰이 제아무리 기술적인 진보를 이루더라도 듣는 경험과 관련해서는 헤드폰을 흡수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어떠한 발전을 하더라도 결국 귀에 꽂거나 귀에 걸치는 것은 헤드폰 혹은 이어폰이 될 것이기 때문에, 소니는 그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면서 사람들의 귀를 간지럽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니까, 귀를 즐겁게 해줬다는 것이다.
헤드폰 시장의 성장, 소니의 성장
헤드폰 시장의 성장은 곧 소니의 성장을 뜻했는데, 지난해와 비교해서 무려 145%가 넘는 성장을 이룬 시장이 바로 헤드폰, 이어폰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는데, 바로 ‘무선’ 시장이다.
무선 헤드폰 및 이어폰 시장은 전체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이미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다. 더 오래가는 배터리는 기본이고, 놀라운 음질과 세련된 디자인, 액세서리로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과제까지 떠안고 있기 때문.
그리고 소니는 이러한 헤드폰, 이어폰 시장의 중심으로 우뚝 서 있는데, 그 시작점이 바로 MDR-1000X라는 모델이었고, 고음질과 오래가는 배터리, 노이즈 캔슬링 기술을 품은 이 헤드폰은 말 그대로 없어서 못 사는 제품이 되었다.
다른 제조사 역시 노이즈 캔슬링 제품을 내놓았지만, 소니의 노이즈 캔슬링 시리즈는 1.5배나 더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전체 헤드폰/이어폰 시장에서 2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소니는 무선 헤드폰 시장에서는 무려 6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며 여전히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을 증명한 상황이다.
2017, 새로운 노이즈 캔슬링의 등장
노이즈 캔슬링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라면, 단순히 구조적인 차이로 인해서 헤드폰이 외부의 소음을 차단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헤드폰과 이어폰 모두 외부 소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들리지 않도록 상쇄하는 기술을 더했기 때문이다.
즉,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음과 대비되는 소리를 직접 발생시켜서 귀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된다. 우리는 모든 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지하철에서 내려야 할 역을 방송할 때의 소리는 들리는 것이 좋고, 사람과 대화를 할 경우라면 자동차 소리는 들리지 않더라도 사람의 목소리는 듣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노이즈 캔슬링은 모든 ‘소리 = 잡음’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세상에 나 홀로 있는 것처럼 만들고 말았다. 외딴 섬에서 오직 노랫소리만 들려준 것이다.
이러한 기술적인 한계를 소니는 ‘적응형 사운드 제어’라는 이름으로 완벽히 다르게 만들었다. 즉, 모든 외부 소리를 차단하거나, 혹은 사람의 소리만 잘 들리게 하거나, 기압에 맞춰서 최적화된 사운드를 들려주는 기술적인 진보를 통해서 차별화된 경험을 하도록 해준 것이다.
고음질은 기본, 스타일까지 더하다.
소니는 노이즈 캔슬링의 한계를 넘어서서 3종류의 제품에 기술력을 탑재했는데, 완전 무선 방식의 WF-1000X라 불리는 모델을 통해서 케이블이 어딘가에 걸리는 일 없이 귀에 꽂는 것으로 끝나는 매우 간편한 노이즈 캔슬링을 더했다.
배터리 수명도 무려 9시간에 이를 뿐 아니라 충전과 보관을 동시에 수행하는 케이스를 통해서 어디서나 분실에 대한 염려 없이,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사용하도록 만들었다. 특히나 노이즈 캔슬링을 구현하면서도 1회 최대 3시간의 연속 재생까지 품었다는 점에서 기술적인 진보가 제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넥 밴드 타입의 WI-1000X가 있는데, 이 모델의 장점이라면 귀에 더해지는 무게감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볍게 목에 걸친 상태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었고, 원하는 대로 사운드를 조절하거나 소니만의 헤드폰 커넥트 기능을 통해서 다양한 설정을 할 수도 있었다.
원음 그대로의 사운드를 표현하는 S-MASTER HX 기술을 통한 왜곡 축소와 DSEE HX를 통한 파일 복원 기술로 손실된 원음까지 구현해내는 놀라운 사운드까지 더한 WI-1000X는 10시간의 배터리를 품었기 때문에 노이즈 캔슬링과 함께 하루 종일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제품이 되었다.
마지막으로는 아이유 헤드폰으로 불리는 WH-1000XM2를 통해서 궁극의 조용함과 함께 스마트한 사운드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는데, 앞서 소개된 모든 기술이 200% 더 향상된 느낌으로 전달되기도 했고, 특히나 최대 30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플레이 타임 역시 WH-1000XM2만의 장점이 되어줬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관심이 갔던 제품이었던 만큼 WH-1000XM2는 디자인적인 완성도가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터치 및 슬라이드 방식으로 조절이 가능한 조작부 역시 미래형 제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준 부분이기도 했다.
사운드로 시작해서 터치로 끝내다.
소니가 선보인 새로운 제품군들은 모두 기본적인 사운드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아쉬웠던 부분들을 모두 채우면서 가려운 부분을 모두 긁어주는 제품이 아닐까 싶었는데, 디자인적인 완성도를 비롯해서 노이즈 캔슬링이 적응형 방식으로 새롭게 더해지면서 더욱 쓰임새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나 WH-1000XM2는 앞서 소개가 된 것처럼 터치 방식으로 사용이 가능한데, 가장 놀라웠던 기술이라면 음악을 감상하며 노이즈 캔슬링을 최대로 했을 경우에는 콘서트장에서 가수가 바로 귀에 대고서 노래를 불러주는 것처럼 생생한 사운드가 느껴졌지만 동시에 누군가가 대화를 걸 때면 대화가 가능했다는 점이 있다.
대화를 하고 싶은 경우라면 바로 오른쪽 헤드폰에 손바닥을 대면 끝이었는데, 순식간에 외부의 소리를 마이크로 받아서 내부 헤드폰에서 재생해주는 것처럼 또렷하게 들려서 대화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글로는 표현이 쉽지 않은데, 마치 음악을 감상하다가 가수가 나레이션을 해주는 것처럼 상대방의 목소리만 바로 집중해서 함께 재생해준다는 표현이 가능할 것 같았다.
음악을 들을때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고, 대화를 하고 싶거나 주변의 소리를 걸러서 듣고 싶을 때에도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무엇보다 상황과 장소를 자동으로 판단해서 인텔리전트한 전환이 가능한 점 역시 놀라움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니까, 그때그때 설정을 바꾸지 않더라도 차를 타고 있는지, 걸어가는지, 기다리는지를 판단해서 스스로 지능적인 노이즈 캔슬링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도 전용 앱을 통한 개인화 설정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기기에 나를 맞춘다기 보다는 기기가 나를 이해하고 나의 의도대로 동작한다는 표현이 더 알맞을 것 같았다.
✎ 아이유의 어젯밤 이야기 MV에 등장했던 소니 헤드폰
✎ 헤드폰/이어폰 시장에서 놀라운 성장을 보여준 소니
✎ 헤드폰의 기본인 음질을 제대로 업그레이드시킨 모델들
✎ 사운드 기술에 적응형 사운드 제어까지 품으며 더욱 강력해졌다.
✎ 사이즈가 다소 커서 아쉬움이 있었던 완전 무선 모델의 충전 케이스
✎ 고급스러움을 제대로 어필한 소니의 다양한 제품들
✎ 착용감과 편의성이 매우 뛰어났다.
✎ 전용 앱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아서 정말 놀라웠던 소니 헤드폰/이어폰
✎ 세트로 모두 구성하고 싶을 정도로 저마다의 매력이 뛰어났다.
✎ 귀에 쏙 들어가는 작고 귀여운 크기, 디자인의 완전 무선 모델
✎ 편리한 전용 앱과 디자인에 집중한 다른 시리즈
✎ 해외 여행을 가는 경우라면 기압에 맞춰진 최적화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 디자인, 사운드, 노이즈 캔슬링 모두를 다잡은 소니의 새로운 시리즈
완벽한 무선 헤드폰과 이어폰이 되다.
소니는 이번에 선보인 3가지 제품을 토대로 무선 헤드폰/이어폰 시장에 강력한 한방을 날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의 흐름이 소니 제품군으로 향한 만큼 이러한 기술적인 우위는 마치 미러리스 시장에서 소니가 1위를 석권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다른 제조사들은 쉽게 흉내내기도 힘든 적응형 노이즈 캔슬링 기술과 함께 다양한 설정이 추가된 전용 앱을 통한 개인화 기술은 그 자체로 소니 헤드폰/이어폰에서만 가능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투자를 해야 한다면 소니 제품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갈 정도로 이번 발표회는 놀라움의 연속이기도 했다.
음악을 감상하는 경험 자체를 완전히 바꿔놓은 소니는 WH-1000XM2를 통해서, 그리고 다른 제품들을 통해서 미래의 기술을 미리 보여주려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무튼, 즐거운 행사가 되었던 이번 신제품 발표회의 결론은 이렇다. 매우 놀랍고 신선했으며 구매 욕구를 자극했던 이번 행사에 아이유는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니의 다음 행사에 꼭 참석해야만 하는 이유가 생긴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WH-1000XM2를 귀에 꽂고서.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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