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만 떼어놓고 보자면 LG가 V20부터 폰 자체는 상당히 잘 만들어왔다. 탄탄한 기본기와 다른 스마트폰에는 없는 차별화 요소까지 심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G7라는 이름을 사용해도 무방해 보이는 V30라는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처음 V10을 출시할 때 10가지 매력 포인트를 강조했었는데, 그러면 V30는 30가지의 매력 포인트를 품고 있는 것일까? V10이 출시될 때의 스마트폰을 기준으로 비교한다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일단 오늘은 V30의 여러 매력 포인트들 중 5가지만 알아보려 한다. 매력 포인트라 한다면 비교 대상이 필요한데, 비교 대상은 G6다.
6개월 전 스마트폰이긴 하지만 G6도 여전히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 부를 수 있는 완성도 높은 퀄리티를 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6 사용자가 보기에 ‘부러운’ 점들이 몇 가지가 있었는데, G6를 사용 중인 지인 두 명의 말을 빌려 리뷰를 진행해볼까 한다.
V30가 신제품 출시회에서 강조한 점이 바로 ‘카메라’다.
하드웨어적으로는 크리스탈 클리어 렌즈와 F/1.6 조리개 값이 적용되었는데, V30와 G6 사진 및 영상 품질에 분명한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 사용자들이 실감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G6의 카메라도 충분히 좋으니까.
사실 그보다는 카메라 앱의 소프트웨어적인 면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우선 ‘모드’라는 항목 안에 모든 카메라 모드가 정리되어 있는 점도 좋아 보였는데, G6는 일반 카메라, 스퀘어 카메라, 전문가 카메라 등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네 비디오라는 추가된 동영상 모드도 차별점 중 하나다. 동영상을 위한 색감 필터와 포인트 줌, 그러니까 부드러운 슬로우 줌이 적용된 포인트 줌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또 전문가 모드에 그래피 기능이 추가되었는데, 상황에 맞게 이를테면 따뜻한 톤의 거리 혹은 파리의 불꽃놀이를 위해 사진을 찍을 때 그 주변 환경에 적합한 설정값을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기능이다. 그래피 앱을 설치해보니 생각보다 컨텐츠가 꽤 많이 있었다.
사실 이러한 소프트웨어적인 차별점들은 업데이트를 통해 G6에도 어느 정도는 적용될 수 있는 사항들일 텐데, V30를 잘 다듬었다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LG가 야속하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V30가 G6보다 디자인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취향이기 때문. 개인적으로 보기에도 특히 G6의 측면 마감은 디자인적으로 완성도가 상당히 높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립감으로 보자면 G6보다 V30가 더 좋은 것이 팩트다.
화면 크기는 5.7인치 화면을 품고 있는 G6보다 6.0인치로 V30가 더 크지만 둥글둥글한 디자인 덕분에 손맛은 더 우수하다.
후면과 측면의 일체감 높은 재질감도 그립감에 한몫을 하고 있다. 유리 재질을 손맛으로도 더 잘 표현한다고나 할까.
V30에 OLED가 적용되면서 일단 G6의 LCD 화면에 비해 밝기가 밝아졌고 색감이 더 또록또록 해졌다.
또 검은색을 검다고 표현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로 인한 최고의 수혜자는 역시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다. 대표적으로 빛샘 현상이 없어졌다.
번인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여야 하지만, 시안성과 대기전력을 포함해서 확실히 OLED 디스플레이가 AOD를 사용할 때 장점이 더 많지 않나 싶다.
그리고 앞서 말한 그립감도 OLED 덕분에 더욱 다듬어졌다고 할 수 있다. 측면에서 전면으로 이어질 때 각진 모습을 하고 있는 G6와 달리 V30는 유선형의 구조를 하고 있는데, 이 역시 OLED 디스플레이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갈수록 LG폰의 음질이 좋아지고는 있다지만 대중들이 구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96점에서 96.2점으로 오른 정도로 미세한 차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이제 음질은 기본으로 깔고 가는 전략이다 보니 크게 강조를 하지 않기도 했는데,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기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유선 이어폰을 연결해서 HiFi DAC을 활성화하면, 사운드 프리셋과 디지털 필터라는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쉽게 말해서 흔히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EQ와 비슷하지만 더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운드 필터는 음악에 맞게 음색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고, 디지털 필터는 소리의 잔향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다.
고음질 음원을 재생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일반인들이 느끼기에도 분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MQA라는 고음질 음원 압축 기술도 적용되긴 했지만, 흔히 사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는 아직 적용되지 않아서 크게 실감하지는 못하겠다. 참고로 타이달이라는 음원 서비스에서 지원한다고.
G6의 배터리 효율도 상당히 안정적이고 웬만하면 하루 종일 사용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용량도 3300mAh로 V30와 동일하고.
하지만 V30의 화면이 더 큼에도, 그리고 V30의 무게가 158g으로 G6보다도 5g 정도 가벼움에도 여러 배터리 비교 리뷰들에 따르면 실 사용시간은 V30가 조금씩 더 앞선다고 한다.
동영상을 재생할 배터리 타임에서는 큰 차이가 있었는데, OLED의 특성과 스냅드래곤 835의 전력 효율 개선, 운영체제 최적화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V30는 배터리 효율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1분 충전당 사용시간이 5.3분으로, 3.5분을 기록한 아이폰8과 4.6분을 기록한 갤럭시노트8을 가볍게 따돌린 것.
✎ G6의 연장선에 가까운 V30 디자인
✎ 빛에 따라 달라지는 후면의 질감
✎ 굵직한 차이가 있는 카메라 UI
✎ LCD (상단) vs OLED (하단)
스마트폰이 세대를 거치면서 발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반길만한 일이다. 따라서 V30가 G6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해서 불만을 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또 G6도 V30 못지않은 매력 포인트들을 품고 있으니까.
하지만 G6 역시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에도, 그리고 6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최신 스마트폰임에도 소프트웨어적으로 발전하지 않고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개탄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G7이 출시될 때 V30 사용자들도 마찬가지로 겪을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출시 당시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다운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는 LG 스마트폰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같은 세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들보다 뒤처지게 되는 듯하다.
이러한 고질적인 아쉬움만 개선한다면, G6 사용자도 웃고, V30 사용자도 웃고, 엘지도 웃을 수 있는 날이 더 빨리 오지 않을까 싶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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