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이폰X을 만져본 입장에서 바라보자면 LG V30의 만족도가 100%라고 하기는 힘들지 모른다. 하지만 반대로, LG V30를 만져본 입장에서도 아이폰X이 100% 만족스러운 폰이라고 하기도 힘들다.
이유는 간단하다. LG V30는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갖추었을 뿐 아니라 기본기를 다졌지만 +a라고 할만한 것들이 아쉽기 때문이고, 아이폰X은 마냥 좋다고 하기에는 그저 다른 스마트폰들도 이미 하고 있거나 내세우는 것들의 완성도를 조금 더 높였을 뿐이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은 폰은 그저 자신의 목적에 따라 구입하는 폰일지 모른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갤럭시노트8이 좋은 선택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고음질과 광각을 지원하는 LG V30가 좋은 선택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폰X의 출시로 인해서 다시 부각되고 있는 LG V30만의 놀라운 가성비, 그리고 놀라운 폰을 놀랍지 않게 판매하고 있는 엘지의 전략적인 실패의 원인은 무엇인지 짚어보기로 했다.
아이폰X이 놀랍기는 하지만, 여전히 노치 디자인이 화면을 가리는 것은 감안하고서 사용해야만 한다. 그뿐만 아니다. 현재 앱스토어에 있는 거의 모든 앱이 아이폰X에 최적화가 되지 않아서 발생되는 아쉬움도 많다.
아이폰은 고정 비율 및 거의 같은 화면 크기를 유지하기 때문에 앱 개발자들은 애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16:9 비율에 맞춰진 앱을 개발해왔고, 거기에 맞춰진 인터페이스에 최적화를 해왔다. 하지만 이번 아이폰X은 별에서 온 해상도를 적용하면서 기존 앱들이 작게 보이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는 다르다. 확장 해상도를 지원하는 앱들이 많기 때문에 호환성 측면에서는 18:9 비율의 LG V30이든, 18.5:9 비율의 갤럭시노트8이든 큰 문제가 없다. 더 빠르고 더 신속하게 화면에 최적화된 앱을 경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점에서 18:9 비율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LG V30는 차별화가 된다. 또한, 19.5:9 비율의 세로로 엄청나게 길어진 아이폰은 16:9 비율의 영상을 확대해서 볼 경우 잘려나가는 부분이 많아도 너무 많다. 심지어 방송사 로고 및 자막까지도 잘려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LG V30는 확대가 되더라도 시원한 느낌의 확대가 되기 때문에 아쉬움이 없고, 화면도 더 크다는 점에서 현재 시점에서 보자면 같은 콘텐츠를 더 꽉 채워서, 더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이 된다.
또한 놀라운 하이파이 사운드와 HDR까지 지원한다는 점에서 아이폰X에 밀리는 부분도 크게 없다. 아이폰X 역시 HDR을 지원하고 화면 밝기나 균일도, 디스플레이 경험에 있어서 완성도를 높였지만 그 점만 바라보고 구입하기에는 최대 70만원에 이르는 가격 차이는 납득이 되지 않을지 모른다.
LG V30는 90만원 중반대로 출시되었지만, 아이폰X은 16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출시가 되면서 비슷한 경험을 주는 스마트폰이라고 하기에는 가격적인 차이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LG V30는 대화면, 18:9 비율, 앱 호환성, 하이파이 사운드, 광각 카메라,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 얇고 가벼운 디자인까지 활용할 수 있는 장점들을 고려할 때 ‘가성비’라는 이름표를 붙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쉬움이라면 엘지가 이번 V30를 놀랍게 만들고는 놀랍게 판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제품 전략에 실수가 있다.
제아무리 아이폰이라 하더라도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 심지어 아이폰X을 내놓은 것처럼 엘지도 다변화를 했어야만 했다.
처음부터 LG V30, V30 플러스, V30 프로 모델로 내놓으면서 기본 모델은 70만원 후반대의 가성비 제품으로, 플러스 모델은 화면을 키우고 용량을 더하며 80만원 후반대의 메인 제품으로, 프로 모델은 램을 더 높이고 재질 및 컬러의 변화를 통해 90만원 후반대 모델로 내놓는 편이 더 성공 가능성을 높여줬을지 모른다.
소비자들은 원한다면 70만원대로, 혹은 프리미엄인 90만원대로 구입을 할 수 있고, 엘지는 뒤늦게 후속작을 내거나 Q 시리즈로 내놓는 대신 V 시리즈의 성공담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체감할 수 없는 성능이 아니라 실제 체감이 가능한 변화들을 위한 투자를 해야만 했다. 이전에 언급이 되었듯, 기프트팩을 통해서 끼워팔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고음질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증정하거나, 혹은 특가로 판매를 하는 것이 좋았고, 고음질 콘텐츠를 독점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더 좋았을지 모른다.
실제 소비자들이 LG V30의 사운드가 다르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게 했어야 했다는 뜻이다. 또한, 매장 디자인 역시 개선할 필요가 있는데, 애플이나 삼성이 프리미엄 전략으로 자신만의 체험형 매장을 강조하듯, 엘지 역시 LG V30를 위해서 과감한 투자를 했어야 했지만 그런 노력은 엿보이지 않았다.
결국 소비자들은 이전 엘지폰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며, 어차피 90만원 중반에 이르는 고가의 제품이라면,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갤럭시노트 혹은 아이폰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었을 것이다.
충분히 놀라운 제품을 놀랍지 않게 판매한 결과 LG V30는 이도 저도 아닌 제품이 되어 버렸고, 소비자들은 해외 직구를 통해서라도 고가의 아이폰X을 더 비싸게 구입하고, 사전 예약을 통해 갤럭시노트8을 대거 구입하게 되면서 미래 소비자들까지 잃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애플은 이번 아이폰X을 통해서 다시금 초고가 프리미엄 시장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미 성공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아이폰8의 실패라는 언론의 주장은 결국 아이폰X의 대성공이라는 또 다른 상황을 인정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어쩌면 바로 지금이 기회일지 모른다. 최저 가격이 99만원인 아이폰8, 최고 가격이 160만원이 넘는 아이폰X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어필하면서, 동시에 LG V30만이 가진 장점을 내세우면서 90만원 중반대의 가격을 가진 LG V30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각인시키고, 확실한 혜택을 준다면 소비자들은 가성비가 높은 LG V30에도 눈길을 돌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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