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내다보기 위해서는 과거를 들여다봐야 한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과거는 미래를 완벽하게 그려낼 수는 없기 때문에 맹신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과거를 통해 미래를 어느 정도는 엿볼 수 있다.
당장 올해 6월 3일, 새너제이(San Jose)에서 개최되는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인 WWDC 2018에 대한 대중의 기대 가운데는 새로운 애플워치, 아이패드 시리즈, 맥북 시리즈가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다.
물론 차세대 아이폰SE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이다. 과연 노치 디자인을 적용한 더욱 넓어진 화면 비율의 차세대 아이폰SE가 등장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WWDC 2018을 예상하기 위한 힌트로서 지난해 WWDC 2017을 들여다보는 것은 궁금증을 해소하는 힌트가 될지도 모르겠다.
WWDC 2017, 소문난 잔치에 놀라운 먹거리들
지난해 개최되었던 WWDC 2017은 당연했던 새로운 운영체제 소식에 더해서 다양한 하드웨어를 선보였는데, 홈팟을 처음으로 내놓았고 아이패드 프로 차세대 모델과 아이맥 프로까지 더하면서 하드웨어 이벤트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iOS 11
WWDC 2017에서 선보인 iOS 11에서는 6개 언어에 대한 번역, 사용 습관을 파악하는 기술, 사진 압축률 50%, 카메라 심도 API 공개로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었다.
또한 머신러닝으로 편의성이 높아졌고, 실내 지도 정보를 몇몇 인기 장소에서 제공하기도 했다. 운전자를 위한 ‘운전 중 방해 금지’ 기능이 더해졌고, 통합 제어 센터의 기능도 강화되었다.
아이패드 프로에서 강조된 새로워진 ‘독’ 기능으로 앱 전환기의 역할도 다듬어졌고, 파일 앱을 통해 유연성이 PC 급으로 높아졌을 뿐 아니라 AR Kit을 통해 AR 시장을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tvOS 11, WatchOS 4
한때는 적이었던 아마존이 애플의 최대 협력사가 되면서 아마존 프라임은 날개를 달았고, 애플TV는 매력 포인트를 더했다. 또한 딥러닝 인공지능 서비스를 강조했다.
애플워치는 시리의 기능을 대폭 강화한 시계 페이스를 내놓았고, 토이스토리 캐릭터로 재미 요소까지 추가했다. 월별 챌린지, 운동 이어서 하기 기능과 같은 다양한 기능 및 다양한 운동 기기와 NFC를 통해 연결하는 것까지 범용성이 높아졌다.
macOS 하이 시에라
다음으로 맥에서 드디어 가능해진 VR 기능, 메탈2를 통해서 이전 대비 10배 더 향상된 그래픽 성능을 제대로 구현하기도 했다. 수많은 그래픽 엔진을 맥에서 구동하며 자유롭게 VR 콘텐츠를 만들고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안전한 웹 브라우저라고 자랑하기도 했던 하이 시에라는 다양한 보안 기능을 더했고, HEVC를 통해서 40%의 높은 압축률로 공간 효율성을 높여주기도 했다. 메일은 35%의 공간을 더 확보했고, 세세한 기능 변화도 더해졌다.
예상을 넘어선 하드웨어 잔치
가볍게 살펴본 소프트웨어의 변화들은 1년 동안 애플이 놀지 않았음을, 그리고 소프트웨어적인 변화가 작다면 작겠지만 이러한 변화들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전체적인 사용자 경험을 완성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줬다.
그러나 이러한 소프트웨어 변화를 넘어선 하드웨어 잔치가 된 WWDC 2017은 예상을 넘어선 변화들을 가득 담고 있었다.
아이맥 프로
예상치 못했던 아이맥 프로는 처음으로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를 품었고, 발열 처리 능력이 무려 80% 더 향상되었다. 최대 18코어 제온 프로세서를 품으면서 22테라플롭스까지 향상된 엄청난 올인원 PC가 되었다.
최상위 모델이 아니더라도 이미 맥 프로의 성능을 넘어선 아이맥 프로는 27인치 5K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생생한 색감을 그대로 품었고, 최대 2대의 5K 디스플레이로 화면을 확장하는 기능까지 더했다.
하드웨어를 별도로 조립하는 경우보다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면서 애플에서 보기 드문 ‘혜자’ 제품으로 불리는 아이맥 프로는 4,999달러부터 시작하며 최대 가격이 1,000만원을 넘기 때문에 프로슈머, 프로페셔널을 위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패드 프로
지금껏 애플이 유지해왔던 9.7형 아이패드의 정체성은 얇은 베젤과 함께 10.5형 아이패드 프로를 통해서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줬는데, 베젤을 줄이고 화면은 키우면서 화면이 20%가량 더 커지는 효과까지 더했다.
A10X 퓨전 칩셋으로 4K 영상 편집 및 3D 모델링까지 더욱 유연하게 가능해진 아이패드 프로는 120Hz 프로모션을 통해서 더욱 부드러운 스크롤과 화면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12.9형 모델은 베젤이 기존과 동일하지만 마찬가지로 놀라운 퍼포먼스와 대화면을 무기로 생산성을 더해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홈팟
인공지능 스피커 가운데서 ‘음성인식’에 더욱 큰 비중을 두고 있는 홈팟은 초기 판매량에 있어서 아쉬운 실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운드를 중점적으로 내세운 가정용 음성인식 스피커라 부를 수 있다.
애플뮤직과의 연계성이 뛰어난 홈팟은 공간을 인지해서 가장 최적화된 소리를 들려주며, 사운드가 크게 출력되는 상황에서도 사용자의 목소리를 잘 잡아내는 똑똑한 마이크 기능까지 품었다.
올가을에 더해질 스테레오 기능을 활용하면 홈팟 2개를 통해서 스테레오 스피커를 구축할 수도 있고, 애플 A8 칩셋을 자체적으로 탑재하며 똑똑한 스피커가 되었다.
WWDC 2018, 기대되는 제품은?
우선, 상반기에 출시되거나 공개되었던 제품들인 아이폰,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북 시리즈에 대한 새로운 버전이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치가 더해지고 있다.
가장 확률이 높은 제품은 지난해에도 WWDC 2018에서 공개되었던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가 있는데, 이번에는 아이패드 저가형 모델의 가격을 더욱 낮추며 진입장벽을 낮춘 제품을 출시한다는 루머까지 더해졌다.
즉, 애플이 일반 소비 시장용 제품과 프로슈머용 제품을 완전히 나눈다는 것이다. 차세대 아이패드는 200달러대로 출시된다는 루머와 함께 기본 기능에 집중하게 되고, 아이패드 프로 라인업은 베젤을 더욱 줄이고 페이스ID를 품으면서 홈 버튼이 제거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아이패드 : 새로운 컬러 및 저렴해진 가격
아이패드 프로 : 베젤 축소, 디자인 변화, 홈 버튼 제거, 페이스ID 적용
개인적으로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는 특히나 12.9형에서 베젤을 줄일 필요성이 느껴졌고, 3D 터치를 더하고 아이폰X과 동일한 UX를 품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했다. 현재 아이폰X은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제스처를 하는 방식에 따라 경험이 달라지게 되어 있다.
그래서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함께 사용하면 다소 혼동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경험을 통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소 침체된 3D 터치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아이패드 프로에서 3D 터치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기대되기도 했다.
또한 차세대 애플 펜슬을 통해서 펜촉을 바꾸는 기능도 필요해 보였는데, 지금도 물론 만족스러운 애플 펜슬이 펜촉 변경 기능으로 보다 더욱 실제 펜과 같은 느낌을 준다면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애플 펜슬의 배터리 소모 시간을 비롯해서 배터리 누수 현상과 같은 아쉬움을 덜어줄 필요성도 있었다.
아이폰SE : 노치 디자인 적용, 화면 크기 및 디자인 변화
맥북 : 새로운 맥북 에어 출시, 맥북 13형 모델 출시
다음으로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차세대 아이폰SE가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는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프로덕트 레드 에디션의 아이폰8, 아이폰X이 등장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일 검은색 + 빨간색 조합의 아이폰X이 등장한다면 다시금 애플 마니아들의 구매 욕구를 더할지도 모르겠다. 또한 아이폰SE가 리프레시 되면서 성능을 높이고 화면을 키울지의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맥북은 가을로 예상되고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맥북 에어 혹은 맥북 13형 모델이 출시될 가능성이 들려오며, 맥북 에어일 경우라면 999달러 미만으로, 맥북 13형 모델일 경우라면 퍼포먼스를 높인 생산성 모델로 선보일 가능성이 엿보인다.
다소 클래식한 디자인의 아이폰SE 및 저렴한 맥북 시리즈를 통해서 더욱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개발자 컨퍼런스에 거는 기대감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인 WWDC에 일반 소비자들이 기대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제 앱 마켓이 활성화되고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모바일 시장은 곧 모두가 소비자이자 모두가 생산자가 될 수 있는 거대한 플랫폼이 되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음악을 서비스하며 앱을 소비하고, 누군가는 영화를 서비스하며 게임을 소비한다. 당장 SiriKit™, HomeKit™, HealthKit™, GymKit™, MusicKit™, ResearchKit® 및 Core ML™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킷이 개발자들을 기다리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차세대 하드웨어를 선보이는 자리가 되기도 했던 WWDC는 놀라운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한 하드웨어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애플의 장점인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를 함께 맛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받는 것일지도 모른다.
올해 WWDC 2018을 통해서는 과연 어떠한 소프트웨어 먹거리들을 내놓고, 흥미로운 하드웨어를 선보이게 될지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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