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약으로 갤럭시S9 및 갤럭시S9 플러스를 모두 구입하게 되면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갤럭시S9을 한국에서 구입하는 방법이나 가격은 다른 선택지가 없다.
사전예약 이후에는 혜택이 더욱 줄어들 뿐 아니라, 법이 지정한 ‘합법적’인 테두리 아래서라면 삼성이 공식 출고가를 내리거나, 이통사가 대대적인 지원금을 뿌리지 않는 한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아직까지 ‘단통법’이 예전과 동일하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지원금 상한제는 사라진지 오래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된 것이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지금껏 단통법의 뒤에 숨어서 합법적으로 지원금을 짜게 주던 통신사들은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된 이후에도, 선택 약정 할인율인 25%에 준하는 지원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원금만 책정하는 상황이다.
반면에 미국은 경쟁적으로 통신사들이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갤럭시S9이 출시되기 무섭게 1+1 혹은 50%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소비자 혜택을 늘리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소비자들을 최소 2년간 자사의 통신 서비스에 묶어두려는 회사의 전략도 숨겨져 있겠지만, 기업의 경쟁은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한국에서라면 꿈꾸기도 힘든 혜택을 미국에서는 최신폰에서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미국’이라는 단어와 ‘갤럭시S9 1+1’이라는 문구만 보고는 제조사인 삼성을 비난할지 몰라도, 이러한 프로모션과 특가 행사는 아이폰 역시 동일하게 진행했다는 점에서 통신사들의 경쟁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자면, 미국의 버라이즌에서는 갤럭시S9 두 대를 정가인 799.99달러로 구입하게 되면, 한 대의 구매 가격을 24개월에 걸쳐서 요금 크레딧으로 돌려받는다. 즉, 요금 할인 명목으로 추가 할인이 들어가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서 150달러 상당의 선불 카드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실질적인 혜택이 상당하며, 물론 삼성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이나 제조사 사은품도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이통사인 AT&T에서는 갤럭시S9 한 대를 구입하더라도 50%를 돌려받을 수 있는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인데, 395달러를 요금 크레딧으로 돌려줘서 요금을 대신 결제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구형 모델의 가격을 내리는 정책도 선보이고 있는데, 아마존의 경우는 기존에 724.99달러인 갤럭시S8을 599.99달러로 크게 인하했고, 갤럭시노트8 역시 699.99달러로 인하해서 판매하고 있다.
즉, 미국의 이통사 및 소매점에서는 한국의 규제화된 테두리와 달리 자유롭게 가격을 결정하고 변경하며 이벤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원하는 조건에 맞춰서 구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지금껏 단통법이라는 이름 아래 추가 보조금은 ‘불법’으로 분류가 되었고, 지원금 상한 제도가 사라진 상황에서도 이통사들은 대대적인 프로모션 및 이벤트를 선보이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역차별을 당하는 현실이다.
더구나 제조사 차원에서 제공되는 사은품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중고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갤럭시S9 사전예약 사은품은 시장 질서를 해치는 또 다른 미꾸라지가 되고 있다.
제조사에서는 보다 더 실질적인 혜택을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모션을 기획하거나 합리적인 출고 가격을 산정할 필요가 있고, 이통사는 실질적인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이 찾아가는 서비스를 선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인 5G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중국의 화웨이는 통신 장비를 무기로 시장의 저변을 넓히고 있고, 미국의 이통사들은 경쟁 속에 성장하며 소비자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즉, 갤럭시S9 1+1 및 50% 할인에 화가 나는 진짜 이유는 단순히 제조사의 소극적인 태도가 아닌, 이통사의 경쟁 실종에 있다.
과연 한국의 통신 시장과 제조업의 현실은 어떠한지, 누구를 위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인지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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