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것은 하나 밖에 없다던 아이폰6s는 역설적으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사실 아이폰6 사용자가 아이폰6s를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느낄 리는 만무하다.
역대 아이폰 가운데 가장 많은 첫 주말 3일 판매량을 기록한 아이폰6s지만 아이폰6s는 역설적으로 가장 위기에 봉착한 아이폰이기도 하다. 처음으로 아이폰의 판매량이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애플은 아이폰6s를 위해 배터리 용량까지 희생하면서 탭틱 엔진을 탑재했고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3D 터치까지 도입했다. 그러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3D 터치가 실제로 유용한지에 대해서도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아이폰6s는 동네북이 되었다. 심심하면 아이폰보다 ㅇㅇ가 더 좋다면서 카메라를 비교하거나 배터리 용량을 비교하며 비교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국내로 보자면 ‘제 2의 이효리’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보다 최근 소식에 귀를 기울여보자. 갤럭시S7은 등장하면서 스마트폰의 새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도무지 떠오르지를 않는다. 갤럭시S7에 어떠한 ‘새로움’이 있었는지를 생각하자면 머리가 더욱 복잡해진다.
스펙이야 당연히 좋아졌고, 삼성이 강조하는 카메라 성능 역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것 같기는 하다. 여기에 방수 기능과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도 장착했고 배터리 용량도 더 늘렸다.
스펙이야 당연히 좋아졌고, 삼성이 강조하는 카메라 성능 역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것 같기는 하다. 여기에 방수 기능과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도 장착했고 배터리 용량도 더 늘렸다.
용량을 늘리고 고속 무선 충전까지 더했지만 놀라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
고속 충전도 지원해서 더욱 빨리 완충되며 배터리 소모는 나날이 줄어들어서 원데이 스마트폰 사용에도 무리가 없을 정도. 그러나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새롭지가 않다’
새롭다는 것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갤럭시S7이 보여준 새로움이란 예측 가능한 변화였기 때문이다. 늘 그래왔듯 당연한 만큼의 변화만을 보여줬고 그것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그 사이, 진짜 새로움이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며 등장한 G5는 진짜 새로웠다. 프렌즈를 통해서 실제로도 전혀 다른 스마트폰이 될 수 있기 때문. 어떠한 모듈을 끼우고 연결하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는 것이다.
8가지에 이르는 프렌즈를 통해 전혀 다른 스마트폰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그 가운데 2가지의 모듈을 통해 매직 슬롯에 직접 연결해서 스마트폰과 하나가 되어서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2개의 카메라를 한 장에 담아주는 신기한 기능을 선보인 G5 ▼
모듈 방식의 프렌즈가 시장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게 될지는 지켜봐야겠다 ▼
제법 새로운 기능을 더한 G5는 이번 MWC 2016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폰이 되었고, 외신의 극찬을 받았다. 실제 폰아레나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스마트폰이 바로 G5이기도 했을 정도.
하지만 여기에도 장밋빛 희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극찬이 무조건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 대중은 쉽게 흥미를 잃고 쉽게 다른 것에 관심을 두기 때문에 G5가 넘어야 할 산이 높다는 평가도 많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었다. 다른 말로 해서 ‘흔한 폰’이 된 것이다. 처음 스마트폰이 등장할 당시만 하더라도 피쳐폰이라는 전혀 다른 방식의 휴대폰이 대중화된 상황이었다. 즉, 스마트폰은 ‘별에서 온 그대’였다는 것.
하지만 이제 스마트폰은 소위 말해 강아지나 송아지나 모두 사용하는 폰이 되었다. 심지어 4,000원짜리 스마트폰까지 등장할 정도이니 대중화에 있어서 스마트폰만큼 흔한 것도 드물 것 같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스마트폰 업체는 한동안 기대를 가지고 새로운 스마트폰을 내놓았고, 이슈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스펙은 고만고만해졌고 스마트폰도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재미있는 앱을 깔고 설치하고 사용하던 사용자들이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앱을 찾거나 신기한 앱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실제 새로운 앱을 설치하는 비중은 나날이 줄어들고 있고 사용하는 비중은 더욱 급격히 꺾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스마트폰이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서 더 이상 스마트폰이 특별해지지 않게 되었고, 이로 인해서 스마트폰으로 하는 일들은 비슷해졌고 같아졌다. 제조사가 말하는 차별화된 제품도 더 이상 독특하다거나 갖고 싶지 않은 것이다.
스마트폰을 켜서 최근 실행 목록을 살펴보자. 배터리 관리 앱을 켜서 배터리 소모량이 많은 앱을 살펴보자. 많아도 10가지를 넘기는 힘들 것이다. 혹시나 많은 앱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불과 몇 가지 앱의 비중이 대다수일 것이다.
웹서핑을 하고, 문자를 주고받고, SNS를 사용하고, 게임을 하는 일. 사진을 찍어서 공유하고 몇 가지 독특한 앱을 사용하는 일. 일정을 관리하고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앱을 사용하는 일에 스마트폰 사용이 한정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방수 기능도 이제는 그다지 놀랍지 않다 ▼
그런데도 제조사들은 카메라가 더 밝아졌다거나, 스마트폰이 더 빨라졌다고 홍보하고 있는 현실이다. 실제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케이스를 씌워서 1mm 얇아진 것은 체감하기도 힘들고 카메라는 어차피 다들 비슷한 스펙인데도 말이다.
제아무리 카메라가 좋아도,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있더라도 결국은 사람에 따라서 결과물은 전혀 달라질 뿐이고 게임도 중요한 것은 성능보다는 사용자의 기술에 달렸을 것이다.
그래서 놀랍지 않다. 아이폰6s도 갤럭시S7도, 심지어 있는 친구 다 데려온 G5까지도. 잠깐의 호기심이라면 호기심일까. 이제는 갤럭시 S 7도, 지금 사용하는 폰이 꼴뚜기로 보일 정도로 새로운 폰이 새롭지는 않은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기존의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 자주 언급했던 이야기지만 고 스티브 잡스가 했던 유명한 일화가 있다. 마차를 타고 다니던 시절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탈것을 예상하라고 하면 ‘더 빠른 마차’에 그친다는 것 말이다.
그들이 알고 있는 유일한 ‘탈 것’이라고는 마차 밖에 없었으니 그럴만했다. 그들이 과연 바퀴 4개가 달린 자동차를 예상할 수 있었을까? 수직으로 상승하는 헬리콥터나 대륙을 횡단하는 비행기를 예측이나 할 수 있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무언가를 보여주기 전까지는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지도 못한 채 살아간다. 즉, 눈에 보이는 것을 토대로 판단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만일 원시 아프리카로 가서 예전의 피쳐폰을 보여준다면 그들에게 있어서 그 폰만큼 놀랍고 신기한 것은 없을 것이다. 지금은 너무나 흔해진 카메라도, 웹서핑도, 동영상 재생도 안되는 그 폰을 말이다.
새로운 폰을 구입하더라도 그것으로 하는 일은 크게 변하지는 않는다 ▼
이제는 이러한 스펙을 봐도 큰 감흥은 없다. 오히려 당연한 변화라고 생각될 정도가 되었다 ▼
하지만 우리 역시 그렇다. 지금 눈에 보이는 것에 그치고 있다. 지금의 관점에서 더 좋은 폰이란 배터리가 더 오래가고, 화면이 더 밝아서 낮에도 잘 보이고, 밤에도 눈에 보이는 그대로 찍어 주는 카메라를 기대하는 정도에 그칠지 모른다.
그렇지만 진정한 놀라움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오게 된다. 처음 아이폰이 등장하고 아이패드가 등장했을 때처럼, 가로본능이 등장하고 방수폰이 등장했을 때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새로움은 사용자를 향해야만 할 것이다. 진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VR 기기를 둘러쓰고는 길거리 한가운데 서서 허공에 손짓을 하며 SNS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용자들의 삶을 더 편하게 만들어주고,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것. 어쩌면 지금으로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스마트폰의 변화를 먼저 선보이는 기업만이 지금까지 누구도 해내지 못한 스마트폰 2.0을 보여줄지도 모르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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