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역시 삼성이었다. 갤럭시S7이 MWC 2016을 통해 공개된다는 소식이 들릴 때만 하더라도 이 제품을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이미 갤럭시S7을 만져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
삼성은 언제나 그랬지만 마케팅의 귀재다. 애플 못지않게 마케팅을 잘 해오며 지금까지의 삼성을, 갤럭시를 만들어왔다. 그저 고만고만한 안드로이드폰 가운데 하나가 될 수도 있었지만 명실상부한 안드로이드폰의 ‘이름’이 된 것이다.
그 방식을 보자면 실로 놀랍기만 하다. 애플이 놀라운 도전을 했고 새로움을 선보였다며 치켜세우는 경우도 많지만, 삼성 역시 그에 못지않다. 비운의 폰이라고는 하지만 아이폰과 전면전을 선포했던 옴니아부터 갤럭시S, 갤럭시 노트까지 대중에게 제대로 각인시킨 것이다. (그것이 좋은 의미이든 그렇지 않든, 아무튼)
갤럭시S를 통해, 그것이 마치 아이폰과 동급의 폰이라는 듯 당당히 홍보를 했고 이후 갤럭시 노트를 통해 더 큰 화면과 스타일러스 펜을 대중화시키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물량공세 역시 부족함이 없었고 그렇게 삼성은 지금까지 온 것이다.
#1. MWC 2016에서 공개
삼성이 갤럭시S7을 위해 선택한 이벤트는 MWC 2016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3월 1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15에서 공개되었는데, 지난해 역시 MWC에 앞서 빠르게 신제품을 선보였다.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전략이다.
MWC를 통해서 각 제조사들은 자사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한 해를 열어줄 제품부터 기술력을 보여주는 컨셉 제품과 시제품을 선보인다. 하지만 삼성은 전혀 달랐다.
삼성이 갤럭시S7을 위해 선택한 이벤트는 MWC 2016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3월 1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15에서 공개되었는데, 지난해 역시 MWC에 앞서 빠르게 신제품을 선보였다.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전략이다.
MWC를 통해서 각 제조사들은 자사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한 해를 열어줄 제품부터 기술력을 보여주는 컨셉 제품과 시제품을 선보인다. 하지만 삼성은 전혀 달랐다.
수천 대에 이르는 기어 VR을 모든 기자단에게 배포하며 개막식을 VR로 직접 체험하게 하면서 새로운 갤럭시S7 뿐만 아니라 기어 VR이 얼마나 실감 나는지를 직접 느껴보고 그것을 언론이 알려주기를 바란 것이다.
기대와 일치하게, MWC의 포문은 삼성이 열었고 (올해의 경우는 실제로 LG가 더 빠르기는 했지만) 삼성은 MWC 2016 기간 내내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무료 광고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2. 전국 체험존 개설
MWC 2016이 끝나기 무섭게 삼성은 체험존을 열었다. 그것도 전국적이고 대대적으로. 규모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전국의 거의 모든 매장에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가 풀렸다고 보면 될 듯하다.
이러한 물량공세는 허울뿐인 관심을 실체로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좋은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MWC 2016의 폐막과 함께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식을 수도 있었지만 삼성은 시기를 놓치지 않고 직접 체험해보도록 한 것이다.
이로 인해서 굳이 찾아가지 않더라도 곳곳에 비치된 갤럭시S7은 인터넷에서 여전히 뜨거운 감자가 되었고, 계속해서 체험기 및 실물에 대한 평가와 반응기가 올라오고 있다.
이만큼이나 돈이 들지 않는 홍보가 또 있을까. 물량이야 어차피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언제라도 필요한 것이지만 이렇게 무료로 언론과 여론이 홍보를 해주는 것은 갤럭시S7의 흥행에 꼭 필수적인 요소일 것이다.
#3. 보다 빠른 예판 소식
또한 이번에도 삼성은 빠르게 예판 소식을 전했다. 사실 MWC 도중에도 예판 소식이 알려질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는데, 이로 인해서 소비자들은 곧 구매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즉, 이번에 소개된 제품에 대해 알아보고, 매장에서 만져보고, 예약한 다음 바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막연히 새로운 제품이 등장했으며 곧 출시된다고 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더구나 3월 초순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말 그대로 스마트폰 제조사로서는 대목이기도 하다. 바로 이러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활용하는 삼성은 역시나 마케팅의 귀재라 불릴만했다.
#4. 전작보다 낮춰진 가격
바로 조금 전 들어온 소식이라면, 삼성의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의 가격이 정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가격이 이전 제품인 갤럭시S6보다 저렴하다. 큰 폭은 아니지만 합리적으로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7은 32기가 모델 기준 836,000원으로, 갤럭시S7 엣지는 32기가 모델 기준 924,000원으로 정해지며 이전 갤럭시S6보다도 가격을 최대 55,000원 더 낮추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 가격이 실제 판매가로 확정될 경우 얻는 이익이라면 당장은 소비자가 갤럭시S7을 구매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갤럭시S6보다 낮아진다는 것이고, 이것은 그 폭이 작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긍정적인 효과가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의 접목과 함께 신제품이라며 가격을 올린다면 비난 여론과 함께 소비가 주춤해질 가능성이 크지만, 발 빠르게 가격을 낮춤으로 아킬레스건을 효과적으로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5. 꼭 알맞은 출시일
삼성은 1년에 두 가지 플래그십 제품을 선보인다.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그 주인공인데, 삼성은 이 제품의 텀을 대략적으로 6개월 정도로 잡고 있다.
보다 정확히 따지자면 갤럭시S 출시 이후 갤럭시 노트의 등장 기간이 더 짧기는 하지만 대략적으로는 6개월이라고 볼 수 있다. 실질적인 판매일을 기준으로 봄과 가을로 나뉘기 때문.
아무튼 가을에 출시되는 갤럭시 노트는 더 커진 아이폰 시리즈와 맞대결을 하며 아이폰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내는 반면, 갤럭시S는 여느 제조사와 같이 봄에 등장하는 다른 안드로이드 신제품을 훌륭하게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삼성은 언제나 최우위에 서 있게 되는 것이다. 봄에는 갤럭시S를 통해, 가을에는 갤럭시 노트를 통해 언제나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다른 폰과 비교가 되며 이슈를 몰고 올 수 있고 이것은 판매량으로 이어질 것이다.
#6. G5에 대한 침묵
엘지는 이례적으로 삼성과 맞대결을 선택했다. 그리고는 보란 듯이 삼성보다 5시간 더 빨리 신제품인 G5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G5는 해외 외신의 평가에서도 갤럭시S7을 제칠 정도의 이슈 제품이기는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삼성은 조용하기만 하다.
마치 삼성이 매년 애플을 도발하지만 정작 애플은 침묵을 지키는 것과 같다. 즉, 자존심을 내세우는 것이다. 현재 상황은 어쨌든 삼성이 우위에 있고 엘지가 도전을 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삼성은 스스로의 길만 가고자 한다. 굳이 별도로 엘지 제품에 대한 언급이나 관심을 두는, 견제하려는 반응을 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도 삼성이 엘지의 신제품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음을 뜻할 수도 있기 때문.
애플이 그러했듯, 삼성 역시 자신만의 제품에 집중하며 갤럭시S7에 올인하고 있다. 훌륭한 선택일 것이다. 여전히 안드로이드폰에서 일인자인 삼성의 여유이자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7. 제품과 브랜드의 힘
삼성은 여전히 안드로이드 제조사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크며 1위를 유지하는 기업이다. 이것 자체에 엄청난 홍보 효과가 있고, 이로 인해 삼성이 내놓는 갤럭시S7은 더욱 특별한 폰이 된다.
자존심과도 같은 엑시노스 칩셋을 여전히 갤럭시S와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 탑재하고 있으며, 동시대의 여느 스마트폰에도 밀리지 않는 스펙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한 마디로 있을 것은 다 있는 폰인 셈이다.
결국 기본 바탕이 훌륭한 삼성이라는 브랜드와 갤럭시라는 브랜드 네이밍은 갤럭시S7이 더욱 특별한 폰이 되도록 만들어줬다. 더구나 이번 MWC 2016에서는 페이스북의 CEO까지 초빙할 정도였으니까.
삼성이라는 이름과 갤럭시라는 브랜드, 거기다 갤럭시S 시리즈라는 것은 곧 삼성의 얼굴과도 같은 제품이라는 의미일 것이고, 이것 자체에 큰 홍보 효과가 있음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 지키려는 삼성, 뺏으려는 엘지
엘지는 이번 MWC 2016을 통해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뎠고, 또한 호평을 얻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잘 만든 제품을 얼마나 잘 판매하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호평이 기업의 영업이익을 책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과 여론, 네티즌이 아무리 호평을 하더라도 정작 기업을 먹여 살리는 것은 그러한 호평이 아닌 실제 지갑을 열어서 돈을 지불하는 절대다수의 소비자임을 기억해야 한다.
삼성보다 길게는 한 달이나 늦게 출시되는 G5가 과연 어떠한 전략으로 대중의 마음을 다시 G5로 돌아오게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엘지 역시 스스로가 말했듯, 삼성과 애플의 훌륭한 대안이 되기를 바란다.
나날이 거세지는 중국 기업들의 견제와 세계 경기의 침체는 곧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사망을 의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위기는 곧 기회다. 삼성과 엘지의 승승장구를 기대해봐야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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