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일, 국내 휴대폰 시장을 뒤엎은 하나의 정책이 시행되었다. 이름하여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인데, 일명 단통법으로 불리는 이러한 법을 통해 휴대전화의 개통에 따른 보조금이 법적 규제 대상이 된 것이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보조금의 규모나 범위, 지원 대상은 모두 판매자의 재량이었다. 다른 모든 재화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이러한 정책은 당연하게도 스마트폰에도 해당되었지만 이제는 ‘불법’이 된 것이다.
2014년 10월 1일 이후에는 법정 한도인 27만원 미만으로 보조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후 한 차례 인상으로 법정 최고 보조금은 30만원, 여기에 15%의 추가 지원금 지급이 현재로서는 최대의 공시 지원금이 되고 말았다.
누구는 비싸게 구입하고, 누구는 저렴하게 구입하던 기존의 혼탁한 스마트폰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등장한 법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결과는 모두가 비싸게 구입할 수밖에 없는 법이 탄생한 것이다.
프리미엄에 쏠린 소비자들
하지만 이러한 단통법의 시행은 아이러니하게도 비싼 스마트폰의 소비를 부추기고 말았다. 특히나 아이폰이 최대의 수혜자로 꼽히고 있는데, 이유는 단연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
당시 삼성이나 엘지, 팬택의 스마트폰은 하나같이 판매 가격이 널뛰기를 하고 있었고, 프리미엄 이미지의 지속 시간 역시 상대적으로 아이폰 대비 짧았다. 중고 가격 역시 상당한 차이를 보일 정도로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통법의 시행은 아이러니하게도 비싼 스마트폰의 소비를 부추기고 말았다. 특히나 아이폰이 최대의 수혜자로 꼽히고 있는데, 이유는 단연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
당시 삼성이나 엘지, 팬택의 스마트폰은 하나같이 판매 가격이 널뛰기를 하고 있었고, 프리미엄 이미지의 지속 시간 역시 상대적으로 아이폰 대비 짧았다. 중고 가격 역시 상당한 차이를 보일 정도로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결국 단통법으로 인해 너도나도 비싸게 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조금이라도 더 프리미엄이 유지되고 중고 가격이 더 높은 애플의 아이폰으로 시선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말았다.
당연하겠지만, 이렇게 애플에 치중된 소비자들로 인해서 삼성이나 엘지 모두 타격을 입은 것은 맞지만, 그보다도 더욱 브랜드 이미지가 약했던 팬택이 쓰러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팬택의 위기, 그리고 침몰
팬택은 이미 2012년부터 상당히 위태로운 상태에 처해 있었다. 엄청난 부채를 떠안고 있었던 것, 2013년 말이 되어서는 무려 5,000%를 넘는 부채 비율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로 인해 2014년 초에는 결국 인도의 마이크로맥스에 인수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인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결과 위기는 더욱 현실화가 되었는데, 이러한 위기에 부채질을 한 것이 다름 아닌 2014년 7월에 시행된 이통사들의 영업정지였다.
문제는 이통사들이 일으키고, 이통사들이 정지를 먹었지만, 문제는 스마트폰을 판매할 루트가 사라지면서 최약체였던 팬택은 더욱 쪼들리고 말았으며, 결국 2014년 8월부로 워크아웃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단통법이 2014년 10월 1일부로 시행되며 팬택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는 상황에까지 직면했고, 결국 지난해 5월 26일, 회생 절차를 포기하며 팬택은 침몰하고 말았다.
이통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
팬택의 위기는 분명 팬택 스스로의 책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팬택이 이러한 위기를 직면한 이유 가운데는 분명 이통사를 통한 스마트폰 판매 정책에도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통사들이 불법을 저지른 결과로 영업정지를 당하더라도 국내 판매량이 절대적인 팬택은 삼성과 엘지와 같이 해외 시장 판매를 통해 수익을 보전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
더구나 단통법의 시행으로 인해 팬택의 스마트폰은 가격 경쟁력을 완전히 잃고 말았으며, 그 결과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브랜드 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말았던 것이다.
팬택 위기의 주요 이유 가운데 포함된 잘못된 스마트폰 판매 시장을 개선하지 않은 채, 가격만 제한하는 이상한 정책을 ‘개선법’이라는 이름으로 내놓게 되면서 팬택뿐만 아니라 절대다수의 소비자들도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단통법의 폐지? 팬택의 위기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단통법 이후 무너져버린 팬택에게 있어서 단통법의 폐지는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현재로서는 단통법으로 인해서 중저가폰의 가격과 프리미엄의 가격이 맞붙을 일은 없기 때문이다.
결과 시장의 흐름은 프리미엄과 중저가폰으로 확실히 나뉘게 되었고, 그 가운데서 새로운 판을 짠 팬택은 스카이라는 이름의 IM-100이라는 모델을 출시하며 제법 괜찮다는 평가를 듣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단통법이 폐지될 경우 자금력이 있는 제조사와 이통사의 합작으로 언제든지 스팟성 버스폰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학습 효과를 얻게 된 소비자들은 다시 버스폰의 등장을 기다리며 중저가폰에서 눈을 돌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논의되는 것은 단통법 자체의 폐지보다는 상한액을 없애자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그 파급 효과는 생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자금력이나 브랜드 가치에서 밀리는 팬택에게 불리한 싸움이기 때문이다.
해법은 단통법의 폐지, 판매 분리 정책
그럼에도 해법은 결국 단통법의 폐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통법을 폐지하고 그동안 이통사에서 판매하던 스마트폰을 제조사의 판매로 일괄 전환하는 것이다. 즉, 스마트폰의 판매를 이통사가 아닌 제조사에서 직접 하는 것.
오픈 마켓을 비롯해 다양한 루트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을 소비자가 구입한 다음, 그것을 이통사에서 등록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개선하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제조사에서의 판매가 경쟁과 이통사에서의 요금제 경쟁으로 인해 모두 혜택을 보게 된다.
또한 이통사의 약정에 얽매이는 것이 아닌, 다양한 이통사 가운데서 선택권이 늘어난다는 점에서도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팬택 또한 중저가폰으로 시장에 판매될 경우 그로 인한 효과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시장의 추세 역시 이통사 대신 제조사 단독 판매로 흘러가는 만큼, 국내에서도 먼저 제도를 올바로 개선해서 주먹구구식의 운영이 아닌, 제대로 된 정책과 판매가 시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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