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이상했던 리콜 발표
사실, 처음부터 이상한 점은 있었다. 하루 걸러 하루마다 폭발 사고가 터졌고,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폭발 의심 신고만 35건이 넘었다고 했음에도 삼성은 그저 리콜을 진행한다고만 발표한 것이다.
즉, 리콜 발표 이후로도 언제든지 갤럭시노트7은 폭발할 수 있었던 것. 리콜을 발표했다고 해서 터질 갤럭시노트7이 터지지 않는 것도 아니고, 폭발 확률이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도 삼성은 그저 리콜을 하겠다는 발표만 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폭발 사고는 연이어 터지고 말았다. 호텔 객실에서, 집에서, 차에서, 들려오는 소문은 괴담처럼 번져나갔고 일부 네티즌들은 갤럭시노트7을 충전할 때면 머리맡에 두지 말고, 물속에 넣어서 충전하라고 할 정도로 불안감이 커진 것이다.
결국 미국이 먼저 나서서 정식 리콜 절차와 함께 기내 사용 금지 등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자 부랴부랴 국내에서도 사용 금지를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당장 추석을 앞두고 삼성의 권고를 바로 따를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지도 의문이다.
✎ 리콜 기한, 내년 3월까지?
처음부터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리콜이 가능한 기한이 내년 3월까지였다는 점이다. 물론, 개인적인 사유로 늦게 방문할 경우에도 리콜이 가능하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사용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이 뒤로 미뤄졌다는 것이 문제였다.
당장 리콜을 받는 대신, 마음 놓고 사용하며 액정이 깨지거나 고장이 나더라도 그때 리콜을 받으면 된다는 생각에 내년 3월까지 미루다가 심지어 갤럭시S8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는 소비자들도 있었기 때문.
강제적인 리콜이 아닌 자발적인 리콜을 진행하면서 결국 소비자들은 그냥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생각을 품고 말았다. 리콜 기한이 내년 3월에 이르고, 10월에는 블랙 오닉스 컬러까지 추가되기 때문에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상당했던 것이다.
처음부터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리콜이 가능한 기한이 내년 3월까지였다는 점이다. 물론, 개인적인 사유로 늦게 방문할 경우에도 리콜이 가능하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사용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이 뒤로 미뤄졌다는 것이 문제였다.
당장 리콜을 받는 대신, 마음 놓고 사용하며 액정이 깨지거나 고장이 나더라도 그때 리콜을 받으면 된다는 생각에 내년 3월까지 미루다가 심지어 갤럭시S8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는 소비자들도 있었기 때문.
강제적인 리콜이 아닌 자발적인 리콜을 진행하면서 결국 소비자들은 그냥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생각을 품고 말았다. 리콜 기한이 내년 3월에 이르고, 10월에는 블랙 오닉스 컬러까지 추가되기 때문에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상당했던 것이다.
✎ 100만원에 이르는 갤럭시노트7의 리콜 방식
사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그렇겠지만 수리를 받거나 교체를 받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직접 센터를 찾아가야 한다. 그 시간과 비용은 모두 개인의 몫이고, 서비스 센터에 따라서는 엄청난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모두 개인의 몫이다.
그럼에도 삼성은 무려 40만명에 이르는 국내 갤럭시노트7 소비자들이 겪는 불편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서비스 센터 하나만을 믿고서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 결국 개인적으로 시간이 되지 않는 소비자들은 리콜을 미룰 수밖에 없는 것이다.
팬택이 국내 시장에 다시 출사표를 던진 이후 내건 것이 택배 방식의 수리 및 교환이었다. 대여폰을 택배로 보내고, 사용자가 사용 중이던 폰을 반납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리 센터의 부족 문제를 해결한 것.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인 삼성의 조처는 그저 주말까지 콜센터를 운영하고 서비스 센터를 열어두는 것일 뿐, 직접 찾아가고 기다리는 과정에서의 불편은 소비자들의 몫이 되고 말았다.
3~40만원짜리 에어컨이나 TV라 하더라도 문제가 생기면 기사가 집으로 찾아오지만, 100만원에 달하는 스마트폰은 그런 서비스 자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불만의 목소리는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 전시 물량까지 수거, 생산은 문제없나?
한 가지 또 다른 의문점이라면, 9월 19일부터 리콜이 진행된다고 한다면 지금쯤이면 이미 수많은 물량이 생산이 되어야 함에도 전시 물량까지 수거할 정도로 물량 공급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삼성은 250만대에 이르는 리콜 물량에 더해, 판매를 위한 물량까지 추가적으로 생산을 해야 하며 동시에 폭발 문제가 없는 안전한 스마트폰을 생산해야 한다. 말 그대로 미션 임파서블에 준하는 상황이다.
과연 9월 19일이라는 리콜 날짜는 문제가 없는지도 의문이고, 삼성의 갤럭시노트7 사용 중지 권고로 인해서 당장 19일부터 몰리게 될 소비자들의 리콜 물량을 감당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 사이 전시되던 갤럭시노트7까지 폭발이 우려되어서 수거가 진행되는 상황. 과연 리콜을 위한 물량은 정상적으로 생산이 되고 있고, 문제는 없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임대폰이 갤럭시J, 비용 절감이 우선?
무엇보다 삼성이 리콜을 발표할 때 언급했던 ‘초기 구매자는 충성 고객’이라는 말을 과연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100만원에 이르는 갤럭시노트7을 예약 구매만으로 구매한 소비자가 40만명에 이르렀기 때문.
그럼에도 삼성은 이들을 위해서는 기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박스를 뜯는 것이 아쉬운 모양이다. 갤럭시S7 및 갤럭시S7 엣지를 제공하던 대여폰을 최근 갤럭시노트7 사용 중지 권고에 따라 갤럭시A와 J까지 확장한 것이다.
갤럭시A는 보급형 폰이고, 갤럭시J는 더욱 저렴한 모델이다. 결국 그랜저를 타던 운전자에게 아반떼 혹은 그보다 낮은 모델을 대여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어 보인다.
과거의 플래그십 모델이었던 갤럭시노트5 및 갤럭시S6까지 총동원을 해서라도 소비자들이 납득이 되는 수준의 대여폰으로 진행을 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 손발이 맞지 않았던 리콜 처리 과정
더욱이 문제가 된 것은, 삼성이 공식적인 언론을 통해 국내에서도 갤럭시노트7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센터를 방문해서 임대폰을 받으라고 이야기를 했음에도 몇몇 센터에서는 이러한 공문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삼성이 부랴부랴 언론에 발표를 한 셈이 되어버린 것인데, 결국 삼성의 발표만 믿고 시간을 들여서 센터를 방문했던 소비자들은 한참의 실랑이를 하고 나서도 그저 센터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센터에 따라서 말이 다르고, 대여폰의 재고가 없다거나, 한참을 기다리게 하는 등의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처음에는 리콜 자체에 대해서 호의적이었던 소비자들도 점점 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 리콜 이후에는 폭발 문제없나?
지금 가장 궁금한 점은 현재 생산되고 있는 갤럭시노트7에 대해서는 꼼꼼하고 철저한 검수 및 생산 과정에서의 설계 변경 등으로 문제가 ‘전혀’ 없는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여전히 삼성은 묵묵부답일 뿐, 아무런 공식적인 입장이 없는 상태. 이대로 미국에서 정식 리콜 발표가 나게 된다면, 미국 내에서의 판매 금지 및 전 세계적인 영향은 더욱 커질지도 모를 일이다.
삼성이 내부적으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고, 현재 생산되는 제품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줘야만 소비자 입장에서 다시금 삼성을 믿고서 갤럭시노트7을 구입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리콜을 받은 이후에 다시금 폭발 사고가 일어나거나 연이어 폭발 사건에 연루된다면 갤럭시노트7 뿐만 아니라 삼성이라는 브랜드 자체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은 보다 솔직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시 나빠진 여론, 삼성의 해법은?
삼성은 리콜을 발표하던 그때부터 갤럭시노트7의 사용 중단을 권고했어야 했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임대폰을 준비해서 소비자들이 납득이 될 만한 방법으로 불편한 부분을 최소화하면서 갤럭시노트7을 수거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었다.
말 그대로 시한폭탄을 들고서 사용하는 것이 되어버린 갤럭시노트7은 연이은 폭발 사고 소식으로 점점 더 이미지가 나빠지는 상황이다. 처음에는 우호적이었던 리콜 발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실제 갤럭시노트7 소비자들 가운데 다수는 꾸준히 삼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소비자던 고정 소비층이 많았고, 삼성을 위해 기꺼이 100만원을 지불한 소비자들이 대다수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삼성의 대대적이고 전면적인 전 세계 리콜 발표는 충분히 좋은 대처였고 좋은 기업의 선례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한다는 리콜 과정에서의 이해하기 힘든 진행 방식은 분명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당장의 손실을 계산하는 셈법 대신, 소비자의 입장이 되어서 소비자가 겪는 불안함이나 불편함을 최우선에 두고 있는지를 다시금 묻고 싶은 이번 갤럭시노트7 리콜 과정.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재검토를 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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