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늦은 밤, 때아닌 에어팟의 출시가 시작되면서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이 구매 버튼을 연속으로 누른 것으로 보인다.
아는 지인도 빠르게 구매를 신청했고 다행히도 다음주 배송이라는 문구를 볼 수는 있었지만, 새벽 사이 엄청난 구매가 이어졌고, 결국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배송란에는 ‘4주’라는 대기 시간이 적히게 되었다.
출시 하루만에 4주 후에야 만나볼 수 있는 에어팟이 된 셈인데, 2달이라는 기다림 끝에 출시된 제품에 대한 대기 수요가 엄청났던 것으로 보인다.
물량 부족을 의심할 수도 있겠지만 각종 커뮤니티를 둘러보며 확인해본 결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구매 수요만 수백명을 넘어섰고, 애플 또한 전 세계 100여개국에 동시 출시를 한 만큼, 물량은 충분히 준비를 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는 결국 에어팟의 인기로 풀이가 되고 있다.
에어팟은 알려진대로 무선 이어폰이면서 블루투스가 아닌, 자체적인 W1이라 불리는 칩셋을 통해 무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동급의 다른 제품들 대비 배터리 사용시간이 훨씬 더 길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1~2시간에 그치는 다른 제품들과 달리, 최대 5시간까지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 번 충전해서 제법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무선 이어폰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인 부분만 놓고서 평가를 하자면 에어팟은 부족한 면도 많다.
음질을 더욱 다듬었다고는 하지만 초기 에어팟 공개 이후 기자들이 평가한 에어팟의 음질은 기존 이어팟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기 때문. 결과적으로 에어팟의 흥행은 애플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애플의 기술에 대한 집착이 결국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나를 위한 수년 간의 집착, 이어팟 사례 톺아보기
애플은 집착으로 유명하다. 대다수의 제조사들처럼 단순히 제품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 무작정 다양한 제품군을 찍어내지는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집착은 당연히도 소비자로서는 만족할 만한 요소로 작용한다.
개인적으로는 이어팟이 그러했는데, 번들 이어폰에 이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회사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공을 들인 결과물이 바로 이어팟이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집착으로 유명하다. 대다수의 제조사들처럼 단순히 제품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 무작정 다양한 제품군을 찍어내지는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집착은 당연히도 소비자로서는 만족할 만한 요소로 작용한다.
개인적으로는 이어팟이 그러했는데, 번들 이어폰에 이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회사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공을 들인 결과물이 바로 이어팟이었기 때문이다.
전작이었던 이어버드와 달리, 다소 독특한 형태를 지닌 인이어 디자인의 오픈형 이어폰이라 불리는 이어팟은 무려 3년간 개발한 결과 탄생할 수 있었다. 600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로 직접 테스트를 실시한 이어팟의 첫 번째 과제는 수많은 사람들의 귀에 꼭 적합한 디자인의 이어폰을 만드는 것과 귀에서 잘 빠지지 않는 사용성을 겸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심지어 매우 추운 곳부터 매우 더운 사막까지, 또한 러닝 머신 위에서 운동을 하거나 격한 운동을 하기도 하는 등 일반적인 이어폰 사용의 범주를 넘어선 곳에서까지 실험을 하며, 귀에서 잘 빠지지 않으면서도 귀가 작거나 모양이 다양한 사람들의 귀에 꼭 맞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애플의 집착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또 다른 번들 이어폰계의 황태자라 불리는 엘지의 쿼드비트와의 평가 역시 몇몇 리뷰들을 살펴보면 서로의 특색이 있을 뿐, 쿼드비트의 음질이 특별하게 뛰어나지는 않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이어팟의 음질에 제법 만족을 했었고 디자인도 무난하고 무엇보다 착용감이 좋아서 나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께도 권해드리는 이어폰이 바로 ‘이어팟’일 정도로 착용감과 음질 모두 준수한 제품이었다.
뒤늦은 출시, 초기 수요가 폭증한 이유는?
에어팟은 처음 등장할 당시부터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제품이었다. 이미 시중에는 음질을 중요시 하는 10만원대 이상 제품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한화로 20만원이 넘는 무선 ‘이어팟’을 구매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애플이라고 하더라도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 무엇보다 디자인 역시 콩나물과 비슷하다며 혹평이 줄을 잇기도 했다.
일견 동감되는 부분도 있었다. 새로운 기기를 내놓으면서 음질을 눈에 띄게 개선한 것도 아니고, 디자인을 전혀 다르게 다듬은 것도 아닌, 기존의 이어팟에서 선만 잘라 놓은 듯한 디자인은 애플답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기술적으로 보자면 이런 초소형 이어폰 가운데 그토록 고음질을 구현한 제품이 있었는가 하면 또 그것도 아니었다.
쉽게 말하자면, 에어팟은 노트북계의 울트라북처럼 성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휴대성이 높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독창적인 사용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어디서나 가볍게 귀에 꽂은 채 음악을 감상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의 작업도 무리가 없다.
실제 착용해본 기자들의 평가를 보더라도 착용감이 우수하고 생각보다 귀에서 잘 빠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을 정도.
결국 에어팟의 초기 수요가 폭증한 근본적인 원인은 하나의 제품도 대충 만들지 않는 애플이라는 브랜드를 믿기 때문이고, 자신이 원하는 기능을 에어팟이 지니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누군가는 무겁고 휴대가 불편한 헤드폰이 싫을 수도 있고, 또 선으로 연결된 무선 이어폰도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에어팟이 그런 점에서 무난한 음질과 제법 오래가는 배터리, 작은 사이즈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한 것은 아니었을까.
에어팟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이야기, 호기심
어쩌면 바로 이것이 애플이 인기를 끄는 비결인지도 모르겠다. 하나의 제품이라도 단순히 실험만을 위한 제품을 내놓거나 미완의 제품을 내놓지 않으니 소비자들이 믿고서 구매를 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애플의 꼼꼼하고 집착하는 태도가 소비자들에게 전달된 것이고 소비자들은 비록 그 제품 자체에서는 크게 흥미를 느끼기 힘들더라도 애플이라고 하니 구매를 해보는 것이다.
실제 커뮤니티에 올라온 수백 건의 구매 이유를 살펴보게 되면, 우선 호기심에 구매를 해보는 분들도 많았고, 한 번쯤은 사용해보고 싶었다거나, 기존의 음질이 좋고 크며 비싼 헤드폰이 있지만 가끔은 가볍게 에어팟만 끼고서 외출을 하고 싶다는 분들도 많이 있었다.
즉, 비용적인 부분에서는 다른 사람이 대신 비싸다거나 싸다고 정의를 내릴 수는 없는 만큼, 구매한 소비자들은 스스로가 원하는 가치를 에어팟이 제공한다고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또한 경쟁 제품으로 삼성의 아이콘X를 언급한 소비자들도 있었는데, 아이콘X가 에어팟과 같은 환경에서 사용을 한다면 1시간 반에 불과한 배터리 타임을 가지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좌우 사운드의 불균형 문제나 페어링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에어팟은 과연 어떠한지를 사용해보려 한다는 분들도 있었다.
결국 에어팟의 경쟁 제품은 유사한 초소형 이어폰 및 스포츠형 제품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시장에서도 에어팟을 닮은 초소형 이어폰들이 8만~9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에어팟을 기점으로 관심을 끌게 된 초소형 이어폰 시장 역시 더욱 활성화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 또한 애플이 바라는 시장의 긍정적인 흐름과 변화일지 모른다.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그 가운데서 애플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했다는 점에서 에어팟은 우선 성공한 제품일지 모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4주 후에 뵙겠습니다. 에어팟 기다릴까 보낼까?
오는 버스는 잡지 않고 타야 한다는 소비자들이 많았고, 그 결과 이미 왔던 버스는 모두 만석이 되어서 떠났다. 그러나 이어서 오는 버스까지 모두 만석이면 택시나 지하철을 타야 할까, 아니면 그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할까?
정답은 없다. 이미 애플의 신제품 출시에 있어서 기다림은 너무나 흔한 일상이 되었기 때문이고 소비자들 역시 이러한 기다림에 익숙하다.
적어도 2주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기다리는 것이 애플 신제품을 초기에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특성이고, 그렇기 때문에 4주의 기다림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도 없다. 또한 당연하다는 듯이 2개월 정도만 지나면 구매 후 하루만에 도착하기도 하는 것이 또한 애플이다.
그만큼 초기 수요에 몰리고 이후에는 판매가 다소 여유로워진다. 세계적으로 주문이 폭주하다가 다소 분산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4주 뒤에야 만나볼 수 있는 에어팟은 기다리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보내는 것이 좋을까?
구매할 계획도 없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겠지만, 꼭 구매를 해야겠다면 우선은 온라인 애플 스토어에서 구매를 한 다음, 다음주부터 물량이 풀리게 될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서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본 다음에 결정하거나, 혹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바로 구매하고 온라인 결제를 취소하는 방법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품귀 현상이 나타나서 2~3주간 기다리는 일들도 허다하기 때문에, 온라인을 제쳐두고 오프라인 구매에만 매달리는 것보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에어팟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실제 구매 후기를 기다려보는 것도 추천한다.
언제나 그렇듯, 모든 제품은 실제 사용 후기를 봐야 확실한 구매 이유나 구매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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