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병기 6호쯤 되면 많은 것이 달라져야 한다. 처음 최종 병기를 꺼낼 때는 아쉬움이 있더라도, 2호와 3호를 거치면서 6호까지 왔다면 이제는 진짜 승부를 걸어봐야 하기 때문. 그 점에서 보자면 엘지의 최종 병기 6호인 G6는 제법 완성도를 높였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아니 지금에서야 기본기를 제대로 챙겼다는 점에서 보자면 나름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방수 기능을 도입했고, 배터리 용량을 높였으며 동시에 배터리 효율까지 끌어올리며 사용 시간을 대폭 늘린 것이다.
거기다 전작인 G5가 화면이 작은 폰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지만, 이번에는 18:9 비율의 5.7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음에도 G5와 비슷한 크기로 그립감은 높이면서도 동시에 화면은 키우는데 성공하며 대중이 원하는 것을 상당히 고심해서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쉬움이 남았던 광각 카메라 역시 1300만 화소로 일반각 카메라와 같아졌고, 안드로이드 7.0 누가 OS로 최신 규격에 맞췄을 뿐 아니라 무게 역시 163g으로 무난하거나 제법 가벼운 수준으로 부담을 줄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정사각형 2개를 나란히 놓을 수 있는 18:9 화면 비율을 제대로 활용한 앱까지 선보이면서 실용성을 강조한 G6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장기를 가졌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완벽한 제품은 없다고, G6 역시 하나하나 뜯어보자면 아쉬움이 남기도 했는데, 가장 큰 아쉬움이라면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고 하기에, 특히나 2017년을 맞이할 첫번째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고 하기에 부족한 스펙과 퍼포먼스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최종 병기로 불리는 G6의 힘겨운 싸움은 올해도 여전히 이어지지 않을까 싶은 우려가 들기도 했다.
#1. 다소 뒤로 밀려난 퍼포먼스
애플은 언제나 새로운 아이폰을 내놓으며 이전 세대 제품 대비 몇%가 좋아졌는지를 대대적으로 알린다.
이번 아이폰7 시리즈 역시 아이폰6 대비 두배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인다며 대대적인 스펙 향상을 언급했는데,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러한 스펙 자체가 사용자 경험에 있어서 실제로 2배나 되는 퍼포먼스의 차이를 가져다 주지는 않더라도 구매에 있어서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또한 퍼포먼스를 대대적으로 알리며, 또한 최적화를 논하며 대중들에게 접근하고 있는 상황.
애플은 언제나 새로운 아이폰을 내놓으며 이전 세대 제품 대비 몇%가 좋아졌는지를 대대적으로 알린다.
이번 아이폰7 시리즈 역시 아이폰6 대비 두배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인다며 대대적인 스펙 향상을 언급했는데,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러한 스펙 자체가 사용자 경험에 있어서 실제로 2배나 되는 퍼포먼스의 차이를 가져다 주지는 않더라도 구매에 있어서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 또한 퍼포먼스를 대대적으로 알리며, 또한 최적화를 논하며 대중들에게 접근하고 있는 상황.
엘지는 그 사이에서 ‘안정화’를 외치며 가장 최신 칩셋이면서도 안정성이 검증된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여기까지는 좋은 선택일지 모른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눈으로 보기에 V20와 G6의 스펙이 거의 같다고 느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싶다.
1~2달만 기다리면 최신 칩셋을 적용한 삼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8을 만나볼 수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G4와 G5의 거듭된 실패 속에서 G6를 내놓은 엘지보다는 삼성의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자면 엘지가 다른 특단의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2. 가능성 큰 한방, 투트랙 전략의 부재
엘지는 가능성이 높은 한방을 노릴 필요가 있었다. 마치 애플이 아이폰의 화면 크기를 나눠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듯, 갤럭시S7 시리즈와 화웨이 및 샤오미까지도 투트랙 전략으로 같은 시리즈의 제품을 나눠서 출시하듯 다양한 선택지를 줄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기본 모델은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와 4기가 램, 64기가 메모리를 탑재한 가운데, 6기가 램과 128기가 메모리를 탑재한 모델, 256기가 메모리를 탑재한 모델 등으로 세분화가 가능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단일 모델로 승부를 봐야 하는 아킬레스건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즉, 화면의 크기를 5.2인치로 유지한 채 폰의 절대적인 크기를 크게 줄이면서 크게 휴대성을 높인 G6와 지금처럼 5.7인치 대화면과 적당한 크기를 지닌 G6 플러스 모델을 내놓아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투트랙 전략의 장점이라면 가격을 보다 유연하게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이 있고, 또한 실패의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있다.
무조건 최고사양으로 내놓을 경우 판매 감소로 인한 수익성이 하락할 수 있지만, 기본 모델이 5.2인치 화면으로 작고 원가까지 절감할 수 있다면 가격 차이를 10~20만원으로 두고서 최고사양 모델과의 차이를 벌린다면 그 자체로 시장은 더욱 넓어지기 때문이다.
5.2인치 화면의 기본 G6 모델을 70만원대에 내놓고, 6기가 램 및 128기가 메모리 모델을 80만원 초반대에, 5.7인치 및 6기가 램과 256기가 메모리 모델을 80만원 후반대에 내놓는다면 그 자체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질 뿐 아니라 가격이 비싸다는 비판 역시 줄어들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엘지는 여전히 단일 모델로 승부를 보려 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조차 폰을 세분화해서 내놓고 있지만 혼자만의 길을 가면서.
#3. 초고화질 카메라 강조의 부재
이번 G6 역시 카메라 성능의 변화가 있었다. 기존과 달리 일반각 및 광각 모두 1300만 화소 탑재를 통해 화질을 끌어올리고 퍼포먼스를 높인 것이다.
엘지의 주장에 따르면 광각과 일반각 카메라를 변경할 경우의 딜레이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카메라의 성능을 강조해왔던 엘지는 아이러니하게도 G6에는 레이저 오토 포커스 및 컬러 스펙트럼 센서를 탑재하지 않았다.
듀얼 렌즈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이라고 하기에는 화소의 변경 이외에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 셈인데, 이러한 전략은 상당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우선 각 제조사들이 카메라 하나에 들이는 노력과 비교해서 엘지의 주장은 큰 설득력이 없다는 데 아쉬움이 있다. 카메라를 대대적으로 강조했다는 느낌 보다는 그저 개선되었다는 것 정도로 그치고 있는데, 이러한 방향성은 음질에 집중하는 엘지의 전략과는 다소 상이한 느낌이다.
카메라 부분에서 눈에 띄는 변화라고 한다면 매우 빠른 오토 포커스와 정확한 초점, 흔들림 보정, 렌즈의 밝기, 처리 속도, 다양한 부가 기능까지 매우 다양하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 대중들과의 거리는 상당히 멀어 보인다.
그동안 엘지 스스로는 개선되었다고 주장했던 카메라 퍼포먼스가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이번에도 유야무야로 넘어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다.
#4. 화면 밝기 대신 배터리를 선택하다.
G6에서 엘지는 이전 모델과 밝기는 같지만 배터리 소모량은 30% 줄여서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일지 몰라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으로 보자면 둘 다 필요로 하는 스펙이라는 점은 놓친 것일지도 모른다.
소비자들은 대낮에도 더 밝은 화면으로 콘텐츠를 즐기기를 원하고, 또 동시에 오래가는 배터리를 원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엘지는 가장 큰 트레이드 마크였던 탈착식 배터리를 포기하면서까지 방수 기능 지원과 슬림한 디자인을 위해 일체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그러면서 화면 밝기는 기존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 상황.
애플이 아이폰7의 화면 밝기가 개선되었음을 강조하고, 삼성 역시 갤럭시노트7에서 역대 가장 밝은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며 밝기 개선을 강조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은 채 배터리 성능 향상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부분은 물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해결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절대적인 화면의 밝기가 개선되었다는 것이 아닌 배터리의 개선만 있었다는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소비자들이 원한다면 배터리의 희생이 있더라도 밝기를 더 높이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은 부분이었다.
#5. 4년 전 스펙 그대로, 고릴라 글래스 3 탑재
G6의 전면 디스플레이에는 고릴라 글래스 3가 탑재되었는데, 이 모델은 벌써 4년이 지난 구형 모델이다.
물론, 일반 유리와 비교하자면 상당한 장점이 있는 것은 맞지만 이미 고릴라 글래스 5가 나온 시점에서 고릴라 글래스 3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아쉬움이 남는 선택지가 되고 말았다.
엘지의 이러한 선택이 더욱 놀라운 것은 후면부에 처음으로 도입된 글래스 디자인의 마감은 고릴라 글래스 5로 되어 있다는 점에 있고, 더욱 신기한 것은 카메라 부분에는 고릴라 글래스 4를 사용했다는데 있다. 즉, 고릴라 글래스 3부터 5까지 모두 사용한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인 것이다.
물론, 후면부의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겠지만, 전면 디스플레이는 아주 작은 흠집에도 눈길이 가기 때문에 차라리 전면부를 고릴라 글래스 5로 마감하는 것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원가 상승 때문인지 아니면 수급의 문제 때문인지는 몰라도 고릴라 글래스의 차등 탑재는 그 자체로 아쉬움이 되고 말았다.
#6. 무선 충전의 부재, 남겨진 아쉬움들
마지막으로 G6의 스펙을 보자면 다소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고음질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에서는 하이파이 DAC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내장 메모리 역시 대부분의 해외 버전에서는 32기가 모델만 존재한다. 한국을 비롯해 일부 국가에서만 하이파이 DAC 및 64기가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한국판 G6는 무선 충전이 제외되어 있다.
내부 공간의 문제 및 간섭의 문제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엘지의 대답은 각 국가별 니즈에 맞춰서 출시를 하고 있고, 모든 구성을 넣을 경우 발열 문제와 퍼포먼스 문제가 있어 국가별 최우선 가치를 담았다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유럽에 판매되는 G6에는 무선 충전도, 하이파이 DAC도 없다는 점에서 쉽게 납득은 되지 않았다.
물론 삼성도 국가별로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다르게 적용하고는 있고, 애플 역시 아주 세세하게 보자면 조금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지만, 그것이 전체적인 사용자 경험을 완전히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점에서 어느정도 수긍은 가능했었다.
하지만 G6는 국가별로 제법 굵직한 스펙이 있거나 없었고, LG 페이 역시 오는 6월로 예고가 되어 있을 뿐 현재는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4기가 램 또한 2년 전 모델인 V10과 동일한 수준이며,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 역시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전작인 G5와 비슷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는 아킬레스건을 지니고 있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USB-C 타입 단자를 적용했지만 V20와 달리 3.1 규격이 아닌 2.0 규격을 지원해서 속도는 오히려 줄어들고 말았다.
경험을 이야기하는 엘지, 이번에는 통할까?
엘지가 이번에 주장하는 G6의 가치는 ‘경험’에 있다.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탄생한 폰이 바로 G6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소비자들은 무선 충전이 빠진 G6를 아쉬워하고 있고, 탈착식 배터리가 사라진 G6를 마이너 업그레이드라 부르고 있다. 하이파이 음악을 즐기는 분들에게 있어서는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여러 아쉬움들이 있음에도 G6에 거는 기대는 크다.
엘지 플래그십으로서는 첫 방수폰이기도 하고, 기존과 다른 18:9 비율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는 차별점과 곡면 라운딩 처리와 얇아진 베젤까지, 기존 엘지 스마트폰에서 만나보기 힘든 다름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되는 것이다.
아스트로 블랙과 미스틱 화이트, 아이스 플래티넘의 3가지 컬러를 통해 나름의 스타일을 드러냈고, 스마트폰 최초로 돌비 비젼과 HDR 10 규격을 동시에 지원하면서 보는 맛을 제대로 전달할 것으로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기존 쿼드 댁에서 더욱 발전한 쿼드 Sabre DAC을 통한 차별화된 음질 및 방수까지 더하자면 G6는 즐기는 스마트폰으로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과연 내장 스피커와 번들 이어폰의 음질이나 사운드는 어떠할지, 카메라의 성능은 얼마나 개선되었을지, 가장 중요한 사용자 경험은 얼마나 다듬어졌을지를 이어지는 리뷰를 통해 다뤄볼 예정이다.
언제나 그렇듯, 이 세상에 완벽한 제품은 없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엘지가 선택한 것이 엘지가 포기한 것보다 더 큰 가치가 있기를 기대해봐야겠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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