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3곳의 기업이 모든 서비스를 통솔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A라는 선택지가 싫어도 B나 C 밖에 선택지가 없다면 소비자들은 선택권을 잃을 수밖에 없다. 사실상 독과점 체제 속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현재의 한국 통신 시장이 그렇다.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 한창일 뿐 아니라 긍정적인 협력이 아닌 암묵적인 담합 속에서 방치되고 있는 것이 통신 시장에서의 갈라파고스인 한국의 현실이다.
자칭 IT 강국으로 주장하지만 어느 나라도 한국을 IT 강국이라고 인정해주지는 않는다. 굵직한 몇몇 기업들을 제외하자면 한국의 IT 산업은 그야말로 불모지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긍정적인 협력과 연합으로 미래 시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통신사들은 미래 먹거리라고 하는 인터넷, 모바일 시장을 두고서 소비자들을 담보로 잡고는 수익을 올리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유심칩’의 판매 방식과 가격이다.
유심이 뭐길래?
유심은 사용자를 인식시켜주는 칩으로서, 탄생 배경으로는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이 곧 사용자를 의미하던 과거에서 벗어나서, 다양한 스마트폰에 어떠한 유심을 넣는가에 따라서 사용자 인식이나 서비스 제공이 달라지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를테면, A라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B라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싶다면 유심만 교체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편의성을 위한 목표와는 달리, 통신 시장에서 유심은 계속해서 구입해야 하는 그 무언가가 되면서 사실상 가입비를 대체하는 수단이 되었다는 평가가 많다.
유심을 도입한 기본 취지는 통신사별로 나뉘어 있는 스마트폰을 통합하고,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스마트폰이나 통신사를 이동하도록 하는 것이었지만, 현재의 유심 시장은 거듭된 유심의 크기 변화에 더해서 통신사별로 호환이 되지 않으면서 거듭거듭 구입할 수밖에 없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이상한 유심칩의 가격
이통사에서 제공하는 유심칩의 가격은 아이러니하게도 모두 8,800원으로 같다. 예전에는 추가 기능을 더한 유심칩이 만원을 넘기도 했지만 현재는 8,800원의 가격으로 고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궁금할 수밖에 없다. 유심칩은 왜 가격이 같은지, 그리고 왜 매번 구매를 해야만 하는지. 사실상 매번 구매를 해야만 한다면 그것 자체로 유심칩은 또다른 가입비가 되는 셈이고 유심칩의 원래 도입 취지와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유심칩의 원가는 불과 몇 백원 수준이라고 알려지면서 더욱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여기서 바로 독과점의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암묵적인 담합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동일한 가격과 동일한 서비스는 그 자체로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통신사들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심칩의 가격에 대한 논의를 하려고 했을 때도 통신사들은 수익을 문제로 거절했었고, 유심칩을 통한 통신사들의 수익은 매년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이 현실이다. 즉, 유심칩이 돈이 되기 때문에 통신사들은 암묵적으로 유심칩을 통한 경쟁이 아닌 담합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것이다.
해외의 유심칩 가격은?
해외의 사례를 찾아보자. 이미 많은 국가들에서 유심칩은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로 분류가 되어서 비용을 별도로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대다수의 국가들은 1천원에서 4천원 정도의 비용으로 유심칩을 판매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테면 프랑스는 5,000원이 되지 않는 가격으로 유심칩을 판매하고 있으며, 호주는 2,000원도 되지 않는 가격에 유심칩을 판매하고 있다. 물가 및 GDP를 고려하자면 매우 저렴한 편임을 알 수 있다.
즉, 유심칩의 기본적인 가격 자체가 낮을 뿐 아니라 통신 서비스 및 국가에 따라서는 무료로 제공하는 곳도 많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는 독과점 체제인 통신 시장에서 통신 3사의 유심칩 가격은 8,800원으로 동일할 뿐 아니라 통신사를 바꿀 때마다 그에 맞춰서 새롭게 구매를 해야만 한다.
구형 유심칩을 사용하기 위해서도 기준에 맞춰야 하고, 무엇보다 추가 구매를 비롯해서 사용자가 원해서 새롭게 구입할 경우에도 아주 조금의 비용 인하도 없이 정가에만 판매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유심칩에 대한 통신사의 입장은 단호하다. 정해진 가격 그대로 판매하고 있으며 재구매를 하는 경우에도 원래의 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해외에서의 유심칩에 대한 접근 방식과는 상당히 다름을 알 수 있다.
정책 위에 올라선 통신사, 해법은?
최근 선택 약정 요금 할인율을 20%에서 25%로 높이자는 법안을 추진하자 통신사들은 법적인 대응까지 고려한다며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20%로 고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왜 그만큼의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는지,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단통법에 대해서는 왜 순순히 순응했는지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유심칩 역시 동일하다. 누가 보더라도 담합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제재를 할 수가 없을 뿐 아니라, KT는 6개월 이상 사용하지 않은 유심칩의 재사용이 불가능하게 막아둘 정도로 유심칩을 통한 판매 수익에만 혈안이 된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알뜰폰 업체들은 경쟁으로 인해서 가입비와 유심비를 모두 받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즉, 경쟁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유심칩의 가격이 똑같은 상황은 결코 벌어질 수 없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유심칩을 거듭거듭 구입할 수밖에 없으며, 이 비용은 눈 먼 돈이 되어서 통신사들의 쏠쏠한 수익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담합에 대한 재정의를 비롯해 독과점 기업에 대한 보다 강도 높은 제재와 법적인 제도가 필요하다. 경쟁을 하지 않아서 강제적으로 할인율을 높일 수밖에 없는 구조와, 사실상 같은 비용에 같은 혜택만 제공하는 통신 서비스라면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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