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비싼 아이폰6, 애플은 정말 폭리를 취하는걸까?

아이폰은 비쌉니다. 사실상 현재 판매되는 전세계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비싼 제품이 다름아닌 아이폰이 아닐까 합니다. 단일 제품으로 이렇게 비싼 가격과 함께 이렇게 많이 판매되는 폰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조사 장려금이라는 명목상의 지원금조차 없습니다. 오히려 판매점을 상대로 조건을 내걸고 있으며 단독 판매 부스를 설치하라고 큰소리를 칠 정도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애플은 전세계를 매료시킨 것일까요? 그보다 먼저, 애플은 정말 폭리를 취했던 것일까요?

  애플이 만든 것은 아이폰이 아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습니다. 한때 하얀색 이어폰 = 애플이라는 인식이 생겨날 정도였는데요.

그만큼이나 '당연한 것'을 '특별한 것'으로 바꾸는 애플만의 능력은 너무나 비슷해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유달리 눈에 띄고 있습니다.

사실상 뜯어보자면 별 것 없습니다. 아이폰이라고 해서 카카오톡이 2배 더 빨리 전달되는 것도 아니고, 카메라가 기가 막히게 잘 찍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비슷한 아이폰 역시 '스마트폰'일 뿐입니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을 단순히 스마트폰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아이콘'으로 만든 것입니다.

애플은 철저하게 아이폰에 브랜드를 심었습니다 ▼

사진 인용 : 플리커 <Yutaka Tsutano>

  애플이 아이폰으로 얻으려 하는 것

애플은 아이폰의 특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스마트폰이며, 매일 사용하고,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으려하는 제품인 것입니다. 그만큼이나 '나'를 드러내는데 안성맞춤인 제품이 탄생한 것입니다.

이름에서 드러나듯 아이폰은 '개인'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어떻게 보자면 폐쇄적인 정책으로 인해서 고객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그러면서도 애플은 철저하게 애플다움과 개인화된 모습의 공존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같은 아이폰이 없다는 듯, 애플은 기본적인 베이스를 내놓고는 모든 곳에서 한걸음 물러났습니다. 디자인도 최대한 심플하게, 내부 프로그램도 가능한한 심플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이 도구를 가지고 마치 레고를 짜 맞추듯 자신에게 맞는 방식대로 재정렬을 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가장 편하고 빠르고, 예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애플은 이처럼 아이폰으로 소비자들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서 놀이 문화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아이폰이 장난감이자 레고가 된 것이죠.

아이폰으로 진짜 '스마트폰'을 즐기게 만들었습니다 ▼

사진 인용 : 플리커 <Kārlis Dambrāns>

  레고는 안전해야 한다. 스마트폰이라면 더 그러해야 한다.

   

레고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장난감이며 여전히 많은 사용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청난 자유도를 가진 레고조차도 안전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합니다.

아주 작은 조각이라고 하더라도 완성도 있게 만들어진 레고는 0.1mm 보다 더욱 더 정교하게 만들어지며, 사소한 불량도 그냥 넘기지 않습니다.

비록 부품 하나하나는 작을지 몰라도 레고는 분명 안전성과 완성도에 있어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이라면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 더욱 엄격한 잣대를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점에서 아이폰은 철저히 사용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습니다.

어느 컴퓨터에 연결하더라도 자료를 몰래 빼갈 수도, 넣을 수도 없습니다. 어떤 웹 사이트에서도 사용자 몰래 어플을 설치하지도, 다른 어플 내의 정보를 갈취하지도 못합니다. 폐쇄적으로 느껴진 것들이 사실은 보호를 위한 수단인 것입니다.

애플이면 충분했습니다. 애플은 바로 그것을 해낸 것입니다 ▼

사진 인용 : 플리커 <Robert Scoble>

  그럼에도 비싼 아이폰6, 폭리는 아닐까?

그렇지만 생각해봐야 합니다. 아무리 좋더라도 이렇게 비싼 것은 무언가 폭리를 취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하지만 이러한 질문은 반대로 소비자들에게 해야할지 모릅니다.

그렇게 비싼데도 왜 구매를 하느냐고 말입니다. 대체 가능한 스마트폰은 수도 없이 널려 있습니다. 아이폰에서 할 수 없는 일들때문에 불만이라면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다른 대안도 더없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폰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지난번 크리스마스 시즌때에는 삼성을 제치고 애플이 사상 최대의 판매율을 보여주기도 했었습니다.

결국 아이폰은 폭리가 아닌, 제 값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의 원리는 당연하겠지만 공급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느껴질 경우 소비가 줄어들게 되고, 당연히 공급가격은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수요가 폭증해서 1달에서 2달이나 기다려야 하는 폰이라면 어떠할까요? 당연하겠지만, 가격을 내릴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저 계속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이 되는데 집중하면 되는 것입니다.

가격은 결국 소비자들이 만드는 것이고

아이폰은 합당한 가격을 받은 것입니다 ▼

  브랜드 가치에 대한 정당한 가격

이러한 높은 가격은 바로 브랜드 가치에 대한 정당한 가격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아이폰과 똑같은 성능과 디자인의 스마트폰을 중국 회사에서 내놓는다고 해서 아이폰과 동일한 가격을 받을 수는 없는 것과도 같은 것입니다.

아이폰의 가격이 이렇게 높은 것은 스펙 때문도 아니고, 디자인 때문도 아니며, 그렇다고 좋은 앱들이 많기 때문도 아닙니다. 진짜 이유는 브랜드 가치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브랜드를 구매합니다. 동일한 가방을 주고는 명품이라고 소개할때와 이름 없는 제조사에서 만든 것이라고 할때 기대하는 가격대가 전혀 다른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용자들도 그에 합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고, 높은 비용을 지불한 만큼의 가치를 아이폰에서 찾으려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아이폰과 애플의 가치는 점차적으로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아이폰을 통해 소비자들은 애플을 구매했습니다 ▼

사진 인용 : 플리커 <William Hook>

  저가 라인업이 없는 이유

애플은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지나간 제품들의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저가 정책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시간이 더 경과한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것입니다.

타 기업들은 지나간 스펙의 제품을 새롭게 런칭하면서 가격을 낮추고 있지만 애플은 그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당연할만큼의 가격만을 내려서 판매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신뢰와 믿음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지나간 제품의 가격 하락은 그것의 가치를 낮추는 대신, 합리적인 구매를 하도록 만들며 반대로 최신 제품에 부여된 높은 가치에 합당한 근거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매년 한 차례 신제품이 런칭되며, 그 제품은 비쌀 것이지만 애플에서 내놓은 가장 좋은 프리미엄 제품이 됩니다. 동시에 1년이 지난 제품은 가격을 내리지만 프리미엄이 내려간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된다고 여겨지는 것이죠.

결국 저가 라인업을 따로 내놓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프리미엄을 차등 적용하는 전략을 고수하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저가 라인업이라고 하는 아이폰5c의 경우도 저가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100달러 인하만 있었던 것을 보더라도 그점을 알 수 있습니다.

애플 로고 하나면 다른 설명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

사진 인용 : 플리커 <Martin Abegglen>

  결국 선택은 소비자들의 몫

일부에서는 기업들이 폭리를 취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일부 기업들은 그러합니다. 독과점을 무기로 그러한 수익을 올리는 것이죠. 그러나 스마트폰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엄청나게 많은 기업들과 수없이 쏟아지는 제품들로 인해서 제품의 수명은 더욱 짧아지고 있으며 대당 수익률도 현저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무한 경쟁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애플의 아이폰에 대해서만큼은 무한정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애플이 가장 성공한 브랜드 마케팅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애플은 지금까지 지독할만큼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했고, 그 방향성은 철저히 소비자들을 향해 있었습니다. 결과 소비자들은 애플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긍정적이고 상당히 고급스러웠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애플은 결국 폭리를 취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 스스로가 선택한 그 가격 그대로 판매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비싸도 구매할 사람들은 구매한다는 명품처럼, 애플의 아이폰은 어느새 넘볼 수 없는 그러한 자리에 오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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