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1 대란이었습니다. 아이폰6 대란은 전국적인 이슈로 하루종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고, 결과적으로 온국민은 화가 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특히 화가 난 집단이 있습니다. 다름아닌 공식출시 7일 전부터 예약을 하며 아이폰의 출시와 동시에 아이폰을 구매한 '선량한' 소비자들입니다.
이들은 아이폰을 손에 넣고서 맞이한 첫번째 주말을 그야말로 악몽과 같은 시간으로 바뀌었음을 알고는 충격에 빠져있을 것입니다. 도대체 왜 이러한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선량한 소비자, 정부를 믿은 '죄'
온국민이 기다린 것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분명 많은 소비자들이 기다린것만큼은 분명했습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예약판매가 시작된지 1시간만에 10만대가량이 모두 예약된 것입니다.
통신사들은 부랴부랴 추가 예약을 받기 시작했고, 물량을 공수하기 위해서 애플과 물밑 협상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10월 31일 정식 출시를 앞둔 10월 24일의 예약판매는 그렇게 '즐거운' 출발이었습니다.
모처럼의 스마트폰 판매 열기에 통신사들도 들떠있었고, 소비자들은 기대감에 차 있었습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요? 스마트폰 하나를 구매하는데 무려 7일간이나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에 더해서, 10월 31일이 되기 전날부터 줄을 서서 가장 먼저 폰을 손에 쥐기 위해서 그 추위 속에서 밤을 새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구매한 폰이었습니다. 정부가 내세웠던 단통법 하나만을 믿고, 이번만은 빨리 구매해도 호갱이 되지 않겠다는 믿음 하나로 말입니다. 그러나 보란듯이 단 2일만에 그들 모두는 '최악의 호갱'이 되고 말았습니다.
줄서서 구매한 소비자만 바보로 만든 방통위와 정부 ▼
1101 대란, 어떻게 가능했나?
우선, 단통법에 의하면 30만원이라는 공식 지원금 한도를 기준으로 자체적인 15%의 추가적인 보조금을 제외한 어떠한 사은품이나 현금도 지급해서는 안됩니다. 경쟁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든 법안이 생겨난 것입니다.
부작용도 있었지만, 단통법 이전에도 아이폰은 할인한 적이 없던 폰이기에 소비자들은 어차피 비싼돈을 주고 구매할 것이라면 아이폰을 구매하기로 생각한 것입니다. 그 가운데는, 단통법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존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단통법에도 빠져나갈 구멍은 있었습니다. 단통법에 의하면 판매점별로, 단통법을 어길시에 최대 300만원의 벌금이, 3번 걸릴 경우 판매점 코드가 삭제되는 특단의 조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판매점은 이것을 역이용한 것입니다.
판매점은 한번 걸리면 300만원이라는 최대 벌금과 대란을 일으켜서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판매했을때 얻을 수 있는 이윤을 두고 저울질을 했을 것입니다. 결과 제대로 한건을 하고 돈을 벌기로 작정한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1101 대란이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인 셈입니다.
단통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한 아이폰6 대란 ▼
통신사가 부추겼나?
그렇다면 이러한 대란은 통신사가 부추긴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현재까지의 모습을 보자면 통신사는 다소 한걸음 뒤로 물어나 있었습니다. 또한 자신들이 사상 최대의 이벤트를 열어서 고객몰이를 하고는 단 하루, 이틀만에 이렇게 뒷통수를 칠 이유는 없기 때문입니다.
먼저 들고 일어난 쪽은 판매점이었습니다. 스마트폰 판매자의 고백에 의하면 단통법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높은 지원금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스마트폰 한대를 판매할 경우 70만원의 지원금이 나왔다면(예시 금액),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나온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한대를 판매하면 70만원이 지급되는데, 이 가운데 소비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이 30만원으로 제한되어 있었던 것이죠. 남은 돈은 모두 판매점이 가져가는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판매를 해서는 동네 판매점에서 하루에 한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기도 힘든 상황이 된 것입니다. 가격 자체가 같은데 굳이 그곳으로 와서 구매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죠. 그래서 이렇게 지급받은 지원금을 모조리 보조금으로 풀어버린 것입니다.
판매점들은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대란을 선택했습니다 ▼
진짜 원인은 '방통위'와 '정부'
방통위와 정부는 이러한 사태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왜 그럴까요? 한번 생각해보면 간단합니다. 전국의 수천, 수만의 휴대폰 매장은 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의 어머니가 사장인 '생계형' 시장이었습니다.
물론 그 가운데 '폰팔이'로 불리면서 소비자들을 호갱으로 만드는 사람들도 적잖게 많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번 영업정지에 이어서 이번 단통법으로 인해 고객이 줄어든 그들은 악착같이 살길을 찾았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방통위와 정부는 나서서 통신사를 옹호하는 단통법을 만들어서 시장을 흔들어 놓았고, 판매자들은 그저 '살기 위해서' 이렇게 대란까지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번 예약판매 역시도 통신사 직영 판매점이 거의 싹쓸이를 했고, 나머지는 그냥 애플스토어나 리셀러 매장에서 정가를 주고 구매한 소비자들이 많았음을 볼때, 그들은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여긴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방통위와 정부가 이러한 사태를 만들어 냈습니다.
계산기를 두드려본 대리점들이 선택한 것은 '불법' ▼
사진 인용 : 플리커
강력한 제재 조치, 재발 방지 약속?
방통위는 주말임에도 입장 표명을 했습니다. 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할 것이고, 재발 방지하도록 갖가지 조치를 취한다고 말이죠.
그러나 말은 바로해야 합니다. 말도 안되는 정책을 만든게 누군데 지금 문제를 탓하는 것일까요? 문제는 방통위가 만들었고, 정부가 수수방관했습니다.
중소상인들을 죽이는 정책, 온국민을 호갱으로 만드는 정책, 정부를 믿고 구매한 소비자들을 하루아침에 '호갱'으로 만드는 단통법은 그대로 두고서 지금 누구보고 바꾸라고 주장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아이폰6를 예약구매로 산 사람들은 이미 '호갱'이 되었다는 사실이고, 아이폰6는 이미 공짜폰으로 풀렸었다는 것입니다. 이제와서 다시 정가로 판매하면, 어느 누가 마음 편히 구매를 할 수나 있을까요?
아이폰 하나에 나라 전체가 들썩입니다. 정말 우숩지 않나요? ▼
사진 인용 : 플리커
2014 대한민국은 공산주의 국가?
2014년 대한민국은, 단통법으로 국민의 소비할 권리를 침해하고, 판매자의 가격 결정권을 침해했습니다. 이제는 도서정가제까지 시행하면서 18개월이 지난 책들까지도 15% 이상 할인을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판매자들은 정당한 경쟁을 통해서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동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물건의 가격이 똑같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정말 모르는 것일까요?
국민들은 단통법으로 인해서 피해를 보고 있고, 정부의 정책만을 믿은 소비자들은 호갱으로 만들어 버렸고, 스마트폰의 음성적인 판매를 없앤다던 정책은 결국 새벽에 4시간이나 줄을 서서 스마트폰을 구매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어느 공산주의 국가라도 이렇게까지 국민들을 괴롭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스마트폰 하나에 왜 온국민이 이렇게 들썩여야 하는 것일까요? 왜 우리는 스마트폰을 새벽 1시에 몰래 줄을 서서 구매해야 하고, 정상적으로 구매하면 호갱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요?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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