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은 스마트폰에 있어서 '전혀 다른' 존재였습니다. 언젠가 현대 자동차에서 아반떼를 홍보할때, 아반떼는 준중형이 아닌 '아반떼다' 라고 말했던 광고가 생각나기도 하는데요.
아이폰은 철저하게 '아이폰'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이었음에도 스마트폰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따로 분류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아이폰이 변했습니다. 물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떠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1막_ 시장을 이끌다.
아이폰의 시작은 미미했습니다. 여러 통신사에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당시로서 '스마트'라는 것은 휴대폰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윈도 운영체제를 그대로 가져다 쓴 윈도우 폰은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벅찼습니다.
그런 가운데 아이폰이 등장했습니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간결한 사용 방법이 이슈화되면서 점차적으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성공했던 것입니다.
이후 아이폰은 제대로 탄력을 받아서 시장 선도 기업이 되었습니다. 지금으로 보자면 '선명함'은 당연하겠지만 아이폰은 선명함의 단계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레티나'를 장착하며 판매에 날개를 달았습니다.
그즈음 등장한 아이패드는 또다른 환호성을 불러왔고 또다른 시장의 창출이었습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애플이 만들면 시장이 만들어졌던 것이죠. 비록 최초의 타블렛은 아니었지만, 아이패드는 제대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었고 결과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점점 커져만 가는 아이폰 ▼
2막_ 소비자를 매료시키다.
애플은 아이폰의 크기를 철저하게 '한손 사용'에 맞춰서 내놓았습니다. 아이폰은 그러해야 했습니다. 한 손 사용이 가능해야 했고, 기본적으로 아이폰은 '폰'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애플은 소비자들은 큰 폰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에서 버림받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뒤따르던 후발 주자들, 특히나 삼성을 카피캣이라고 부르며 독보적인 1위가 누구인지를 재확인하려 했습니다.
아이패드 역시 그러했습니다. 아이팟이 단순히 커졌을 뿐이라던 혹평과는 달리 전혀 다른 시장을 만들어 냈고, 소비자들을 매료시킨 것입니다. 9.7인치의 이상적인 크기에 담긴 컨텐츠는 스마트폰으로 보는 그것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리고 아이패드2는 희대의 역작이 되었고, 아주 오랜기간 판매가 이어졌습니다. 훨씬 얇아진 두께와 혁신적인 속도 향상으로 인해서 많은 사랑을 받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아이폰에는 거대한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이제는 다른 폰들과 크기가 같아진 아이폰 ▼
사진 인용 : 플리커
3막_ 아이폰이 커지다.
잡스의 유작으로 불리던 아이폰4s는 아이폰 for 스티브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그때문인지는 몰라도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으며 계속해서 판매량에 있어서도 신기록 행진을 이어 나갔습니다.
그런데 불현듯 이듬해가 되자 애플은 4인치 아이폰을 내놓았습니다. 여전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비하면 작은 크기였지만 그럼에도 애플은 한 손 조작이 가능한 최대한의 크기라며 홍보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적중했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패러디도 많이 양산되었습니다. 이후로 아이폰이 점차 더 길어질 것이라고 말이죠. 물론 이러한 예상은 예상으로 그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아이폰5s에서는 비슷한 디자인에서 성능이 좋아지고 최초로 지문인식을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애플은 기존에 있던 것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며 소비자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줬습니다.
애플식 '다름'을 느끼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
사진 인용 : 플리커
4막_ 아이폰이 '더' 커지다.
그리고 2014년, 올해가 되었습니다. 연초부터 계속해서 루머가 등장했고, 4.7인치에 이어서 무려 5.5인치의 아이폰이 나올 것이라는 소식통이 전해졌습니다.
시장은 애플이 그럴리가 없다는 입장과 빨리 나오면 좋겠다는 입장으로 나뉘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벌어졌습니다. 애플이 정확히 루머와 일치한 제품을 내놓은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 만나게 된 제품은 루머에서 공개된 조잡한 마감보다는 훨씬 훌륭했고 또다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애플은 성공적으로 아이폰6를 런칭했고 또다른 성장 동력을 얻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아이폰이 아이폰다움을 잃어버렸다는 것이죠. 실제로 그러했습니다. 이번 아이폰6 발표에서 애플은 한 손 조작을 강조하지 않은 것입니다.
더욱 커지는 아이폰, 시장을 쫓아가는 애플의 긴박감일까요? ▼
사진 인용 : 플리커
5막_ 애플식 철학의 붕괴
애플은 아이폰은 한 손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그 말만을 믿고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그러나 보란듯이 애플은 한 손으로는 결코 사용할 수 없는 사이즈의 폰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보다 앞서 애플은 7인치 타블렛은 시장에 나오자마자 사망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지만 결국 7.9인치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았습니다.
물론, 과거로 더욱 거슬러 올러가보면 잡스는 타블렛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한 기기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이죠.
아무튼, 애플식 철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애플이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쫓아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입니다.
애플의 철학이 어디로 향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사진 인용 : 플리커
6막_ 애플의 미래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가 커졌습니다. 이에 대해서 한 소비자는 아이폰6s를 기다려보기도 하고, 내년에 애플이 과연 4인치 아이폰을 단종시킬 것인지를 지켜보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물론 애플은 그저 올해만 바라보고서 아이폰6의 화면을 키운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아이폰6는 4.7인치로서 적당한 크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추구했던 '한 손 조작'은 포기했지만 소비자들이 원했던 '더 큰 화면'을 선택한 아이폰이 더욱 큰 인기를 얻은 것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시장이 원하는대로 이끌려가는 애플의 모습은 마냥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언젠가 잡스가 말했습니다. 마차를 타고 다니던 시대의 사람들에게 '탈 것'을 상상하라고 하면 '더 빠른 마차'를 떠올릴 뿐이라고 말이죠. 진정한 혁신은 소비자보다 먼저 생각하고 만들어야만 한다고 말입니다.
지금의 애플은 어떠할까요, 여전히 애플의 혁신은 멈추지 않고 있지만 그 속도가 더딘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모두가 스마트폰은 어떠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그 편견을 애플이 다시 한번 깨어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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