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이미지가 잘못했네.
개인적으로는 반전 영화를 좋아한다. 반전 영화의 묘미는 영화 내내 누가 배신을 한 것인지, 누가 범인인지, 누가 조력자이고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를 추리하느라 온통 영화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반전 영화의 끝에 다다라서 예상치 못한 결말이 드러나게 되면, 감독한테 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V20과 관련해서는 조금은 다른 반전이 일어났다.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이미지로는 V20의 디자인을 절반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마치 HD TV를 가진 사람에게 UHD TV의 화질을 설명하려는 것과 같았다.
V20의 실물은 예상을 벗어난 ‘실물 깡패’였고, 자꾸만 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디자인과 함께 측면의 둥근 마감으로 그립감도 상당히 좋다는 장점이 있었다. 결국, 공식 이미지가 잘못한 것으로 보인다.
V20, 알고 보니 '실물 깡패'
사 실, V20의 실물을 보기 전까지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우리의 엘지는 늘 그랬으니까. V10도 G5도 직접 돈 주고 구매해서 V10은 동생이, G5는 내가 직접 사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디자인에 있어서 100% 만족해서 구입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
그 래서 V20도 그렇다고만 생각했다. 디자인은 V10이 아닌 G5의 계량형 버전이라 생각했고, 그럼에도 후면 디자인은 차라리 G5가 더 낫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전면 디자인이 그저 깔끔하다는 것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실물을 보고 나서는 전혀 생각이 달라졌는데, 우선은 실물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는 것이고, 전면 디자인으로는 갤럭시노트7이나 아이폰7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독특한 느낌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화면을 껐을 때 드러나는 반짝이는 외관의 모습이 매우 매력적이고 자꾸만 보고 싶게 만드는 마감은 화면과 베젤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였고, 특히나 각진 측면 마감이 매우 훌륭해서 빛에 따라 반짝이는 모습에 매료되기도 했다.
측면의 디자인 역시 분리형 커버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일체감이 뛰어났고, 커버와 위아래의 다른 재질의 파티션 역시 서로 다른 재질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매끈하게 이어지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즉, 보는 것만이 아닌 만지는 것으로도 이 제품에 심혈을 기울인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유려한 마감으로 그립감이 좋아졌고 전작 대비 훨씬 가벼워지고 얇아진 디자인으로 한 손으로 잡기에도 크게 아쉬움이 없었다.
아쉬움이라면 여전히 난해하다고 생각되는 후면의 카메라 부분, G5는 다소 부드럽게 카메라 부분이 디자인되어 있었다면, V20은 너무나도 자기주장이 뚜렷하다. 옥에 티라고 할 만큼.
✎ 약간의 걱정을 안고 도착한 V20 신제품 발표회
✎ 발표는 깔끔했고 웅장한 스피커가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 깔끔하고 잘 준비된 발표. 이어진 Q&A가 다소 삐걱한 것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발표의 수준은 높았다.
✎ 그리고 직접 만나보게 된 듣보폰 V20. 이 폰은 직접 듣고 보기 전에는 판단하면 안되는 폰이라 '듣보'폰일지도 모르겠다.
✎ 생각보다 잘 다듬어졌던 새로운 UX 5.0+
✎ 상단의 세컨드 디스플레이는 더욱 커졌고 밝아졌으며 세련되어졌다. 카메라 역시 전문가 모드의 UI를 다듬어서 더욱 깔끔해졌다.
✎ 키보드도 일체감이 높아졌고, 상단 알림바 디자인도 더욱 간결하게 한눈에 들어왔다.
✎ 인터넷도 시원시원하게 즐길 수 있었고, 상하단 디자인이 놀라울 정도로 얇고 깔끔하게 마감된 점이 보였다.
✎ 핑크 컬러도 제법 마음에 들었다. 블랙과 핑크는 진리..?
✎ 여전히 아이덴티티를 발하는 세컨드 디스플레이와 빛의 반사에 따른 색다른 느낌.
✎ 그립감이 놀라울 정도로 좋았고, 자꾸만 빛에 반사를 하고 있을 정도로 반짝이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 세 가지 컬러를 모두 모아보니, 개인적으로는 티탄이 마음에 들었고 핑크도 무난하게 예뻤다.
✎ 카메라 부분은 단정하게 정리가 되어 있으면서도 하나하나의 개별 요소들이 눈에 들어와서 다소 복잡해 보이기도 했다.
✎ 이어폰은 매우 매력적인 디자인이었고, 무엇보다 음질이 정말 끝내줬다. V20이라 가능했을지도.
✎ 이어폰에서 어떠한 아우라가 느껴진다면 그건 B&O 로고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만듦새가 좋았고 갖고 싶은 디자인이었다.
✎ 음악 UI도 세련된 느낌이었고, 고급스러운 음향 기기라는 생각도 들었다.
✎ 과거의 엘지와 선을 분명하게 그으려는 듯 고음질 녹음 기능도 세세한 디자인에 신경을 쓴 부분이 확인되었다.
✎ 깔끔하면서도 직관적이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UI, 그리고 전용 케이스
✎ 케이스도 세컨드 디스플레이를 강조했고, 전체적으로 둥글면서도 각진 느낌의 케이스였다.
✎ 하단부도 매우 말끔했고, 케이스를 씌운 후면은 카툭튀가 사라져서 더욱 완성도 있게 느껴졌다.
✎ 이렇게 카툭튀가 사라지는 케이스, 그리고 다시 도드라진 핑크 컬러.
✎ G5와 비교하자면 비슷한 아이덴티티를 물려받은 큰 형님(?) 같은 느낌.
✎ 전작인 V10과 비교하자면 더욱 둥글면서도 각진, 깔끔한 디자인을 완성한 듯 했다.
✎ 측면 디자인은 자세히 보면 매우 완성도가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얇으면서도 꼼꼼하게 마감된 점이 마음에 들었다.
✎ 아마, 이 분들 오늘에만 수천장의 셀카를 찍으셨을 것 같았다. 셀카 화각을 설명해주기 위해 무한 셀카를 찍으시던 고마우신 분들이다.
V20의 디자인, 직접 보고 결정하자.
삼성은 공개와 동시에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전국적인 체험존을 열었고 이를 통해 엄청난 파급력과 대중의 관심을 얻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리고 곧이어 예약 판매 및 개통까지 ‘펑펑’ 터지는 전략으로 관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엘지는 아쉽게도 이번 역시 공개 이후 9월 말 출시라는 카드를 꺼내어 들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절대다수는 도무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뉴스 기사의 사진 만으로 V20을 평가해야 할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내가 엘지의 주식이 있는 것도 아님에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V20을 실물로 본다면 적어도 전면과 후면, 측면에 대한 디자인은 ‘매우’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후면의 카메라 디자인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어느 정도 용서가 될 정도로 듀얼 렌즈 카메라와 더욱 개선된 하이파이 음질은 일명 막귀라도 귀가 뚫리게 만드는 경험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매력도 지니고 있었다.
실물을 보기 전까지는 과연 엘지전자가 디자인을 개선하기는 했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었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보고 듣고 만져본 V20은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당장 판매를 시작했다면 구매해서 들고 왔을지도 모를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인터넷의 공식 이미지를 보고서 디자인에 대한 날선 비평을 하려는 생각도 있었지만, 결국 모든 것은 인터넷 사진이 잘못된 것임을, 공식 이미지가 V20의 매력을 100% 보여주지 못한 것임을 확인했던 시간이 된 것 같았다.
만일 V20의 스펙이 마음에 든다면, 그래서 구매를 고려 중이지만 디자인이 마음에 걸린다면, 우선은 보고서 판단하자. 아이폰7은 국내 출시까지 적어도 한 달 반은 남았고, 갤럭시노트7 역시 ‘펑펑’ 터지는 인기에 조금은 기다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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