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면 완성이 아닌 미완성에 가까울지 모른다. 완생이 아닌 미생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갤럭시S8은 폭발과 관련해서는 안심이 되지만 기기적인 완성도에 있어서는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이다.
최고의 디스플레이라 찬사를 받았던 AMOLED 디스플레이는 때아닌 벚꽃 에디션, 사쿠라 에디션, 붉은 액정으로 이슈가 되고 있고 거기에 더해 이제는 배터리 이슈로 번져가는 양상이다.
일체형 스마트폰의 배터리 사용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앞서 스마트폰 앱 가운데 배터리 소모가 크고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백그라운드에서 배터리를 많이 소모하는 앱으로 ‘페이스북’이 지목된 적이 있고, 그래서 페이스북 앱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면 삭제한 다음 웹에서 사용하는 팁이 알려지기도 했었다.
그 정도로 스마트폰의 배터리 사용시간은 매우 중요한 이슈 가운데 하나다. 디자인과 성능 뿐만 아니라 배터리 역시 스펙 가운데 하나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갤럭시S8 붉은액정을 해결하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 때아닌 배터리 사용시간 희생이라는 것은 난감한 일이다.
소비자들은 리터당 15키로를 달린다는 자동차를 구입했는데, 공해 저감 장치가 기준 미달이라며 리콜을 받았더니 리터당 14키로를 달리는 자동차를 아무렇지 않게 타야만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완성이자 새로운 시작’이라 스스로 칭하던 갤럭시S8은 왜 이렇게 미생이 된 것일까?
예고된 이슈, 갤럭시S8 붉은액정 ‘벚꽃 에디션’
벚꽃 에디션으로도 불리고, 애플의 아이폰7 프로덕트 레드를 시샘한 삼성의 전략이라고도 불리는 갤럭시S8 붉은액정은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슈가 될 정도로 큰 사안이었다.
디스플레이의 품질이 균일한 것이 아니라 어떤 기기는 노랗고, 어떤 기기는 파랗고, 또 어떤 기기는 빨갛기 때문이다.
벚꽃 에디션으로도 불리고, 애플의 아이폰7 프로덕트 레드를 시샘한 삼성의 전략이라고도 불리는 갤럭시S8 붉은액정은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슈가 될 정도로 큰 사안이었다.
디스플레이의 품질이 균일한 것이 아니라 어떤 기기는 노랗고, 어떤 기기는 파랗고, 또 어떤 기기는 빨갛기 때문이다.
물론 그 차이라는 것은 다른 기기와 1:1로 비교를 해야만 인지가 되는 경우도 있고, 또 몇몇의 경우는 그냥 보더라도 붉은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어서 객관화된 수치로 표현하기는 힘들겠지만, 기기마다 색상이 다르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삼성 뉴스룸의 공식 사진 속에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배터리 테스트를 위한 갤럭시S8의 화면이 모두 제각각의 컬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눈에 보더라도 차이가 극명하게 나는 디스플레이의 화이트 밸런스에 대해 삼성은 ‘색상 조정을 거치지 않은 제품’이라며 못을 박았지만, 같은 논리라면 소비자들이 받은 갤럭시S8이 붉다는 것은 색상 조정도 하지 않고 출하를 했다는 것과 같은 말일지 모른다.
더구나 해외의 유명 매체를 통해 ‘붉은 컬러조차 완벽하다’는 등의 평가를 근거로 문제를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태도는 이러한 붉은액정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문제의 해결은 필수적이었다.
결국 삼성은 고자세를 취하는 척 했지만, 뒤에서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해결책을 찾느라 분주했던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8 컬러 보정 업그레이드를 내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붉은액정은 해결, 배터리 이슈는 이제 시작
삼성은 갤럭시S8의 붉은액정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 업데이트를 단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를 통해 배터리 소모량이 다소 늘어난다는 것이 있다.
특정 앱이나 시스템적으로 배터리 소모량이 늘어나는 것이 아닌, 배터리 소모 전류 개선 기능인 ADPS를 차단하면서 발생되는 이슈 가운데 하나다.
1. 붉은액정 및 와이파이 접속 문제 발생
2. 붉은액정 문제 해결 & 와이파이 문제 해결 위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진행
3. 와이파이 문제 해결을 위한 ADPS 비활성화로 인터넷 사용시 배터리 소모량 증가
즉, 화면을 최대 6.2인치로 키우면서도 이전 갤럭시S7 대비 배터리의 절대적인 용량은 줄인 갤럭시S8의 배터리 소모량을 절제하기 위해서 ADPS를 새롭게 탑재했는데, 문제는 이 ADPS 기능이 일부 와이파이와 충돌하게 되면서 인터넷 접속이 불안정해졌고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 ADPS를 비활성화하면서 문제가 시작된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조치를 두고서, 소비자들에게 선택지를 준 것도 아니며 이미 출시된 제품에 대한 성능 하락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태도가 그리 유쾌하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번 업데이트로 인해 예상되는 배터리 사용시간 축소는 무려 5~10%에 달하지만, 삼성은 현격한 차이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삼성의 말을 빌려보더라도 ‘차이가 있다’는 것으로 귀결이 된다면 분명 소비자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 처음 구입할 때와는 다른 조건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
ADPS 기술로 인한 전류 저감 기술은 제조사인 브로드컴에 의하면 최대 30%에 이르기 때문에 인터넷만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배터리 소모 시간은 더욱 극명하게 벌어진다는 점에서도 배터리 사용시간 차이를 가볍게 넘기기는 힘든 상황이다.
또다시 시작된 빨리빨리? 해법은
이번 역시 속도전의 삼성이 빠르게 해결책을 들고 돌아왔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소통의 방식이나 그 결과물에 대해서는 지난번 갤럭시노트7에서의 실수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에 대해서도 삼성은 고자세를 취하며 ‘사용자의 부주의 탓’으로 돌리며 여론을 소비자의 실수인 것처럼 이끌었지만,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서 리콜을 발표하는 대범함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콜된 제품마저 다시 발화하면서 문제는 더욱 커지고 말았고 결국 단종이라는 쓴맛을 보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사태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갤럭시S8 붉은액정에 대해 소비자들은 불만을 이야기하고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삼성은 모든 디스플레이가 같을 수는 없다고 이야기를 했고, 광고를 통해서는 여전히 갤럭시S8 디스플레이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으며 해외 매체에서는 붉은 액정마저 사랑스럽다는 어이없는 이야기를 대대적으로 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소비자들의 불편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었던 것인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소프트웨어적으로 최적화를 하는 버전을 새롭게 내놓기로 했고, 이를 통해 문제를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빨리빨리의 문제가 나타나며 배터리 사용시간의 축소는 큰 일이 아니라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갤럭시S8의 전체적인 완성도나 기술력, 디자인 등을 비판할 생각은 없다. 이미 충분할 정도로 다듬어져 있을 뿐 아니라 가장 매력적인 안드로이드폰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고 사소해 보일지 모르는 문제라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을 대수롭지 않다는 듯 태하는 대응 방식에는 분명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야 할지 모른다.
소비자들은 결국 그 작은 디테일에서 기업을 신뢰할 것인지, 그리고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별 것 아닌 그 작은 일이 별 것이 되면서 결국 기업에게도 독이 된다는 것을 삼성이 다시 한번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MACGUYVER.
© 사진 인용 :: 삼성 뉴스룸 / 루리웹 /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 모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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