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포문을 열었던 것은 미국에서 열렸던 가전박람회였습니다. 삼성과 엘지는 서로 경쟁이라도 한다는 듯 기술력을 과시하는 제품들을 내놓았고, 보란듯이 상당한 기술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마치 1위와 2위 기업의 전쟁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러할까요? 이미 전세계 가전 시장에서 7년째 1위를 하고 있는 기업은 중국의 하이얼이고, 샤오미는 신생업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성장하더니 급기야 지난해 4분기에는 전세계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단 두곳에만 의지하는 기형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삼성과 엘지의 성장, 그러나...
예로부터 가전 시장은 IT업체들의 대표적인 수입원이었고 경쟁 무대였습니다.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가 시장을 선점했고 값싸고 대신 품질이 낮은 기업의 제품들이 그 뒤를 잇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경쟁도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기술의 차이가 있다고 한들 이미 대다수의 기업들의 기술력이 비슷해진 지금은 굳이 대기업, 브랜드를 따지지 않고 제품을 선택해도 될만큼 기술의 상향평준화가 되었습니다.
삼성과 엘지는 지난 90년대와 2000년대에 상당한 성장을 이뤄냈고, 대한민국의 자랑처럼 전세계를 휩쓸었습니다. 세계 1위의 에어컨을 선보였던 엘지의 휘센이 있었고, TV로서는 매우 독창적인 디자인과 화질을 보여준 삼성의 보르도 시리즈도 있었습니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피쳐폰과 스마트폰 역시 삼성과 엘지를 주 축으로 전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무게중심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전세계에서 너도나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결과, 스마트폰은 블루오션이 아닌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삼성과 엘지, 단 두개의 기업에만 의지하는 국내 IT 산업 ▼
단 두개의 기업에 의지하는 기형적인 IT 산업
물론 전체적인 IT 기업들은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게임, 반도체, 공학 등등 수없이 많은 IT 기업이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관련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컴퓨터, 가전 산업에서 전세계에 이름을 올리는 기업이 국내에 몇이나 될까요? 겨우 삼성과 엘지밖에 없습니다. 승승장구하던 팬택도 얼마전 무너지고 말았고, 이제는 그야말로 단 두개의 기업밖에 없는 셈입니다.
정부에서도, 각 부처에서도 어디서도 새로운 기업을 만들려는 노력도 시도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삼성과 엘지에만 의지해서 성장해온 결과 이 두개의 기업이 휘청거리는 순간, 국산 스마트폰은 전세계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지도 모릅니다.
현재 미국이 그러하고 유럽이 그러합니다. 전화기의 시작과도 같았던 모토로라는 중국의 레노버에 넘어가버렸고 노키아도 공중분해되었습니다. 유수의 기업들이 하나같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사라진 것입니다. 결과 몇몇 기업에 의지하던 미국과 유럽은 이제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기업이 거의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미 시장은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
수십개 수백개의 기업을 양산하는 중국
반면 중국은 달랐습니다. 막강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벤처에 막대한 투자를 한 것입니다. 엄청난 세금혜택과 정부의 지원으로 인해 중국에서는 엄청난 기업들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소비력이 얼마나 대단한가 하면, 유럽의 2배나 되는 인구수로 인해서 중국 내에서만 스마트폰 점유율이 5%에 들어가면 전세계 10위에 드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되는 것입니다.
현재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TOP10 가운데 삼성과 애플을 제외하면 거의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그러할 것입니다. 중국은 대체가능한 기업이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향우 3년에서 5년이 지나면 이러한 중국의 위력은 더욱 강력해질 것입니다. 막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중국의 선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삼성과 엘지를 압박할지 모르며 그 위력은 가장 강력한 애플조차 위협할지 모릅니다.
전세계 가전 시장에서 7년째 1위에 오른 기업은
중국의 하이얼이었습니다 ▼
벤처기업도, 창업도 지원하지 않는 정책
현재로서는 어떠한 벤처도, 창업도 한국에서는 제대로 성공할 수가 없습니다. 대기업들의 견제와 막대한 세금, 그리고 부실한 지원마련으로 인해서 제대로 된 시작도 해보지 못한 채 빛을 바래는 것입니다.
결국 고급인력들은 가능한 기회만 있다면 해외로 나가고 있으며, 국내에서 새로운 사업을 하거나 기업을 키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삼성과 엘지밖에 남지 않은 국산 스마트폰 시장은 결국 이대로라면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삼성이 갤럭시S6를 아무리 좋은 제품으로 내놓아도, 엘지가 또 다른 스마트폰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가격으로 밀어부치는 중국 기업들의 공세와 브랜드가치로 승부하는 애플을 넘어서기도 힘들뿐 아니라, 단 두개의 기업이 휘청거리기라도 한다면 더이상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IT 기업의 이름은 찾아볼 수도 없게 될지 모릅니다.
이대로는 안될 것입니다. 하루빨리 벤처기업과 창업을 더욱 지원하고, 제2의 삼성과 엘지를 만들기 위해서도 막대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대기업 살리기 정책이 오히려 모두를 죽이는 정책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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