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났습니다. 아주 지루하고도 고된 싸움이 끝났다는 기대감에 수험생들이 거리로 나와 이것 저것 많은 것에 관심을 기울일지 모릅니다.
진짜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시험 하나에 인생이 바뀐다거나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12년간 오직 수능만을 바라보며 달려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라, 그저 시험 하나가 끝났을 뿐입니다. 수험생이라는 딱지를 떼고 사회로 나선 첫 걸음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낯선 경험
사실 한국의 환경적 특성상 수능이란 매우 특이하고도 고된 싸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낯선 경험인 것입니다. 학생으로서 모든 것을 체계화된 틀 속에서 살아오다가 이제는 스스로가 계획해야 하고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하는 나이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죠.
언제나 이 날만을 위해서 달려왔을 것입니다. 마치 올림픽 하나만을 바라보며 수년간 고된 싸움을 해온 운동 선수처럼 말이죠. 하지만 김연아가 올림픽에 나간 이후 그러했듯이 수능을 끝낸 수험생의 머리 속에서는 "이게 다야?"라는 말이 떠오를지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이것이 수능입니다. 올림픽도 마찬가지고 말이죠. 수능이란 마치 인생에서 거의 모든 것을 차지하는 시험이 아닌, 그저 지나가는 한가지 과정일 뿐입니다. 그것으로 인생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완전한 승리자나 실패자가 되는 것도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수능의 추억을 묻는다면, 그저 지나간 옛 일에 불과함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물론 누군가는 그 수능으로 인해서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사실 그 사람은 수능을 포함한 다른 숱한 도전들을 한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수능 이후의 삶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을지 모릅니다 ▼
사진 인용 : 플리커[원본 보기]
5가지 선택지에서 무한대의 선택지로
시험은 언제나 그렇듯 5가지 보기 가운데 하나만 선택하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그저 1번이 아니면 2번일 수도 있고, 3번 혹은 4번이나 5번일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능을 끝낸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인생이라는 선택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5가지 선택지만 주어졌던 시험과는 달리 인생에는 정답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누군가는 여행만 하며 일생을 보낼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학문을 연구하며, 또한 음악을 즐기며, 그저 여유롭게 보내며 삶을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20대에 성공해서 외제차를 타고 해외여행을 마음껏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20대를 그저 취업을 위해서 모두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연애에 바치기도 하고, 스스로를 탐구하는데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수능 역시 그러합니다. 수능을 잘 봤다고 해서 인생에서 성공한것처럼 착각할 필요도 없고 못 봤다고 해서 인생이 끝난 것처럼 좌절할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그저 훌훌 털고 일어서서 또다른 선택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그저 한가지 시험이 지나갔을 뿐입니다. 지나치게 우울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니까요 ▼
사진 인용 : 플리커
수험표 할인의 꼼수, 씁쓸한 사회 경험
그런 의미에서 수험표를 들고 거리를 나서면서 겪는 사회는 '달콤' 할지 모릅니다. 어딜 가나 마치 특권인양 여기저기에서 많은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은 수고했다며 그동안 표현하지 않던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많은 호의도 베풀어 줍니다.
잠깐 동안은, 아주 잠시는 행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 수험표 할인으로 '선심'만을 쓰는 기업은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것 역시도 지독할 정도로 사실적인 '마케팅'일 뿐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수능 문제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사회 문제라고 하면 될까요? 문제 : 이제 막 수능이 끝난 학생들을 상대로 어떠한 마케팅이 효과적이겠는가? 어쩌면 이와같은 문제를 받아들었다면 생각이 조금 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는 철저할 만큼 이윤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돈이 있는 곳에 서비스가 있고 소비자가 있는 것입니다. 수험표를 들고 거리로 나온 학생들의 지갑에 누가 돈을 채워주고, 누가 소비 심리를 가득 채워주는지를 기업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죠.
수험표 할인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자신을 찾는데 매달려 보세요 ▼
사진 인용 : 플리커
수능은 끝이 아닌 시작
수능이 끝났습니다. 저 역시 그러했었고 많은 학생들도 그렇겠지만 마치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이제 인생이 모두 생각한대로 흘러갈 것처럼 착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초등학교때 꿈을 이야기하라면 당연할만큼 '대통령''의사''선생님'을 외치던 학생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공무원''학원 강사'를 거쳐서 그저 '좋은 대학''좋은 직장'을 외치는 현실주의자가 되는 것처럼, 수능 이후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망하라거나 포기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수능은 그저 인생을 나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했던,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선택지'와 같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코 '정답지'일 수는 없습니다.
수능 결과가 좋다면 그것을 발판 삼아서 또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고, 결과가 나쁘다고 하더라도 다른 장점을 찾고 방법을 찾아서 자신만의 길을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전혀 없이 말이죠.
어렸을적 우리의 꿈은 정말 컸습니다. 무엇이 우리의 꿈을 작아지게 만든 것일까요? ▼
사진 인용 : 플리커
느끼고 체험하고 경험하라
수능이 끝났습니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친구따라 강남 간다고, 술마시고 거리를 배회하며 학생이라서 하지 못했던 것을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해야 할까요?
이제부터는 학생때 하지 못했던 '진짜 경험'을 해야 합니다. 그저 수험표를 들고 거리를 거닐며 어디 수험생 할인은 없나.. 할 것이 아니라 여행을 떠나고,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책도 더 읽고 다른 것을 느껴야 하는 것입니다.
대학도 물론 중요할 것입니다. 면접도 준비해야 하고, 2라운드를 준비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으로서 하지 못했던 진솔한 무언가를 찾는 것입니다. 정말 내가 원하는 대학은 무엇이고, 전공은 무엇인지를 심도 깊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죠.
아직까지도 잊지 못하는 것은, 수능을 끝낸 학생들이 전혀 다른 학과를 놓고 성적만을 토대로 선택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어느 학과인지가 아니라 어느 대학이 합격률이 높은지를 보는 것이죠.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러한 선택은 자신이 하고 싶고 원하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지치고 포기하게 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결코, 대학 진학을 위한 전공을 선택하지는 않아야 합니다. 인생이란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지, 사회가 바라는 대로 살아가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세요. 대학은 정답지가 아니라 선택지일 뿐입니다.
스스로를 돌아보세요. 스스로만 생각하세요. 정답은 결국 자신에게 있습니다 ▼
사진 인용 : 플리커
스스로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생각할 때
수능이 끝났습니다. 이제 거리를 거닐며 사람들을 관찰하고 또 관찰해보세요. 그리고 스스로를 관찰하고 또 관찰해보세요.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정말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해보세요.
성적으로 스스로를 평가하지 마세요. 특별한 재능이 없다고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남들과 비교하는 삶을 살지는 마세요. 바로 옆에 있는 누군가보다 못하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는 없습니다.
인간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완벽한 조건을 가진 사람은 결코 부러워하지 않으면서도, 바로 내 옆에 있는 나보다 조금 나은 사람은 넘어서지 못해서 안달이니까요. 정말 중요한 것은 남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수험표 할인을 위한 시간을 보내지 말고, 오직 대학 합격을 위한 시간을 보내지 마세요. 오랜만에 만난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생각해보세요.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 정말 수능 하나로 내 인생이 결정난 것 처럼 행동할 것인지 말이죠. 수험생 여러분 모두 화이팅입니다!!
글이 마음이 드셨나요?
[공감]은 더 좋은 글을 쓰는 데 힘이 됩니다^^
'최신뉴스 > 사설논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장에서 사라진 1억2천, 배 째라는 농협 "해킹을 막는 5가지 대비책은?" (1) | 2014.12.01 |
---|---|
직접 가본 도서정가제 시행 전 풍경, 책 밀어내기에 반값 할인까지 (1) | 2014.11.15 |
빼빼로데이, 호갱되지 않는 3가지 비법 [싸게 사는 노하우] (0) | 2014.11.10 |
도서정가제 시행, 책도 할인율 제한? 제3의 단통법 논란 (3) | 2014.10.31 |
신해철 사망 소식, 마왕 신해철에게 묻는다면? (1) | 2014.10.28 |
IE9 이상으로 브라우저를 업그레이드하거나, 크롬, 파이어폭스 등 최신 브라우저를 이용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