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로서 구글 글래스는 어떠한 포지션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불과 5년, 10년 전만 하더라도 생각지도 못했던 기술을 품은 구글 글래스는 그 독창성으로 인해서 많은 관심을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웨어러블로서 꼭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것이 없는, 앙꼬 없는 찐빵과도 같은 구글 글래스는 전세계에서 표류하고 있습니다. 거대 기업 구글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과연 구글 글래스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과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는 있는 것일까요? 2014년 구글 글래스의 미래를 짚어봤습니다.
IT 기기의 생명력은 '필요성'
피쳐폰을 사용하던 시절, 사람들은 '음악'을 듣기 위해서 MP3를 구매했고,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구매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더이상 MP3를 구매하지도, 카메라를 필수로 구매하지도 않습니다.
그러한 기기들의 필요성을 스마트폰이 모두 흡수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네비게이션까지도 스마트폰이 흡수하고 있으며, 타블렛의 영역까지도 패블릿이 흡수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인터스텔라에 나온 블랙홀보다도 더한 블랙홀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IT기기로서 스마트폰은 모든 것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여행을 떠나서 사진을 찍을때면 누구라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바로 SNS로 공유하고 활용합니다. 음악을 들을때면 실시간으로 최신곡을 듣기도 하고, FLAC로 된 원음을 듣기도 합니다.
나침반으로 위치를 확인하고 책을 읽기도 하며, 문자와 전화를 통해서 소통하기도 합니다. 게임기도 필요가 없습니다.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무한'해진 셈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구글 글래스, 대다수에게는 '왜?'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구글 글래스 ▼
웨어러블 기기의 탄생
그럼에도 각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이미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넘어간 스마트폰으로는 더이상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안드로이드폰이 판매될수록 수익을 얻는 것은 제조사가 아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일 뿐이고,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기업은 단 두곳, 애플과 삼성 뿐입니다. 98%의 수익은 이 두 회사가 모두 가져가고, 다른 회사들은 겨우 본전치기를 하거나 모두 적자를 보인 셈입니다.
전세계 판매량으로 3위에 오른 샤오미조차도 스마트폰으로 수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겨우 본전치기를 할 뿐인데요, 고스펙에 낮은 가격 정책은 판매에는 좋을지 몰라도 분명 수익이 되는 사업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조사들은 웨어러블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이러한 시도를 통해서 스마트폰이 할 수 없는 것들을 웨어러블로 하기 위해서 도전하고 또다른 제2의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죠.
최대한 심플하게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실제 착용시에는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운 구글 글래스 ▼
사진 인용 : 플리커
스마트 워치와 구글 글래스
웨어러블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팔목에 차는 스마트 워치 형태, 그리고 안경으로 착용하는 구글 글래스와 같은 형태 말이죠. 그나마 팔목에 차는 스마트 워치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삼성을 중심으로 시작된 스마트 워치 시장은 애플까지 가세하면서 '본격' 판매 전쟁이 시작될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원래 악세사리의 하나로 분류되던 시계를 대신해 스마트워치가 그 자리를 차지하려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구글이 내놓은 구글 글래스는 조금 달랐습니다. 애초에 가격 자체가 100만원을 넘어서며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식과는 달리 제대로 된 시장 안착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죠. 물론 정식 출시가 아닌 시험버전이라고 볼 수 있지만 말입니다.
구글이 내놓은 구글 글래스는, 스마트 글래스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상징적인 의미인 셈이죠. 하지만 방향성이 다소 잘못되었습니다. 시계와 달리 사람들은 안경을 '불편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 작은 창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불편함도 감수해야 합니다 ▼
사진 인용 : 플리커
패션이 될 수 없는 구글 글래스
구글은 구글 글래스를 통해서 나름대로 색다른 도전을 했고, 그 작은 크기 안에 많은 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음성으로 제어해야 하는 구글 글래스는 그 태생적 한계로 인해서 사용성이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스마트폰에 있는 음성인식 기능을 밖에서 얼마나 활용하는지, 그 이전에 집에서 혼자 있을때도 얼마나 활용하는지 말이죠. 인식률도 문제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욱 불편하고 결국 손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성이 제한되는 것입니다.
밖에서 "사진 찍어" "답장 보내" "누구에게 전화 걸어" "페이스북에 올려" "재미있다고 답글 달아"라는 말을 누가 할 수 있을까요? 더구나 소음이 많아서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기라도 한다면 같은 말을 몇번이고 반복할지 모릅니다.
또한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그 작은 화면을 바라볼때 그 사람의 얼굴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게 변하는지를 보자면 더욱 답은 없습니다. 왜 이러고 있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말이죠.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설정샷이 아닌 실제 사용 모습) ▼
어딘가 이상하게 위로 향하는 시선, 과연 좋다고만 볼 수 있을까요? ▼
불편한 것을 더욱 불편하게
스마트 워치는 불편함을 편리함으로 바꾸기 위해서 거듭 발전하고 있습니다. 더욱 정밀해진 터치 입력과 애플의 디지털 크라운 등으로 입력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죠.
그러나 허공을 바라봐야 하는 구글 글래스는 불편한 것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고 있으며 도대체 왜 이것을 활용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게 만들고 있습니다.
당장 스마트 워치를 사용하는 사람을 보자면 그것을 하나의 패션을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구글 글래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도대체 '왜?' 사용하느냐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구글 글래스는 불편함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고, 안경을 쓰지 않는 사용자들이 구태여 안경을 써야만 사용이 가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패션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구글 글래스, 이미 패션이 된 스마트 워치 ▼
사진 인용 : 플리커 [좌]
구글 글래스는 망해야 한다.
그런점에서 구글 글래스는 망해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는 삼성의 타이젠 OS처럼 말이죠. 인터넷 세상에서 구글은 강력하지만 유달리 하드웨어에 있어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내놓은 모토로라의 X폰은 제대로 망했고, 악성 재고로 남아 있습니다. 구글 글래스 역시 그러합니다. 2년째 표류하는 구글 글래스는 분명 'Why?'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했고, 구글에게 있어서 또다른 실패작으로 기록될지 모릅니다.
물론 기업에는 필요한 기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제대로 된 실익을 주지 못하는 구글 글래스는 망할 수 밖에 없고 망해야만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지금의 '컨셉'을 버려야만 더 발전한 '컨셉'으로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IT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 합니다. 삼성이 자체 OS인 '바다'를 버리고 '타이젠'을 선택했지만 표류하고 있는 사이 중국의 샤오미는 안드로이드를 변형한 자체적인 'MIUI'로 시장을 선점했습니다.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선택받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것이죠.
지금의 불편한, 그리고 다소 부담스러운 디자인과 컨셉, 입력 방식을 완전히 뒤집어야 합니다. 구글은 이미 돈이 넘쳐나는 기업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실험작을 2년이나 방치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차라리 다시 시작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합니다.
필요성과 사용해야 하는 근본적인 '목적'이 모호한 제품만큼 나쁜 제품이 없고, 그것을 그럴듯한 포장으로 판매하는 것만큼 더 나쁜 것도 없습니다. 왜 사용해야 하는지, 어떤 점에서 더 좋은지를 더 고민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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