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스마트폰으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과연 우리의 사용 패턴은 3G시절과 비교해서 달라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사실 그렇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때에도 우리는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눴으며, 스마트폰 게임을 즐겨 했고 웹서핑을 했었습니다. 비록 3G 속도는 느리더라도 와이파이 속도만큼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이 싱글코어에서 듀얼코어로, 이제는 쿼드에서 옥타코어로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가 사용하는 것은 거의 변함없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속도의 딜레마
스마트폰 시장이 발전하면서 당연하게도 더 많이 소비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배터리입니다. 더 빠르고 화려한 기술을 위해 전력을 더 소모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더 오래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거나 혹은 화면을 더 어둡게 설정하고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속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삼성이 햅틱으로 광고하던 '만져라, 반응하리라'라는 구호는 지금에서야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그동안 숱한 스마트폰들이 우리를 거쳐갔지만 지금에야말로 스마트폰 스펙의 '상향 평준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속도가 빨라졌다고 해서 우리가 얻는 혜택도 2배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카카오톡을 주고 받는데 걸리는 시간을 0.01%라도 더 빠르게 하면 우리는 기쁠 수 있을까요? 꼭 그런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기술의 발전은 편리함을 가져다 주기는 했지만 그로 인해 얻는 이득이나 기쁨은 처음만 못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은 싱글코어에서 쿼드코어로 발전했는데, 우리는 여전히 카카오톡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의 발전만큼 우리가 하는 일들도 달라졌을까요? ▼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방향
그렇기때문에 스마트폰의 발전 역시도 마냥 속도가 빠른 것, 더 선명한 것을 떠나서 또다른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지 모릅니다. 우리가 그동안 스마트폰이기때문에, 스마트폰이기에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을 말이죠.
집에 가면 당연하게도 충전해야 하고, 떨어뜨릴까봐 필름과 케이스를 씌워야 하고, 비를 맞을세라 더욱 조심하는 것들. 우리는 그동안 스마트를 위해서 너무나 많은 불편함을 참아왔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을 바꿀 수는 없을까요?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LG에서 낸 광고 중에서, 사막 한가운데 휴대폰을 꽂아두고는 '한 번 충전하면 일주일간 사용할 수 있는 폰은 없을까?'와 비슷한 문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로서는 곧 상용화가 될 줄만 알았었는데요.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휴대폰을 충전 없이 일주일간 마음 놓고 사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물론 배터리의 발전 속도보다도 다른 기술들의 발전 속도가 더 빨라서 전력 소모가 빠른 것도 있을테지만 말이죠.
아무튼 우리가 스마트폰에 대해서 하고 있는 기대는 더이상 '빠름'이 아닌 '방향성'일 것입니다. 그동안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을 바꾸는 것 말이죠. 더 오래가고 더 튼튼하고 더 유연한 것 말입니다.
속도가 아닌 방향을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
더 오래가는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어쩌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다름아닌 '배터리'가 아닐까 합니다. 제 아무리 기술과 성능이 뛰어난 기기라고 하더라도 배터리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기 때문인데요.
그나마 발전해서 요즘에는 하루 정도는 겨우겨우 사용하기는 하지만 2~3일을 한 번의 충전만으로 사용하기란 사실상 힘든 상황입니다. 누군가는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라고 말할지 몰라도 그럴거면 애초에 이렇게 기능이 많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기술을 모두 누리면서도 더 오래가는 스마트폰은 나올 수 없는 것일까요? 요즘 트렌드와도 같은 더 큰 화면 & 더 얇은 두께로 인해서 배터리는 더욱 거센 도전을 받는 것 같습니다. 배터리 기술은 분명 발전하고 있지만, 이전보다도 더 작고 얇은 디자인으로 인해서 제대로 된 '오래가는' 폰이 나오지 못하는 것입니다.
만일 기존보다 2배 더 오래가는 스마트폰이 나온다면 어떠할까요? 그렇다면 우리가 평소에 하던 그대로 생활하더라도 불편함은 편리함으로 조금은 변하게 될지 모를 일입니다.
화면이 커진만큼 소모가 커진 배터리, 효율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발전은 더딥니다 ▼
더 튼튼한 스마트폰
스마트폰을 사용하다보면 늘 걱정하는 것이 있습니다. 액정에 기스가 가지는 않을까, 긁히거나 찍히지는 않을까, 혹시나 떨어뜨려서 깨지지는 않을까 하고 말이죠. 너무나도 '당연한'것으로 여겨왔을지 몰라도 이것은 분명히 '불편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물론 제조사들도 갖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 작고 얇은 기기로서는 한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피쳐폰 당시 튼튼함의 대명사였던 삼성조차도 화면을 전면에 내세운 스마트폰에서는 어쩔 수 없이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오늘 뉴스에 등장한 '고릴라 글래스 4'는 이전보다 50% 더 강한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정도의 기술로는 여전히 스마트폰 자체의 '강도'를 유지하기는 힘들지 모릅니다. 더 가볍고, 더 얇으면서도 더 튼튼한 제품을 만들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필요할 것입니다. 남들은 도전하지 않은, 어쩌면 여전히 도전하고 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더 강한 스마트폰'을 누군가가 내놓는다면 말이죠. 그렇다면 스마트폰에서 거추장스러운 필름이나 케이스는 더이상 필요없어지지 않을까요?
화면이 커질수록 파손되기 쉬워진 스마트기기들 ▼
더 유연한 스마트폰
앞서 언급한 '강함'과 '유연함'이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부드러운 것이 더 강한 법입니다. 한때 이슈가 되었던 플렉서블을 실제로 폰에 적용한다면 시장은 전혀 다르게 흘러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미 '휘어져' 있는 폰은 출시되었어도 자유자재로 '휘는' 폰은 여전히 시장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플렉서블이란 단순히 접고 펴기 위한, 즉 기술을 위한 기술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접었을때는 4인치에 불과하던 화면이 폈을때는 타블렛처럼 넓은 화면을 보여주는 식으로 발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부드럽다는 것은 그만큼 외부 충격에 강하고 내구성이 높은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구부러지면서도 높은 압력 강도를 견뎌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스마트폰은 '패블릿'이라는 이름으로 크게, 더 크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마냥 커지기만 하는 것이 분명 긍정적이지만은 않음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휴대하기 더욱 힘들고, 깨지거나 손상될 위험이 더욱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플렉서블은 앞으로 더욱 필요한 기술이 될 것입니다.
기술의 발전도 플렉서블 앞에서는 속도가 더디기만 합니다 ▼
처음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같은 것을 하고 있습니다 ▼
스마트폰 시장을 바꿀 다음 체인저는?
과연 이 다음 5년, 10년을 이끌어갈 스마트폰 시장의 게임 체인저는 누가 될까요? 손 위의 전자기기 시장은 언제라도 망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다만 그 주체만 바뀔 뿐입니다.
노키아는 한때 전세계 시장을 호령했지만 지금은 공중 분해가 되었고, 휴대폰의 탄생과 함께했던 모토로라도 지금은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았던 삼성전자에게는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고, 베끼기와 훔치기로 시장에 등장한 중국 기업들은 보란듯이 배짱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스펙으로서는 상향 평준화가 된 상황에서 시장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존재하는 너무나 당연했던 '불편함'을 '편리함'으로, '장점'으로 바꿀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을 실현한 기업이 다음번 스마트폰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빠른 폰이 아니라 불편함을 줄이는 폰이 더 좋지 않을까요? ▼
스마트폰 시대의 스마트한 소비
그런점에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더이상 스마트폰을 '소유'한다는 개념보다는 거쳐간다는 개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텐데요. 누구나 정수기나 비데를 구매한다고만 생각했던 초기 시장에서, 이제는 당연해진 렌탈 시장을 보더라도 그러합니다.
우리는 부정할지 몰라도, 또 누군가는 과소비라고 비난할지 몰라도 현실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평균 1년 6개월만에 휴대폰을 교체'한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우리가 제 아무리 비싼 돈을 지불하고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한다 하더라도 결국 2년도 못가서 다른 폰으로 바꾼다는 것입니다.
그렇기때문에 더욱 현명한 소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스마트폰은 나를 표현하는 기기를 넘어서서 필수품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휴대폰이 없는 사람은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의 기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수록, 기업들의 교묘한 상술은 날이 갈 수록 더욱 치밀해질지 모릅니다. 소비자가 똑똑해지고 합리적인 소비를 할때, 기술은 더욱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요? 스마트폰 시장을 바꿀 3가지 기술이 현실이 될 그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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