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가격 경쟁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겠지만, 요즘 들어서는 더욱 그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스펙은 높이면서도 가격은 낮추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단기적인 판매가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는 있는데요, 다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위험 부담이 있습니다.
저가 스마트폰으로 총공세를 해오는 중국 기업들조차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인 가운데, 국내 기업들마저 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저가 스마트폰, 단통법 효과? 글쎄
이러한 저가 스마트폰의 등장에 대해서 정부와 방통위에서는 단통법으로 인한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베가 아이언2의 경우 30만원대로 가격을 파격 인하했고, 새롭게 출시하는 모델조차도 30~40만원대로 낮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 정책은 단통법때문이 아니라 '생존'이 달린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팬택은 당장 다른 회사로 인수되기 직전이고 그야말로 생존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는 최고사양의 스마트폰을 염가로 제공하고 있고,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위축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내세우는 단통법은 오히려 시장을 억압하고 소비를 위축할 뿐이었습니다.
제조사는 살 길을 찾아야 했고, 결과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러한 선택은 결과적으로 수익을 가져다 주지도 못하고,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가 스마트폰으로 판매량 3위에 올라선 샤오미, 그러나 수익은 크게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
가격이라는 치킨 게임, 승자는?
스마트폰의 스펙이 동일하다면 소비자들은 무엇을 보고 스마트폰을 선택할까요? 디자인도, 브랜드도 중요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절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가격'을 보고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물론 브랜드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싼 스마트폰을 위해서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고, 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불신을 가진 소비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로라 하는 대기업들조차도 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시장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 경쟁의 치킨 게임은 결국 중국 기업들의 승리로 돌아갈지 모릅니다. 중국 기업들은 자체 생산으로 염가의 부품을 통해서 스마트폰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업체로부터 부품을 주문받아서 구매하고, 판매하는 중간 과정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국이라는 시장을 배경삼아서 염가로 판매하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인해서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결국 가격이라는 치킨 게임에서 더 오래 버티는 쪽은 중국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팬택까지 가세한 저가 스마트폰 시장, 그러나 수익은 불투명합니다 ▼
스마트폰으로 수익을 내기 힘들어진 상황
현재 스마트폰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은 전세계적으로 애플과 삼성, 단 두 곳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이 중에서도 애플이 거의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애플은 독자 시장으로 스스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며 모든 수익을 가져가고 있고 안드로이드는 서로 경쟁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거기다 소비자들이 이미 적당할만큼의 성능을 가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최신 스마트폰이 등장하더라도 구매 의욕을 크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좋은 폰을 구매하려면 대기업 제품을 사용해야만 했는데, 이제는 저가 스마트폰도 대기업의 스마트폰보다 스펙이 부족하다거나 디자인에서의 마이너스가 없기때문에 굳이 기피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스마트폰으로 수익을 내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가격을 내리는 전략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할 것입니다. 고부가가치 산업이 되어야 하는데, 그야말로 치킨 게임으로 서로 먹고 먹히는 시장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팔아도 수익을 내는 회사는 단 두 곳밖에 없습니다. LG는 겨우 2%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
독기를 품은 중국 기업들
중국 기업들은 예전부터 세계의 공장이었습니다. 이들이 생산하는 부품이 애플에도, 삼성에도 들어가면서 대기업들에게 대다수의 수익을 가져다 주는 구조가 되었던 셈이죠.
하지만 이것을 가만히 보고있던 중국의 제조업체들이 스스로 판매를 하기로 한 것입니다. 어차피 안드로이드라는 OS는 무료이고, 조금만 손보면 자기들도 얼마든지 완제품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짝퉁이라느니 베껴서 만든 제품이라느니 하면서 비난을 받던 중국의 기업들이 이제는 탄탄한 자본력과 중국 시장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이러한 중국 기업들이 세계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스마트폰의 대당 판매가격이 100달러 초반선으로 내려앉은 신흥국들을 보면서, 과연 이렇게 판매를 해도 수익이 나는가 하는 자조 섞인 이야기를 하는 '삼성' 관계자의 말에서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샤오미는 도대체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이죠.
하지만 삼성이 반도체에서 치킨 게임을 승리했듯, 중국 기업이 바로 그렇게 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국 선택받지 못한 제조사는 아무리 오랜 역사가 있더라도 퇴출될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노키아와 모토로라처럼 말이죠.
인도에서 평균 판매 단가가 100달러인 가운데, 애플만 유독 600달러라는 독보적인 판매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저가 스마트폰의 암울한 미래
저가 스마트폰은 당장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만이 가진 무기와 브랜드 가치가 없는 한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저가 스마트폰만을 구매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다가 가격을 올리면 바로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누구나 스마트폰을 쉽게 만들 수 있고, 판매할 수 있게 된 상황. 중국 기업들은 바로 이러한 상황을 이용한 것이고 국내 제조사들은 여전히 예전의 영광에 도취해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자신들의 제품을 구매해 줄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말이죠.
애플의 브랜드 가치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어떻게 해서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인지 그러한 마케팅 전략을 훔쳐야 할 것입니다. 시장에 가면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1만원짜리 가방이 아니라 수백만원에 이르는 명품가방이 어떻게 해서 여전히 소비가 되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삼성은 여전히 세계 시장 1위입니다. 그러나 그 위상은 이전같이 않습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해답이 저가 스마트폰만은 아닐 것입니다. 비싸도 구매할 수 밖에 없는 그 무언가를 만들기 바랍니다. 그렇게 해야만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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