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찾고 싶다.
인간은 자연히 편한 것을 찾고 익숙한 것에 손이 간다. 나 역시도 익숙한 것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데, 오래된 전자기기들도 쉽게 버리지 못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방식이나 습관들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습관들이 정답이라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머물러 있다면 결코 발전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조건 미래를 위해 과거를 버리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특히나 과도기라면 더욱 그렇다.
이어폰 잭이 100년이나 된 ‘과거의 기술’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만큼 모든 분야에서 표준이 된 이어폰 잭이 사라진다는 것은 애초에 상상하기 힘든 미래의 모습일지 모른다. 물론 그렇게 따지자면 CD가 거의 사라진 것도, 플로피 디스켓이 사라진 것도 당시로서는 논란이 되던 일이기는 했다.
아무튼, 소비자들은 잃어버린 이어폰 잭을 찾고 싶어 하지만 애플은 단호했고 이미 결심이라도 했다는 듯,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단일 폰인 아이폰에서 이어폰 잭을 제거해 버렸다. 그리고 당연히, 비난을 받았다.
소문에서 현실로, 라이트닝 이어팟.
그러나 여전히 아이폰7을 사용하기 전까지 이러한 이야기들은 ‘남의 이야기’에 불과했고 나와는 관련이 없는 이야기였다. 심지어 나로서는 유선 이어폰이 아닌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을 즐겨 사용했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아이폰7을 구입한 이후에 완전히 달라졌는데, 마치 아이폰을 처음 사용할 때의 ‘충전 단자 호환’ 여부로 인해서 충전조차 못하던 불편한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아이폰7을 사용하기 전까지 이러한 이야기들은 ‘남의 이야기’에 불과했고 나와는 관련이 없는 이야기였다. 심지어 나로서는 유선 이어폰이 아닌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을 즐겨 사용했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아이폰7을 구입한 이후에 완전히 달라졌는데, 마치 아이폰을 처음 사용할 때의 ‘충전 단자 호환’ 여부로 인해서 충전조차 못하던 불편한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이폰7에는 이어폰 잭이 사라졌고, 이어팟 역시 이어폰 잭 대신 라이트닝 잭을 선택했다. 결과, 이 둘의 조합은 잘 맞았다. 물론, 다른 iOS 기기들과도 호환이 잘 되는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시선을 돌려보자.
라이트닝 이어팟은 심지어 애플에서 내놓은 맥 시리즈와도 연동이 되지 않고, 새롭게 공개된 이어폰 단자가 남아 있는 맥북 프로와도 연결할 수가 없다. 다른 스마트 기기들은 당연히 먼산만 봐야 하는 처지다.
소문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라이트닝 이어팟이나 아이폰7에서 사라진 이어폰 잭을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젠더를 구입하더라도 아마 휴대하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 영상을 통해 라이트닝 이어팟을 제대로 알아보자.
예상되는 불편함
상황 1. 아이폰7만 가지고 외출한 경우 블루투스 이어폰은 필수다. 이어폰 단자가 없기 때문에 다른 이어폰을 아이폰에 연결할 방법이 없다. 결국 라이트닝 단자와 이어폰 잭을 연결해주는 별도의 젠더를 휴대하거나,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아야만 한다.
상황 2. 라이트닝 이어폰은 호환이 안된다. 다른 사람이 이어폰을 빌려달라고 하더라도 빌려줄 수가 없다. 내가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호환이 안되기 때문. 마치 충전잭을 빌려 달라길래 라이트닝 충전잭을 보여주며 씁쓸한 미소를 짓는 것과 같다.
상황 3. 맥북을 위한 이어폰을 추가로 사용해야 한다. 아이폰7을 구입해도 라이트닝 단자를 위한 젠더와 라이트닝 이어팟만 존재할 뿐, 기존의 이어폰 단자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결국 맥북을 사용한다면 별도의 젠더를 추가로 구매해야만 한다.
상황 4. 충전하며 음악을 들을 수가 없다. 반대로, 음악을 들으며 충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무선 충전도 지원되지 않으면서 라이트닝 이어팟만 제공하는 애플의 심술에 결국 별도의 젠더를 구매하느라 지출이 늘어날 지경이다.
실제로 사용해본 라이트닝 이어팟은?
불평과 불만의 목소리는 잠시 내려 놓고서, 이성을 되찾은 상태로 살펴본 라이트닝 이어팟은 생각보다 만듦새가 좋았다. 꼼꼼한 마감이 특기인 애플 답게 부드럽게 마감된 이어팟은 라이트닝 단자라는 생소한 부분을 제외하자면 제법 만족스러웠다.
음질은 기존의 이어팟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애초에 이어팟 자체에 대한 만족이 높은 상황이라 여전히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아야 했다.
다만, 주머니에 넣을 경우 중앙 부분에 위치한 라이트닝 단자로 인해서 다소 불편함은 유발될 수밖에 없었고, 전체적으로 어색한 모습이 연출되면서 다소 적응을 위한 시간이 필요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들었던 느낌이라면, 애플은 궁극적으로 무선 음향 환경을 내다보고서 이어폰 잭을 없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은 애플이 내놓은 219,000원짜리 에어팟이나 별도의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비해야만 할 것 같았다.
라이트닝 이어팟의 불안한 태생적 한계
마지막으로는 앞서 살펴본 아쉬움들을 다시 꺼내서 결론을 내리려 한다. 라이트닝 이어팟은 애플 내에서도 생태계를 나눠 놓는 역할을 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말았다. iOS 기기와 macOS 기기로 양분을 한 것이다.
맥북에서는 여전히 기존의 이어폰 잭을 사용할 수 있지만, 아이폰에서는 달라진 라이트닝 이어팟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애플 제품을 두루 사용하는 나로서도 당황스러움은 어쩔 수 없었다.
무엇보다 맥북 프로는 USB-C로 대동단결을 했지만, 아이폰7은 여전히 라이트닝 단자를 유지하면서 기기간의 통일성 역시 훼손된 상황이다. 애플이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겠고, 언젠가는 무선으로 향하게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이폰7을 사용하면서 라이트닝 이어팟에 대해 들었던 느낌이 바로 이것이다. 딱히 아이폰에서만 사용하자면 큰 불편은 없지만 따지고 보면 신경 쓰이는 것이 많은 라이트닝 이어팟이라는 것 말이다. - MACGU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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