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은 중요합니다. 그것도 정보화 시대라서 인터넷으로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면 더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이제는 병원 진료 기록도 어디서나 열어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의 보안 수준은 갈수록 후퇴하고 있습니다. 범국민적인 해킹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로 인한 문제가 이제서야 가시화되고 대두되고 있음에도 자꾸만 은행에는 면죄부를 주고 국민들이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고 있는 것이죠.
왜 이래야 하는 것일까요? 왜 우리만 여전히 보안을 위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정작 정부와 기업들은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일까요?
보안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문제
사실 보안은 개개인적으로도 꼭 지켜야 할 것입니다. 당장 집을 열고 닫는 문만 보더라도 보안키의 번호를 노출하는 것은 개인의 부주의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인터넷으로 넘어가게 되면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로 그치지는 않습니다.
해당 사이트 자체가 보안을 강화해야 하고, 보다 더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보안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은행이라면 더더욱 그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은 자꾸만 '개인'의 문제로 보안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일견 그러한 정책은 사회를 돌아가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사실 보안 문제가 터질때마다 모두에게 보상을 했다면 지금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몇 안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자꾸만 기업들에 면죄부를 줄 경우 보안은 겉잡을 수 없는 문제로 커질 것입니다.
네이트가 해킹되었고 여러 쇼핑몰들에서 정보가 새어나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하다못해 카드사들과 은행에서도 정보가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개개인이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이미 중심부에서부터 새어나간 정보를 막을 길은 없는 것입니다.
돈은 개인을 거쳐서 결국 기업과 정부로 향합니다 ▼
사진 인용 : 플리커
은행에 면죄부를 주는 정책
이번 은행의 '알 수 없는 인출사고' 역시 그러했습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인출사고로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은행의 입장은 한결같습니다. 우리의 잘못이 명백히 없으니 보상할 수 없다는 것 말이죠.
하지만 외국이었다면 '개인'의 잘못이 불분명하다면 돈을 책임져야 할 은행에 더욱 무거운 책임을 부과합니다.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은행은 개개인의 '자산'으로 이렇게 성장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자산을 잘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죠.
일견 이러한 일에는 정부의 방관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무게있는 법이 없으니 은행들이 '당장의 지출'과도 같은 보안문제에 큰 비용을 투자하기를 꺼리는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해킹 기술은 나날이 발전해서 은행을 상대로 은밀한 손을 뻗치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아무리 복잡한 방식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더라도, 주기적으로 변경하고 관리하더라도 이런식이라면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왜 해외에서는 없는 공인인증서를 국내에서는 고집했었는지 돌아봐야 하는 것입니다.
보안은 개인만이 아닌, 모두의 일입니다 ▼
잘못은 기업이, 책임은 개인이
결국 현재 상황으로는 동일한 사고가 터지더라도 개인이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하거나 막연하게 기다릴 수 밖에 없는 문제인 것입니다. 그것도 기약없는 기다림으로서 말이죠. 결국 은행의 잘못이 밝혀지기 전에는 보상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은행에게, 기업에게 자꾸만 면죄부를 주고는 고개 한번 숙이면 모두 해결되도록 해버린 이러한 정책 앞에서는 IT강국도 없고, 인터넷 선진국도 될 수 없습니다. 사실상 개인과 관련된 모든 정보가 인터넷을 떠돌게 된 것이죠.
어제도 한 이웃 아주머니께서 공인 인증서 발급을 받으러 은행을 들렀다가 집에서 컴퓨터로 직접 해야 하는 방법을 설명들으셨지만 그것을 할 줄을 몰라서 찾아와서 부탁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해킹이 안되도록 철저히 해 달라는 부탁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러면 뭐하나요, 국민 개개인은 이렇게도 불편하게 인증서를 만들고 관리를 하며, 또한 알 수 없는 보안 프로그램을 2중 3중으로 설치해서 컴퓨터가 느려지더라도 정작 은행이 제대로 된 보안을 해주지 않으니 말입니다.
보안을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
정보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이죠 ▼
기업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때
기업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아주 큰 정보유출이 있었다면 그에 합당한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애초에 유출될 일이 없도록 보안에 신경을 써야만 하도록 법을 강하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개인에게만 보안을 강요해서는 답이 없습니다. 그저 유출되고 나면 사후처방약처럼 그때 가서야 뒷수습을 한 들, 바뀌는 것은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죠.
오늘도 개개인들은 스마트폰이 해킹되지는 않았는지 바이러스 검사를 하고, 그래도 불안한지 이것 저것 확인하고는 불안한 가운데서 결제를 하고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그저 카드 번호만 있으면, 어떠한 추가적인 설치가 없어도 보안이 철저하도록 만들어진 '편리한' 결제 기능이 대한민국에서만 '불편한' 기능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책임의 무게를 개인이 아닌 기업에게 전가하고, 면죄부를 회수해야 할 것입니다. 막중한 잘못에는 그에 따른 막중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만 하는 것이죠. 대한민국의 보안을 높이기 위해서 꼭 정부와 기업이 먼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글이 마음이 드셨나요?
[공감]은 더 좋은 글을 쓰는 데 힘이 됩니다^^
'최신뉴스 > 사설논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끄러운 카페에서 공부가 더 잘되는 5가지 이유 (7) | 2014.12.12 |
---|---|
배달앱, 알고보니 배다른 민족? 해외 자본 투자의 두 얼굴 (0) | 2014.12.12 |
구글도 당황시킨 강남스타일 조회수의 비밀 '2,147,483,647' (1) | 2014.12.04 |
통장에서 사라진 1억2천, 배 째라는 농협 "해킹을 막는 5가지 대비책은?" (1) | 2014.12.01 |
직접 가본 도서정가제 시행 전 풍경, 책 밀어내기에 반값 할인까지 (1) | 2014.11.15 |
IE9 이상으로 브라우저를 업그레이드하거나, 크롬, 파이어폭스 등 최신 브라우저를 이용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