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이 드디어 첫삽을 떴습니다. 그리고, 예상과 달리 소비자들의 생각과 기업의 생각은 정반대로 움직였고, 결과는 방통위조차도 당황하게 만들 정도의 충격적인 갤럭시노트4 9만원 보조금이었습니다. 그것도 매월 9만원 이상의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에 말이죠.
소비자들은 일제히 당황한 반응 일색이었고 방통위에서는 어떠한 후속 조치도 없습니다. 제조사들은 덩달아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오프라인 매장들은 이미 짐을 싸고 있습니다. 이미 국민들을 호갱으로 만들어온 휴대폰 매장들의 편을 들어줄 생각은 아주 조금도 없지만 이제 휴대폰 매장도 사양길입니다. 온국민이 같은 가격으로 호갱이 되어야 하니까요.
어쩌다가 이와같은 말도 안되는 단통법이 시행된 것일까요? 오늘은 온국민 호갱 프로젝트가 되어버린 단통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알면서도 모르는척하는 방통위 관계자들의 눈가리고 아웅하는 모습에 온국민이 속아줘야 하는 것인지도 짚어보겠습니다.
단통법이 뭐길래?
단통법은 간단히 말해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입니다. 즉, 그동안 단말기가 유통되던 경로가 상당히 음성적이고, 일부 소비자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갔으면 범국민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니 이것을 방통위가 나서서 바로잡겠다는 것이죠. 취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시행 양상을 보자면 이게 국민을 위한 것인지 기업을 위한 것인지는 갸우뚱해집니다.
이제 최신폰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할까요? ▼
단통법 시행 배경은?
앞서 설명된것처럼 단통법은 극소수의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또한 오프라인 매장 가운데 음성적으로 알려진 몇몇 곳을 통해서 휴대폰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이로인한 피해가 온국민으로 번지게 되자 그것을 막아보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방통위의 표면적인 단통법에 대한 합리적인 논거는 이러합니다. '통신사가 제역할을 못하니 방통위가 나서서 시장 질서를 바로잡겠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통신비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것이 주요 요지가 됩니다.
하지만 한번 따져볼까요? 단통법은 방통위가 정했습니다. 그리고 방통위는 최대 보조금을 30만원으로 못박았습니다. 이전의 27만원에서 겨우 3만원이 늘어난 것인데요, 이 금액이라면 90만원대로 출시되는 휴대폰을 최소한 60만원 이상을 줘야 구매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소비자를 위한 정책일 수가 없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아이폰6 16기가 모델은 2년 약정으로 무료 구매가 가능합니다. (물론 비싼 요금제입니다. 하지만 비슷한 요금제를 사용하더라도 한국은 수십만원의 구입비용이 들어갑니다.)
말도 안되게 줄어든 보조금 규모 ▼
최신폰 구매 가격은?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휴대폰 가격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언론에서는 연일 최대 보조금이 30만원이고, 34만원 정도까지는 가능하다고 떠들었습니다. 그러나 10월 1일부로 막상 뚜껑이 열린 단통법은 통신사의 담합 아닌 담합이 되어 버렸습니다. 휴대폰을 팔 생각조차 없어 보일 정도로, 최신폰인 갤럭시노트4의 경우 보조금이 최대 9만원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그마저도 월 9만원 이상 요금제로 말이죠.
최소한 30만원을 생각했던 소비자들은 최대한 9만원의 할인을 보고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마저도 요금제가 9만원 이상이었고, 이조차도 2년 약정으로 중도 해지시에 모두 물어내야 하는 보조금으로서 말이죠. 결국 소비자는 어떠한 방법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든 2년을 채워야 하고, 2년이 안될 경우에는 지급받은 보조금을 다시 내놓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게 방통위가 말하는 소비자를 위한 대책일까요?
스마트폰이 고장났다면?
사용하던 스마트폰이 고장날 경우, 단통법은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올지 모릅니다. 새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소비자와 동.일.하.게 2년 약정을 하고는 비싼 가격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합니다. 할인도 없고 위로금도 없습니다. 심지어 위약금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스마트폰을 분실했다면?
마찬가지입니다. 지원금을 모두 돌려줘야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앞서 고장난 경우와 동일하게. 현재 단통법 시행 이후 2년 약정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했다면 분실한 이후, 휴대폰 약정 계약에 따라 기기값을 모두 내고, 받았던 지원금도 다시 내놓고, 단통법에 따라서 다른 스마트폰을 구입할 경우 또 다시 최대 30만원 (명목상, 현실은 9만원대) 지원을 받고는 9만원 이상 요금제로 개통해야 하는 것입니다.
즉, 분실한 스마트폰의 남은 할부금 + 위약금 + 받은 지원금 반납 + 새 스마트폰 할부금 + 월 9만원 이상 요금을 내야만 방통위가 말하는 월 최대 3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 것입니다. 이게 정말 말이 되는 소리일까요?
일본에서는 공짜, 한국에서는? ▼
결국 온국민 호갱 만들기 프로젝트
이제 결코 폰을 물에 빠뜨려서도 안되고, 어린 아이에게 폰을 맡겨서 떨어뜨리거나 고장내서도 안됩니다. 실수로 분실할 일도 없도록 목에 걸고 다니는 것이 현명해 보일 정도인데요. 단통법은 말 그대로 온 국민을 호갱님으로 만들고 있고, 모두가 비싼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통신사만 좋아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왜 이래야 하는 것일까요? 왜 모두가 비싸게 구매를 해야 맞는 것일까요?
방통위는 말이 없습니다. 연일 올라가는 통신사의 주가에도 말이 없고, 방통위를 향해 쏟아지는 비난에도 말이 없습니다. 통신사의 매출과 마케팅 비용, 1인당 수익을 평균으로 내서 만들었다는 최대 보조금 규모는 허울뿐이었고 현실은 9만원 요금제에 최대 9만원 보조금 뿐이었습니다. 방통위 스스로도 당황하게 만든 이와같은 현실을 보면서도 과연 제대로 된 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러고 보니 한가지는 분명해졌습니다. 이제 폰이 비싸서 살 일이 없으니, 가계 통신비에 도움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쓰던 폰이나 잘 써야지요. 알뜰폰으로 이동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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