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커져가는 샤오미를 보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는 역설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자국기업 보호와 대놓고 애플 베끼기라는 특수한 경우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전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려고 준비중인 샤오미, 이미 내년 판매량 목표치를 1억대까지 높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서, 아니 휴대폰 제조사로서는 신생 기업인 샤오미가 토종 제조업체들을 넘어선 비결은 무엇일까요?
우선은, 샤오미와 애플의 인기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삼성과, 사면초가에 빠져버린 엘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연작 포스팅으로서, 1편 '사면초가에 빠진 엘지 스마트폰'과 2편 '샤오미는 어떻게 대륙을 사로잡았나' 마지막으로 '삼성을 향한 잘못된 애국심'을 다루도록 할 예정입니다.
사면초가에 빠진 엘지 스마트폰
엘지는 어떠한 스마트폰 제조 업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국내 기업으로서 인지도로서는 삼성 다음이고, 전세계에서도 나름 잘 나갔던 엘지전자였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초창기라 할 수 있는 2010년을 전후해서는 어떠했을까요?
엘지는 탑5안에 들지도 못했고, 공식 집계에서는 '기타' 항목에 들어가는 수모를 겪어야 했습니다. 삼성 역시 마찬가지로 '기타'에 속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시장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졌는데요, 불과 5년도 안되는 사이 삼성은 안드로이드 1위를 넘어서서 전세계 시장 1위를 거머쥔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엘지는 무엇을 했을까요? 나름대로 순위권에 들기는 했지만 제대로 된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나 타블렛으로 넘어가자면 엘지는 이도저도 아닌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제대로 된 생태계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애플은 난공불락과도 같이 성장해버렸고, 2010년 당시 노키아에 이어서 2위였던 애플은 이제는 넘사벽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기업이 되어 있습니다. 또한 중국에서는 신생 업체가 등장하거나 어느새 골리앗이 되어 버렸습니다. 중국 시장을 무기로 파죽지세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죠. 엘지가 서 있을 입지가 점차 줄어드는 것입니다.
G 시리즈의 성공, 그러나 달라진 시장 ▼
스마트폰은 피쳐폰이 아니다.
엘지는 스마트폰 시장을 마치 피쳐폰처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스마트폰은 한번 판매하면 사실상 지원이 거의 필요없는 피쳐폰과는 완전히 다른 시장이라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은 꾸준이 운영체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고 소비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엘지는 수많은 파생 제품을 만들어 냈고, 결국 제 살 깎아먹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소비자들은 아이폰을 구매할때는 단 하나의 정보만 얻으면 됩니다. 하지만 엘지의 스마트폰을 구매하더라도 어떠한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여러 제품들이 존재했었습니다.
결국 판매량에 있어서도 제대로 된 기록을 남기지 못했고, 진짜 문제는 이후에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사후관리 문제가 터진 것입니다. 운영체제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애플과 비교를 당하며 갖은 수모를 겪어야 했고 엘지는 거듭거듭 신제품을 내놓기에 바빴습니다.
소비자들은 점차 엘지에 대해서 나쁜 인식을 갖기 시작했고, 만년 2위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달랐습니다. 보란듯이 옴니아를 대체할 갤럭시A를 만들었고, 불과 2달이 채 안되어 현재까지 이어지는 프리미엄 시리즈인 갤럭시S를 공개한 것입니다. 그야말로 제대로 된 애플 벤치마킹이었습니다.
무수히 많은 버전을 내놓았던 엘지, 어떤 것을 선택하라는 것일까요? ▼
G 시리즈의 성공, 그러나
G 시리즈는 제대로 엘지의 뒷심을 보여준 역작이었습니다. 옵티머스 G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엘지의 새로운 프리미엄 전략은 제대로 통했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신산의하면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Gpro가 나왔고, 소비자들은 호평했으며 G2에서는 제대로 소비자들의 마음에 안착했습니다. 결국 G3의 경우는 소비자들이 갤럭시S5보다도 더 좋은 스마트폰이라고 치켜세우기까지 했습니다.
삼성이 아몰레드에 집착하며 번인 논란, 실험작 논란, 베타테스터 논란 등을 낳았지만 화질, 액정에 있어서만큼은 엘지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애플의 레티나 디스플레이 역시 엘지에서 공급한다는 말에 이와같은 이미지는 제대로 먹혀들어갔습니다.
하지만 G 시리즈의 앞날은 어둡기만 합니다. 초저가로 공세를 해오는 중국기업들, 그리고 레퍼런스로 핵을 날리는 구글, 매년 한차례씩 시장을 싹쓸이하는 애플까지. 누구나 만들 수 있었던 스마트폰 시장이 되려 독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2010년의 스마트폰 판매순위, 엘지는 없습니다 ▼
타블렛은 더욱 큰 문제
애플은 단 하나의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고민할 것 없이, 하나의 회사에서 내놓은 최고의 제품을 비싼 가격을 주고라도 구매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삼성과 엘지는 계속해서 스스로의 이미지를 깎아먹으며 연이은 업그레이드 제품 출시로 인해서 신뢰심을 잃고 있습니다.
특히나 타블렛의 경우는 더욱 심합니다. 애플의 경우, 뉴 아이패드, 아이패드 레티나, 아이패드 에어 등등 년도별로 하나의 제품을 놓고 비교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엘지와 삼성은 도대체 어떻게 비교를 해야할지 모를 정도로 파생 제품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름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해상도가 너무나 낮거나, 스펙이 낮거나,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입니다. 결국 소비자들은 엘지의 타블렛을 신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제품을 내놓고는 있는데 가격으로 보자면 도저히 엘지 제품을 구매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엘지는 고만고만한 스펙의 제품을 비싼 가격에 팔고 있습니다. 그것도 수많은 시리즈로 말이죠. 결국, 소비자들이 선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구글에서는 제대로 된 제품을 더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고, 애플에서는 가장 완성도 높은 타블렛을 비싸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왜 엘지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요?
뚜렷한 장점도 단점도 없는, 그렇다고 저렴하지도 않은 타블렛 ▼
샤오미의 역습에 제대로 당하다.
신생 업체로서 '기타'에 분류되기만 하던 샤오미가 국제 무대에서 메인급으로 올라서기 시작하자 삼성은 부랴부랴 전략을 수정하고는 중국 시장에 제대로 뛰어들었습니다. 갤럭시노트4를 위해서 사상 최대 크기의 체험관을 열기도 했고, 나름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대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엘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샤오미는 제대로 된 컨셉으로 고사양의 제품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고, 여러 기업들이 계속해서 스마트폰의 단가를 낮추고 스펙을 높이는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엘지만이 고스펙에 고사양 제품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보면 간단합니다. 동일한 가격의 스마트폰이 있을때, 삼성, 앨지, 애플이 경쟁을 한다면 어떠한 제품을 선택할까 하는 것이죠. 소비자들은 결국 브랜드를 믿고 구매하게 되는데, 엘지는 스스로 브랜드 가치를 깎아왔기 때문입니다.
2013~2014년의 판매량에서도 엘지는 없습니다 ▼
과거에서 미래를 보다.
굳이 엘지만 잘못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엘지는 늘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해서 제대로 된 한방을 먹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단 하나의 최고의 제품이 어려운 과제일까요?
예전의 옵티머스 시리즈가 했던 실수를 지금의 타블렛이 그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애플이 2가지 제품을 내놓은 것은 모가 아니면 도라는 도전이 아닌, 두가지 모두 최상급 제품으로 내놓았기에 성공했던 것입니다.
2010년 스마트폰 시장을 보면 미래를 알 수 있습니다. 노키아, 림, 애플, HTC, 모토로라. 이들이 당시 1위부터 5위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할까요?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공중분해되었고, 림은 찾아볼 수 없으며 HTC도 침체기에 빠져들었습니다. 단지 애플만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엘지는 바로 지금 시장을 잘 읽어야 합니다. 단기적으로 점유율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답이 없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브랜드 가치를 쌓아가는 것이고, 제대로 된 제품과 사후지원, 생태계 구축일 것입니다.
G3, 그 다음은 어떠한 제품이 될까요? ▼
먼 미래를 내다봐야 할 때
엘지가 제대로 스마트폰 시장에 안착하고, 애플과 같이 기초가 튼튼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애플의 디자인이나 UI등을 훔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 경영과 소비자를 읽는 그 방법을 훔쳐야 합니다. 삼성은 비록 비난을 받기는 했지만 제대로 타겟을 잡았고 벤치마킹을 한 결과 안드로이드에 이어서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라섰습니다.
엘지도 동일한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것을 놓쳤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왜 시장을 잃어버렸는지, 현재 상황이 왜 위기인지를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스마트폰과 타블렛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생태계,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것이죠.
스마트폰 시장은 한치 앞도 알 수가 없습니다. 2010년의 챔피언들은 현재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현재의 챔피언들도 언제 도태될지 모를 일입니다. 치열한 경쟁시장 속에서 엘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서 노력하기 바랍니다.
소비자가 되어 보세요. 소비자가 되어서 무엇을 원하는지, 어떠한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지를 알아보세요. 애플이나 샤오미가 아니라 엘지만이 가진 장점을 그대로 표현해낼 방법을 찾아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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