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3대 통신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3대 통신사가 직접 운영하는 '알뜰폰' 자회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외의 알뜰폰 회사들이 있습니다. CJ 헬로모바일이나 우체국 같은 곳들 말이죠. 그런데 무언가 이상합니다.
왜 통신사들은 스스로 비용을 낮추지는 않고 직접 알뜰폰 자회사를 차린 것일까요? 결국 이 역시 알뜰폰 성장의 불편한 진실이 아닐까 합니다. 정부와 방통위, 그리고 통신사들의 짜고치는 고스톱에 이제는 알뜰폰 시장까지 고사 직전이 된 것입니다.
통신사 점유율 집어삼킨 알뜰폰
알뜰폰은 이름에서처럼 '알뜰'하게 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과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통신사들에서는 누리지 못했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인데요.
기본료가 1만원 미만은 기본, 이제는 기본료가 제로인 상품까지 등장했는데요. 어르신들이나 학생들이 이용하기에 부담이 없다는 점 때문에 점유율이 점차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반면 통신사들은 기존의 가격을 고수하면서 점차적으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데요. 지난번 단통법의 여파로 인해서 더욱 더 알뜰폰으로 이동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알뜰폰 이용자들이 늘어나면 좋은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통신 3사에 더해서 대기업들까지 뛰어든 알뜰폰 시장 ▼
3대 통신사 주머니로 들어가는 알뜰폰 수익
기본적으로 알뜰폰이 서비스되는 과정을 살펴보자면, 3대 통신사 가운데 한 곳에서 통신망을 빌려옵니다. 즉, 거의 원가+a 정도의 가격으로 통신망을 임대하는 것이죠. 다음으로 여기에 사업 비용, 이윤, 서비스 비용 등을 제외한 가격으로 상품을 내놓습니다.
즉 통신을 직접 서비스하면서 새로운 회사를 차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주파수의 문제도 있을 뿐 아니라, 이제와서 새로운 사업자가 전국에 망을 촘촘히 설치하고 서비스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통신 3사는 자신들이 직접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가격을 더욱 낮출 수 있음에도 왜 낮추지 않느냐고 말이죠. 정답은 통신사들만 알고 있겠지만, 아무튼 현재로서는 통신사들은 수익을 위해서 그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알뜰폰 자회사를 차리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의 통신 서비스는 그대로 두고서 자신들이 알뜰폰 사업까지 동시에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동일한 서비스를 한쪽에서는 비싸게 한쪽에서는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죠.
중소 알뜰폰 업체는 명함도 내밀기 힘들어졌습니다 ▼
경쟁 자체가 안되는 알뜰폰 시장
결국 이러한 방식으로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입니다. 통신사로부터 망을 임대해서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제들은 아무리 노력을 하더라도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3대 통신사를 이길 수가 없습니다.
반면 3대 통신사들의 자회사인 알뜰폰 사업자들은 단통법으로 인해 막혀버린, 그리고 엄청나게 아끼고 있는 마케팅 비용을 모두 자회사에 쏟아붙고 있습니다. 결국 다른 알뜰폰 회사들 대비 1/2 심지어 1/3에 이르는 가격으로 폰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소비자들로서는 이러한 막대한 지원을 해주는 알뜰폰 회사를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결국 다시금 3대 통신사들의 자회사들인 알뜰폰 회사로 가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지금 통신사들이 점유율이 줄어들어도 큰 대처를 하지 않는 이유인 것입니다.
도입 초기와 달리 혼탁해진 알뜰폰 시장 ▼
수수방관한 방통위가 더 큰 문제
하지만 이러한 영업을 가능하게 해 준 방통위가 더욱 큰 문제일 것입니다. 결국 통신 3사는 자신들의 브랜드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뒷편에서는 막대한 자본력으로 알뜰폰 시장까지 선점하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그저 알뜰폰이면 모두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통신사들은 스스로 가격을 인하하고 가격 경쟁을 통한 합리적인 시장 질서를 만드는 대신 경쟁을 포기하고 막대한 이윤을 남기기로 선택한 것이죠.
이러한 선택을 가능하게 해준 방통위는 결국 한 통속이며 국민 모두가 우롱당하고 있습니다. 알뜰폰도 전혀 알뜰하지 못하고 공정한 경쟁조차 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지난 1월 27일 기준, 베가시크릿노트의 출고가는 통신사에서는 29만7,000원이었지만 CJ 헬로비전에서는 69만 9,000원, 이마트 알뜰폰에서는 99만 9,000원이었습니다. 경쟁 자체가 안되는 이러한 상황은 분명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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