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의 지난 3분기 점유율이 작년 같은 분기 대비 무려 12.8% 하락했다고 합니다. 3분기는 원래 애플에게 있어서는 점유율 하락의 분기이기는 합니다.
새로운 기기가 가을에 등장하게 되고, 대기 수요가 넘쳐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지난 같은 분기와 비교한 아이패드의 하락세는 심상치 않습니다.
그런데 더욱 묘한 것은, 이러한 아이패드의 점유율은 다른 타블렛이 가져간 것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아이폰이 훔쳐갔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아이패드는 타블렛이다.
아이패드는 타블렛입니다. 2010년 등장한 이래로 거듭된 진화를 해왔지만, 그럼에도 타블렛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아이패드는 컴퓨터라는 말입니다. 누가 컴퓨터를 '매년' 구매를 하고, 교체를 할까요?
결국 아이패드도 타블렛의 범주, 즉 컴퓨터라고 보자면 이는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몇몇 얼리어답터를 제외하자면, 아이패드를 매년 신제품이 나올때마다 교체하는 사용자는 그리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아이패드가 아무리 좋은 스펙으로 중무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매년 판매가 상승세를 탈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미 타블렛을 구매하고 싶은 사용자들은 구매할 만큼 구매했고, 결과적으로 아이패드의 판매는 점점 하락세를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아이패드의 점유율을 훔쳐갈 '또 다른' 타블렛이 아닌, 아이러니하게도 아이폰이 될 것입니다. 아이폰은 여타 스마트폰를 평정해왔지만 이제는 같은 지붕 식구인 아이패드마져 삼켜버릴지 모릅니다.
아이패드는 타블렛입니다. 타블렛은 PC에 속하구요. 매년 PC를 바꾸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
더 커진 아이폰, 더 작아진 아이패드
아이폰은 3.5인치를 고집해왔습니다. 적어도 잡스의 아이폰은 그러했습니다. 한 손 조작이 최우선이라며 한 손 조작을 할 수 없는 폰은 한 마디로 깎아내리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던 아이폰이 잡스가 사망하자마자 내놓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더 커진' 아이폰이었습니다.
혁신을 추구한 것일까요? 잡스가 없는 애플이란 이런 것이다!를 주장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아이폰은 커졌고, 이제는 더 커졌습니다. 더이상 커질 수 없다고 생각될만큼 한번에 '이~~만큼'이나 커진 것입니다.
4.7인치와 5.5인치로 등장한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그런점에서 '변화'를 추구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패드는 9.7인치를 추구하며 7인치 아이패드는 시장에 나오자 마자 사망할 것이라던 잡스의 독설과 달리 한동안 시장을 '잠식'하다시피 했었습니다.
그러나 보란듯이 7.9인치로 '더 작아진' 아이패드 미니가 등장했고, 이제는 제대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폰6의 등장으로 이 둘의 묘한 '접점'이 생겨 버렸습니다. 더 커진 스마트폰과 더 작아진 타블렛, 소비자는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요?
아이폰까지 커진 스마트폰 시장, 타블렛은 중간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일지 모릅니다 ▼
패블릿, 모든 전자기기를 흡수하다.
이미 스마트폰 이전의 피쳐폰 시절에도 휴대폰에 불과한 전화기는 주변의 모든 것을 흡수하기 시작했습니다. 30만 화소의 카메라가 달리던때부터 그랬을까요? 전화기는 하나 둘씩 다른 기기들을 삼켜왔습니다.
사실상 사소한 센서 하나도 모두 고유의 '제품들'이 존재했음을 생각해보자면, 지금껏 스마트폰이 '멸종'시킨 기기는 수없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다 이제는 PC를 넘어서서 손 위의 PC라고 불리는 타블렛까지 흡수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패블릿은 더 커진 화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패블릿을 구매하는 소비자 스스로가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이 녀석으로 '더 많은 웹서핑을 하고, 더 많은 동영상을 보고, 더 많은 게임을 즐기려는' 목적으로 구매한 것이 아닌가요?
그동안 4인치대 스마트폰은 화면이 작아서 답답해서 못했던 일을, 한 손에 잡히면서도 더 커진 화면을 가진 패블릿으로 '모두' 해결하려는 마음을 가진 것입니다. 결국 당연하게도 타블렛의 멸종은 '패블릿' 때문인 것입니다.
기존의 시장을 완전히 뒤집은 것은 결국 스마트폰이었습니다 ▼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결국 '기술'
누군가는 여전히 5인치대 화면으로 하는 것과 9인치, 10인치대 화면으로 하는 작업은 전혀 다르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그 말은 백번 맞습니다. 그리고 반박할 이유도 없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억해야 할 것은, 스마트폰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록 더 '얇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융합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집약에도 있다는 것입니다. 더 작은 기기로 더 많은 것을 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5년 전을 떠올려보세요. 타블렛도 없었고, 스마트폰이라고는 겨우 1세대 아이폰이 등장했을 뿐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햅틱과 옴니아가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더 이전으로 돌아가볼까요? 7~8년 전의 4인치는 4.3인치를 가진 'PMP'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때 기억으로 PMP = 아주 거대한 기기라는 인식이었습니다. 이렇게 큰 화면이 있나 싶을 정도였는데요. 하지만 이제 4.3인치는 '아주 작은' 화면일 뿐입니다. 더 얇아지고 더 가벼워진 기술이 우리의 생각을 바꾼 것입니다.
패블릿 역시도 그러할 것입니다. 2014년 초, 삼성이 내놓은 플렉서블 제품은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었다 펴면서 스마트폰과 타블렛의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었습니다. 이제,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우리는 스마트폰과 타블렛 가운데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저 펼치면 되는 패블릿만 선택하면 되는 것이죠.
화면의 크기에 따른 컨텐츠 소비율은 비례했습니다. 결국 타블렛의 활용도가 낮아진 셈입니다 ▼
이제 컨텐츠 소비에 있어서도 아이패드는 길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
이렇게 비슷한 화면을 보여주는 아이패드를 추가로 구매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
아이폰6 플러스의 등장으로 위협받는 아이패드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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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에어2를 내놓은 애플의 고민
그런점에서 애플은 고민이 많을 것입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로 사상 최대의 판매고를 올리기는 했지만, 당장 내년에도 아이폰으로 같은 실적을 올릴 수 있을지도 고민일 것이고, 점차 낮아지는 스마트폰 판매 가격도 부담일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고민은 점점 하나로 융합되는 기술과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이 아닐까 합니다. 경쟁은 기술의 발전을 앞당길지는 몰라도, 그것이 정점에 이르게 되면 더이상 소비자들을 놀라게 할 무언가가 나오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컴퓨터 역시도 매년 엄청난 발전을 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혁신'이라고 말하지 않듯이 말입니다. 이미 정점에 이른 기술은 그것만으로도 한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애플로서는 고민이 클 것입니다.
아이패드 에어2는 분명 현재로서도, 장차 2~3년을 내다 보더라도 '멋진'기기로 남을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미 패블릿을 손에 쥔 소비자들이 아이패드 에어2를 향해 기꺼이 지갑을 열어줄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화면이 더 작은 아이패드 미니3라면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다른 기기를 집어삼키며 성장한 스마트폰, 이제는 타블렛마저 흡수하려 합니다 ▼
5년 뒤 먹거리를 고민해야 할 때
삼성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은 점차 높아지는 중국 내 소비자들의 구매력으로 인해서 엄청난 판매를 올리고 있습니다. 짝퉁 공화국에서 소비 공화국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동일한 전략을 구사하던 팬택은 작은 시장의 파이로 인해서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결국 국제 시장을 바라봐야 하는 현실 속에서, 또한 점차 낮아지는 평균 판매 단가 속에서도 '혁신'을 유지하기란 도전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당장 1년 뒤의 수익이 아니라, 눈 앞의 판매가 아니라 5년 뒤를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로드맵을 짜야 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추진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당장의 판매율도 높여야 하고, 동시에 미래로 향하는 길을 잘 짜야 하는 것이죠.
2015년, 타블렛은 그 존재 이유에 대한 답을 해야 할 것입니다.
패블릿이 있는데, 타블렛을 왜 사야 하느냐는 소비자들에 대한 답 말입니다 ▼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
자 이제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겠습니다. 우리는 결국 소비자이기 때문이죠. 소비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요? 애국심으로 국내 제품을 구매해 주는 것?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중국처럼 12억 이상의 인구도 아니고, 미국처럼 엄청난 전세계적인 기업을 거느린 나라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팬택이 그러했듯, 국내 시장에만 의지하는 기업은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방통위 때문이든 중국 기업 때문이든 말이죠.
앞서도 계속 언급했듯, 현명한 소비자가 되려면 '왜 이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지, 이것으로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새 제품을 구매해도 이전과 같은 만족도가 없는 이유는, 결국 비싼 스마트폰으로 이전과 같은 작업만 하기 때문입니다.
마냥 신제품이 나왔다고 쫓아가지는 마세요, 마냥 좋아보인다고 구매하지는 마세요. 물론 누구나 그러라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현명한 소비자가 되려면 우리가 먼저 행동해야 합니다. 그래야 기술은 소비자를 향해 발전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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