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급하기는 급했나봅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에 대한 대응책으로 '항로변경'이 아니라는 내용의 동영상을 20일부터 배포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러한 동영상으로 문제를 덮어 가릴 수 있는 것일까요? 문제의 논점을 잘못 집어도 제대로 잘못 짚었습니다. 진짜 문제의 본질은 무시한 채 이러한 덮어 가리기 식의 항로변경 논란은 결국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 꼴이 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의 주장 '항로 변경'이 아니었다.
대한항공측에서는 (아마도 주주 일가이겠지만) 주기장 안에서 17미터를 후진했다가 제자리로 돌아온 것 뿐이라면서 이러한 것은 항법상 '항로'를 변경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주기장 안에서 23초간 17미터 정도를 후진한 다음,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전 부사장 한사람 때문에 말이죠.) 대한항공은 이에 대해서 항공법을 들이밀었습니다.
생소한 내용들이었는데요, 항로가 되기 위해서는 고도 200미터 이상의 관제구역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 엔진에 시동도 걸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결국 대한항공이 하려는 말은 이것입니다. 항로변경도 아니었으며 엔진에 시동도 걸기 전이었으니 큰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죠. 과연 그럴까요?
그러니까, 잘 알지도 못하면 조용히 하라는 걸까요? ▼
대한항공이 말하려는 것
결국 이러한 해명 영상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간단히 말해서, 이렇게 문제를 삼을 정도로 큰 일이 아니라 시동 걸기 전이었으니 마치 비행기 이륙 전에 문제를 일으킨 정도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는데는 또한 항공법이 관련됩니다. 항공법에 의하면 운항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할 경우 처벌이 가능하며 그 정도에 따라서 중형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대한항공은 결국 이러한 '항공법'을 근거로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언론에서 말하는것처럼 지나칠 정도의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니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반성하는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은 채, 오히려 문제를 줄이고 축소하기에 급급한 전형적인 갑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연 당시 비행기에 탑승해있던 기장과 승무원의 생각과 같은지도 의문입니다.
진짜 문제는 회항이냐 아니냐가 아닙니다 ▼
오히려 국민들을 꾸짖는 대한항공
이러한 동영상의 의미는 이러한 것입니다. 큰 문제도 아닌 것을 두고 항공법도 모르는 무지한 국민들이 문제를 크게 떠벌리고 있으니 동영상을 보고 '조용히 있으라'는 것이죠.
대한항공이 진짜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하려 했다면 이러한 문제는 재판부에서도 충분히 가려질 것이고 뒤늦게 알려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결국 판결문에서 판사가 할 말을 먼저 해버림으로서 문제를 더욱 키운 꼴이 되어 버렸습니다. 당연한 갑의 횡포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오히려 꾸짖고 있는 것이죠.
마치 군입대를 거부하기 위해서 과도한 치과 진료를 받은 사람이 나서서 '진짜 아파서 치료한 치아도 있다'고 말하는 모양새입니다. 반성은 하지 않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것입니다.
문제의 본질은 '갑질'에 있습니다 ▼
사진 인용 : 플리커 <Aleksander Markin>
대한항공 동영상 배포의 의미
이러한 대한항공 동영상 배포를 통해서 드러난 것은 반성할 마음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항로변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를 돌렸다느니, 땅콩회항이라느니 하는 식으로 언급되는 것이 싫다는 것이죠.
도둑이 꼭 창문을 깨고 들어와야만 잘못한 것인가요? 열려있는 문으로 들어와서 문을 잘 닫고 나가더라도 도둑질은 도둑질인 것입니다. 그런데 도둑이 나서서 '나갈때 문을 닫아줬으니 오히려 범죄를 예방해준 것'이라고 말한다고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동영상을 배포하면서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 동영상을 본, 대항항공의 대처를 본 국민들의 반응만 보더라도 그러할 것입니다.
음주운전은 시동만 걸어도 정도에 따라서 구속될 수도 있습니다. 하물며 수백명이 타고 있는 비행기라면 어떠할까요? 겨우 땅콩 하나로 비행기도 돌릴 수 있는 갑의 횡포는 꼭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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