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오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말이죠.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해외로 수출을 많이 하면 해외수출 몇만달러 시대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국내 기업이 잘 되어야 내수 시장이 살고, 그래야 일자리도 많고 모두가 이득을 보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삼성이 잘되면 물론 좋습니다. 누가 삼성이 망한다고 좋아라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잘못된 애국심이 결국 삼성을 망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삼성을 사용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논리
삼성은 국내 굴지의 기업으로서 해외에서도 삼성이라고 하면 모르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제법 잘나가는 기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리고 삼성은 국내 시장에도 막강한 파급력을 지니고 있는데요.
거느린 하청기업만 해도 수없이 많고 그 기업들의 또 다른 하청 기업, 이로인해 파생되는 산업과 경제 활성화의 이익을 결코 과소평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삼성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결국 이익이라고 말합니다.
예컨대 우리 동네에서 돈이 돌게 만들면 모두가 좋은데, 자꾸만 다른 동네에 가서 돈을 써버리면 우리 동네는 점차적으로 가난해지고 다른 동네에만 좋다는 것입니다. 같은 논리로 내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해외 기업이 아닌 국내 기업의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자국 기업인만큼, 제품을 소비하게 되면 그만큼 생산자들도 늘어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국내에 이익이 되고 개개인에게도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논리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외국 자본 비율을 따져보면 더이상 국내 기업이 아닌 삼성 ▼
먼저 애국심을 포기한 기업들
한번 생각해볼까요? 지금까지 뉴스에 나왔던 굴지의 대기업들이 해외와 한국에서의 제품 판매나 서비스나 가격를 놓고 비교할때 한국이 더 좋았던 적이 있었던가요? 해외에서는 자동차 안전사양을 기본사양에도 풀스펙으로 하던 회사가 한국에서는 옵션으로 넣어둡니다.
해외에서는 1+1 이벤트도 하는 회사가 한국에서는 폭리를 취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생산된, 한국 사람이 만든 물건이 바다를 건너가면 더 저렴해지는 기묘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의 기업들은 재벌 총수들이 이윤을 나눠가지고 있습니다.
사흘에 하나씩 재벌가의 계열사가 늘어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버지가 영화관을 운영하고 아들이 영화관에서 팝콘을 팔고 조카가 영화관을 짓고 있는 형국입니다. 결국 재벌들 배불리기만 하고 있는 셈입니다.
또한 이들의 이윤은 대부분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국내 공장을 줄이고 해외 설비를 늘립니다. 이유는 원가 절감입니다. 더이상 이름만 국내기업인 이들의 제품을 구매한다고 자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던 시절은 지나간 것입니다.
삼성의 역작과도 같은 갤럭시S3, 그러나 이후로 추락하는 모습 ▼
국제 경쟁력과 기술
또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비슷한 제품이 있을때, 국내 기업이라고 해서 구매를 해준다면, 정말 기업을 위한 일일까요? 시험을 쳤는데, 사장 아들이라고 해서 점수가 낮아도 뽑아준다면 그것이 정말 그 아이와 학교를 위한 일일까요?
공정한 경쟁만이 발전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갤럭시노트4가 공개되었지만 전세계는 아이폰6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애국심으로 갤럭시노트4를 구매해야 할까요?
물론 갤럭시노트4가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충분히 좋으며 장점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갤럭시노트4를 구매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정말 애국심으로 구매하는 것이 회사와 기업을 위한 일이냐고 말이죠. 그것은 기업을 위한 일도, 누구를 위한 일도 아닙니다. 정말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면 애국심이 아니라 온전히 제품 자체로 승부해야 맞는 것입니다.
삼성을 넘어선 기업은 다름아닌 신생기업 샤오미 ▼
삼성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
삼성은 분명 국내에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버는만큼 세금을 착실하게 내고, 국민을 위한 착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사실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거대한 기업이 되어버린 삼성은 이제 소비자 위에, 아니 정치 위에 군림하고 있습니다.
단통법 시행에도 가장 큰 입김으로 분리공시제를 반대했고 그것이 모두를 위한 일인것처럼 말했습니다. 자신들을 위한 일에서는 철저히 이윤을 챙기고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면 아주 사소한 법이라도 놓치지 않고 모두 적용했습니다.
삼성이 잘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일지는 몰라도, 삼성이 국내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대비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하자면 수없이 더 많을 것입니다. 이웃나라 일본만 보더라도 역사가 수백년이 넘어가는 장인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굴지의 기업이라고 자처하는 삼성에게는 오직 하청업체밖에 없습니다. 삼성이 무너지면 하청도 무너지고 그 아래 국민들도 피해를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진짜 제대로 된 사회는 하나의 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지는 않습니다.
삼성의 앞날이 마냥 푸르지만은 않습니다 ▼
삼성 스스로 치켜세운 자만심
삼성은 자만했습니다. 갤럭시S3 이후 거듭거듭 수요 예측을 실패했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선보이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충격적일만큼 어닝쇼크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의 침체는 더욱 심각합니다. 단 1%가 얼마나 큰 점유율인지를 보여주는 중국 시장에서 삼성은 그야말로 곤두박질 치고 있습니다.
신생 기업인 샤오미에게까지 지고 있고,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이제 애플의 아이폰에게까지 밀리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자신만의 시장이었던 패블릿 시장조차 중국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에서는 아이폰6 플러스로 협공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같은 상황은 삼성 스스로가 만들었습니다. 왜 애플은 가능하고 삼성은 불가능했을까요? 삼성에게는 분명 기회가 있었음에도 삼성은 그것을 잡으려 하지 않았고, 잡지 못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애국심으로 삼성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진짜 삼성을 위한 길일까요?
급속도로 추락하는 중국 내 삼성 휴대폰 판매량 (2014년 기준) ▼
삼성에게 정말 필요한 일
정말 삼성을 원한다면 냉정해져야 합니다. 삼성이 싫다거나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삼성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정말 냉정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조금 못해도 오냐오냐하며 키운 자식이 어떻게 제대로 된 일을 해낼 수 있을까요?
이제는 글로벌 시대, 그야말로 전세계적인 마켓이 열려있습니다. 한국에서 애국심으로 구매해주는 동안, 삼성은 전세계 시장에서 제대로 한방 먹고 있습니다. 더이상 애국심으로 구매해주는 것이 해답이 아닌 것입니다.
삼성이 소비자에게 매달리게 해야 합니다. 먼저 고개를 숙이고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찾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만이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존심과 자만심이라는 옷을 벗어던지고 다시 준비해야 합니다.
삼성에게 정말 필요한 일은 삼성 스스로가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 마음으로 시작하도록 돕는 일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더이상 애국심으로 구매해서는 삼성도, 국민도, 누구를 위한 일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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