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한달 전, 애플에서는 아이폰6를 공개했고, 그보다 조금 앞서 삼성은 갤럭시 노트4를 공개했습니다. 과연 두 제품의 반응은 어떠한 차이를 보였을까요?
초기 반응은 둘 다 폭발적이었습니다. 특히나 갤럭시노트 엣지에 대한 호평이 줄을 이었습니다. 또다른 시장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삼성은 잘못된 판단인 것인지 또다른 기회를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애플은 아직 시도조차 하지 않은 시장을 만들 기회를 말이죠.
첫번째 요인_ 기회를 놓치다.
삼성은 갤럭시 노트 엣지를 선보였습니다. 옆면까지 화면이 이어진 독특한 방식의 디스플레이는 사람들의 관심을 사기에 충분했고 그것만으로 이미 기술력에 대한 검증은 끝난 셈이었습니다.
중국 기업들도, 심지어 구글과 애플도 하지 못한 것을 삼성이 먼저 '상용화'를 시킨 것입니다. 그저 가전박람회에서 신기술을 선보이는 자리가 아닌, 신제품을 내놓는 자리에 당당하게 갤럭시 노트 엣지를 내놓은 것입니다.
그러나 삼성은 조금만 더 빨랐다면 좋았을 것을, 뜸을 들이고 있습니다. 삼성 스스로 실험적인 제품으로서 몇몇 시장에만 한정해서 출시를 한다고 했으며 그마저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지 못하고 언론과 소비자의 관심에서 사라지게 만든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인내심이 없습니다. 기다리다가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그곳으로 눈을 돌리기 마련이고 저마다 신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데 열을 올린다면 자신도 모르게 그 제품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애플은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내놓았고, 두 제품 모두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욱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표현이 알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삼성은 패블릿 시장을 열었던 갤럭시 노트와는 다르게도, 갤럭시노트 엣지만의 독창적인 시장을 형성하는데 소극적이었고, 결국 시장을 만들어내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좋은 제품도 좋은 기회를 잡아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
사진 인용 : 하이테크
두번째 요인_ 아이덴티티를 잃어버리다.
중국의 샤오미는 미UI를 통해서 매우 유려하고도 심플한 사용자 환경을 만들어 냈습니다. 동일한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사용함에도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심어놓은 것이죠.
물론 대놓고 애플을 베껴오기는 했지만, 그만큼 디자인과 사용자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입니다. 그러나 삼성은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만일 애플이 저가 시장을 공략한다고 해서, 여러 기기를 만들고는 어떤 기기는 화질도 정말 안좋고 어플 호환성도 안좋으며 사후 지원도 안좋은 것을 내놓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랬다면, 지금의 애플이 가진, 아이폰이 가진 이미지를 쌓을 수 있었을까요? 결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애플과 삼성의 전략은 전혀 다르겠지만 소비자들이 느끼기에 삼성은 마냥 좋은폰만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모든 시장을 아우르는 제품을 만드는데는 성공했고, 안드로이드 시장 1위라는 의미있는 기록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시장이 달라졌습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구매하고 있으며, 그것을 위해 기꺼이, 심지어는 단통법까지도 막지 못할만큼의 구매욕구를 느끼는 것입니다. (가격표도 없는 아이폰6가 매진된 이유 : 본문 보기)
전혀 다른 제품을 내놓고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삼성 ▼
사진 인용 : 하이테크
세번째 요인_ 주력 제품의 실종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갤럭시S3, S4, S5의 차이점을 아시는가요? 뚜렷한 장점을 아시는가요? 어떤 것이 발전했고, 왜 새로운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지 바로 떠오르시나요?
그렇다면, 다른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갤럭시S5가 삼성에서 내놓은 '가장 매력적인' 제품인가요? 아니면, 삼성에서 내놓은 '가장 프리미엄' 제품인가요? 결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삼성은 스스로 거짓으로 주장했던 말과는 달리, 업그레이드 제품을 몇달 사이 계속해서 내놓았고, 그러는 사이 갤럭시S5 초기 구매자들만 '봉'이 되고 말았습니다.
삼성의 주력 제품이라고 구매를 했더니, 얼마 안가서 무언가 다른 제품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아무런 말도 없이' 말이죠. 만일 애플이 삼성과 같은 전략이라면 누가 애플을 줄서서 구매할까요? 2달도 안되어서 아이폰6S가 나온다면 말입니다.
삼성은 주력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적어도, 1년간은 더이상의 '프리미엄' 제품이 없을 정도로 '최고의' 제품을 내놓았어야 합니다. 그렇게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어야 합니다. 그러나 삼성은 전혀 다른 길을 택하고 말았습니다.
삼성만의 독창적인 '펜'도 구매요인이 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
사라진 프리미엄, 사라진 소비자 경험
이전까지, 적어도 2년 전까지의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을 중심으로 돌아갔습니다. 스마트폰을 추천할때 아이폰이 아닌 다른 폰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자신있게 삼성을 추천했었습니다.
삼성이 표준이었고, 가장 잘 만드는 회사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모두가 패블릿을 내놓고 있고, 모두가 최고사양의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저 '갤럭시'면 통했던 시절이 있었다면, 이제는 갤럭시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가치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기술의 한계를 느끼는 삼성 스스로도 갤럭시S5를 출시하면서 별다른 하드웨어적인 장점을 내세우지 않은 것도 이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소비자 경험이 실종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사용할때에만 느낄 수 있던 사용자 경험, 그 결과 다시 아이폰을 선택하게 만드는 그 사용자 경험이 갤럭시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죠. 갤럭시도 이제는 그저 여러가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가운데 하나가 되었을 뿐입니다.
갤럭시 노트를 사용해본 유저로서, 펜만으로 노트4를 구매대상에 올리기는 힘들었습니다 ▼
스펙의 평준화 시대, 삼성의 선택은?
삼성이 선택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되어야 합니다. 왜 애플의 아이폰이 가격도 알려지지 않았는데 8만명이 30분만에 줄을 서서 아이폰을 구매하고 있는지, 왜 출시된지 10일만에 전세계에서 수천만대가 팔려나가는지, 왜 매년 아이폰의 발표행사에 전세계가 관심을 기울이는지 말이죠.
기업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판매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브랜드라는 것은 가상으로 꾸며서, 혹은 그럴듯하게 꾸며서는 결코 안될 것입니다. 실제로 기업이 말하는 '가치'를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치'와 동일하게 만들어줘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제품이 가장 빠릅니다!라고 말했다면 정말 빨라야 하고, 우리 제품이 가장 오래 갑니다!라고 말했다면 정말 오래가야 합니다. 과연 삼성은 무엇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요?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통해서 유일하게 삼성의 독무대였던 패블릿 시장까지 시장이 침식되고 있습니다. 거기다 아군이라고 여겼던 구글까지 5.9인치의 거대한 패블릿을 내놓고 있습니다. 과연 삼성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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